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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男 철조망 넘어 구경왔다…포르쉐만큼 가슴 뛰는 국산차 [주말車담]

중앙일보

입력

렉스턴 스포츠 칸은 어지간한 수입차보다 더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철조망을 뛰어넘어 시승차를 구경하러 다가온 사람도 있었다. [사진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은 어지간한 수입차보다 더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철조망을 뛰어넘어 시승차를 구경하러 다가온 사람도 있었다. [사진 쌍용차]

고급차가 대중화하면서 웬만큼 비싼 차를 끌고 다녀도 주변의 시선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메르세데스-벤츠(7만6152대·2021년 연간 판매량 기준)와 BMW(6만5669대) 등도 이제는 한국서 흔히 볼 수 있는 차로 자리매김했다. 포르쉐(8431대)도 마찬가지다.

이런 와중에 쌍용차가 선보인 뉴 렉스턴 스포츠 칸이 시선을 끌고 있다. 실제로 8일 시승차를 몰고 양촌일반산업단지 인근에 주차했더니 박모(57) 씨가 회사 철조망을 뛰어넘어 시승차를 구경하러 왔다. 그에게 이유를 묻자 “이렇게 덩치가 크고 압도적인 픽업트럭을 언젠가 한 번은 사고 싶다”며 “우리처럼 자식 딸린 (중장년) 남자에게 스포츠카는 사치고, 이 차야말로 꿈에 그리던 차량”이라고 말했다.

렉스턴 스포츠칸은 두툼한 펜더와 쿠퍼타이어앤러버가 제조한 쿠퍼타이어가 인상적이다. 김포=문희철 기자

렉스턴 스포츠칸은 두툼한 펜더와 쿠퍼타이어앤러버가 제조한 쿠퍼타이어가 인상적이다. 김포=문희철 기자

[주말車담] 렉스턴 스포츠칸 시승기 

박씨의 얘기처럼 렉스턴 스포츠 칸은 특정 연령층·성별에 명확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차다. 전면부를 마주하면 대담하고 큼직한 그물형 그릴과 세로형 발광다이오드(LED) 안개등이 당당한 모습을 연출한다. 여기에 5405㎜에 이르는 긴 전장과 1950㎜의 전폭이 픽업트럭 특유의 웅장함을 담았다.

차체 측면으로 눈을 돌리면 두툼한 바퀴 덮개(펜더)와 쿠퍼타이어가 인상적이다. 굿이어타이어 계열 타이어 제조사 쿠퍼타이어앤러버가 제조한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다.

무엇보다도 중장년의 가슴을 뛰게 하는 곳은 아무래도 후면 데크 공간이다. 사양에 따라 적재 용량의 차이는 있지만, 최대 1286L까지 적재가 가능하다. 차박이나 캠핑에 필요한 각종 장비를 넉넉하게 담을 수 있는 용량이다.

두툼한 느낌의 트렁크 도어는 미국 픽업트럭을 연상케 하는데, 생각보다 가볍게 여닫을 수 있다. 운전석 쪽 후면에 발판을 달아 트렁크에 사람이 오르내리기도 편하다.

차체에 오르기 위해 손잡이를 당기면 묵직한 차 문이 남성미를 자랑한다. 팔심이 약한 일부 운전자에겐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차체에 오르기 쉽게 하단에 부착한 보조 발판(사이드스텝·side step)을 활용하면 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

무엇보다 중장년의 가슴을 뛰게 하는 곳은 후면 데크 공간이다. 캠핑과 차박, 심지어 어린 아이들의 놀이터로 사용할 수도 있다. 김포=문희철 기자

무엇보다 중장년의 가슴을 뛰게 하는 곳은 후면 데크 공간이다. 캠핑과 차박, 심지어 어린 아이들의 놀이터로 사용할 수도 있다. 김포=문희철 기자

가슴 뛰게 하는 후면 데크 

렉스턴 스포츠칸을 몰고 8일 서울 여의도에서 김포 양촌 왕복 75㎞ 구간을 시승했다. 시트에 앉으면 1865㎜의 높은 전고 덕분에 전방 도로가 한눈에 시원하게 들어온다. 시동을 걸면 최고 출력 187마력과 42.8㎏·m의 토크를 갖춘 2.2L 디젤 엔진의 진동을 느낄 수 있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가속력은 날렵한 편이다. 다만 무게(2175㎏)가 상당해 고속 주행 도중 차선을 급히 변경하면 차체가 좌우로 요동치는 느낌이다.

디젤차와 압도적인 크기를 고려하면, 정숙성은 우수한 수준이다. 통상적인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과 달리, 엔진이 앞바퀴가 아닌 뒷바퀴에 동력을 전달하기 때문에 운전석에서 느낄 수 있는 진동이 한층 덜하다. 오프로드에선 사륜구동을 선택할 수도 있다. 사륜구동 모델은 최대 3t을 견인할 수 있다고 한다. 요즘 유행하는 캠핑용 트레일러를 끌기에도 충분한 수준의 견인력이다.

대체로 정체가 없던 시승 구간에서 연비는 11.5㎞/L를 기록했다. 산업단지 인근 비포장도로에서도 주행 성능을 테스트했는데 공인연비(10.6㎞/L)보다 연료 효율성이 좋았다.

렉스턴 스포츠칸은 여느 SUV와 달리 엔진이 앞바퀴가 아닌 뒷바퀴에 동력을 전달하기 때문에 운전석에서 느낄 수 있는 진동이 한층 덜하다. [사진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칸은 여느 SUV와 달리 엔진이 앞바퀴가 아닌 뒷바퀴에 동력을 전달하기 때문에 운전석에서 느낄 수 있는 진동이 한층 덜하다. [사진 쌍용차]

매력적인 가격…수입 픽업트럭의 반값 

국내 시판 중인 픽업트럭의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그래픽 신재민 기자

국내 시판 중인 픽업트럭의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그래픽 신재민 기자

가격 경쟁력도 렉스턴 스포츠 칸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한 차급 아래인 현대차 싼타페(3156만원~4321만원)나 기아 쏘렌토(2958만원~4273만원) 가격이 4000만원을 넘어섰지만, 대형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칸은 30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이날 기자가 시승한 뉴 렉스턴 스포츠 칸 익스페디션 트림의 기본 가격은 3985만원이다. 가장 저렴한 와일드 트림(2990만원)에 사륜구동 시스템 등을 선택 사양으로 고르면 3000만원대 초중반에 살 수도 있다.

경쟁 차종과 비교하면 렉스턴의 경쟁력은 더욱 도드라진다. 한국GM이 수입·판매하는 픽업트럭 콜로라도의 국내 판매가는 최소 4000만원이 넘는다(4050만원~4889만원). 포드의 픽업트럭 레인저는 4990만원부터, 지프의 픽업트럭 글래디에이터는 7070만원부터 시작한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비교해도 뉴 렉스턴 스포츠는 경쟁력이 있다. 9가지 주요 운전자 지원시스템 중 렉스턴 스포츠는 7개를 지원하지만, 수입 픽업트럭은 각각 2~6개 사양을 지원한다. 오프로드의 로망과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중장년 남성들에게 이 차가 ‘꿈의 차’로 부상한 또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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