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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미 삼백석, 왜 대신 줬을까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83호 21면

여성의 다시쓰기

여성의 다시쓰기

여성의 다시쓰기
노지승 지음
오월의봄

이광수 소설 ‘일설 춘향전’, 이주홍 희곡 ‘탈선 춘향전’, 조풍연 소설 ‘나이론 춘향전’, 홍성기 영화 ‘춘향전’, 신상옥 영화 ‘성춘향’, 최인훈 소설 ‘춘향뎐’…. 모두 고전 춘향전에 바탕한 현대 작품이다. 심청전도 이 못지않다. 1972년 뮌헨올림픽 때는 윤이상 오페라 ‘심청’과 신상옥 영화 ‘효녀 심청’이 나란히 선보이기도 했다.

이 책은 다양한 장르를 아울러 춘향전·심청전·장화홍련전 등 세 고전이 현대에 어떻게 다시 쓰여졌는지 여성 서사라는 관점에서 분석한다. 저자는 독자 반응 역시 일종의 다시쓰기란 점에서 당대 독자나 관객이 좋아하고 공감한 지점을 짚으면서도, 작품에 담긴 여성에 대한 억압적 시선 등을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심청전은 현대에 인신매매, 국제이주, 성매매의 이야기로 다시 쓰이기도 했다.

고전의 변주는 종종 그 자체로 흥미롭다. 북한 영화에는 기생 춘향이 길쌈하는 장면이 나온다. ‘장화, 홍련’의 할리우드 리메이크는 자매애보다 소녀에 대한 성적 억압을 부각한다. 가장 파격적인 것은 2010년대 나온 웹툰 ‘그녀의 심청’. 공양미를 대신 내준 승상부인을 빚 때문에 늙은 승상에게 시집온 심청 또래 소녀로 설정하고 심청과의 로맨스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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