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발한다' 필진이 자신의 칼럼에 달린 댓글을 직접 읽고 생각을 나누는 콘텐트인 '나는 고발한다 번외편-댓글 읽어드립니다'를 비정기적으로 내보냅니다. 오늘은 지난해 말 출간한 『K-방역은 없다』 대표 저자인 이형기 서울대병원 임상약리학과 교수가 주인공입니다. 이 교수가 쓴 'K방역 자랑하다 나 몰라라…국민 죽이는 '역주행' 정치 방역' 칼럼에 달린 댓글에 그가 직접 답변해드립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이형기 교수는 통제 위주의 K 방역을 자랑하다 확진자가 폭증하자 손을 놓다시피한 정부의 ‘역주행’ 방역을 비판했습니다. 이 교수는 코로나 19 백신을 다섯 번 맞았지만 돌파 감염이 되기도 했는데요. 50대 후반 기저 질환자인 그는 ‘운 좋게’ 가까스로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았다고 합니다. 운이 좋다고 한 건, 이 교수 확진 뒤인 3월 25일부터는 고위험군도 ‘일반 관리군’이 돼 약 처방 등 치료받기가 훨씬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이 교수는 “코로나 확진자의 15%에 달하는 고위험군 관리를 사실상 포기한 셈”이라며 “사망률이 월등히 높은 고위험군을 방치하면서 대체 무슨 방역을 한다는 건지 모를 일”이라 했습니다. 또 “방역이라는 이름으로 국민 자유를 속박하는 데 거리낌 없던 정부의 섣부른 역주행 방역 결과는 참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독자들은 본인의 슬픈 경험을 나누기도 하고, K 방역에 비판에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사망률이나 치명률이 낮은 편인데 정부가 뭘 얼마나 더 잘해야 하냐”고 묻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영상을 통해 이 교수의 의견을 들어보시죠.
- 모친이 87세이신데 코로나 확진 후 지금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계심. 피눈물 남. 지금 정부의 의료 체계는 무너졌음. 아니 정권 바뀌니 할 마음이 없는가 봄. (kcch***)
- 갑자기 환자가 늘어나면 기존 의료 시스템으론 다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독자님과 같은 그런 가슴 아픈 사례들이 생기는 거죠. 대만이나 일본 같은 아시안 국가는 줄곧 코로나로 인한 초과 사망률(통상 사망률 추이를 넘어서는 사망자 비율)이 음수, 즉 0보다 작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올 들어 양수로 전환됐습니다. 최근 확진자가 대폭 늘어났으니, 초과 사망률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의료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한 속도 조절에 실패한 겁니다. 그러니 ‘초반에만 열심히 통제하다 갑자기 국민을 그냥 죽게 내버리는 것’이라는 의심을 하게 되는 거죠.
- 문재인 정권의 방역 정책은 이해가 안 됨. (정책) 대전환이 필요하다면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을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음? (stra***)
정책이 늘 잘 될 수만은 없습니다. 잘 안 될 때는 무슨 연유인지 국민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솔직하게 이해를 구하는 게 올바른 리더십 아니겠습니까? 잘 될 때 숟가락 올리라고 바쁘던 사람들이 지금 어디 가셨는지 모르겠어요. 특히 청와대 계신 분. 이 분은 문제 있을 때는 다른 사람 내보내서 발표시키고 본인은 아무 얘기도 안 하고 계시는데 이건 좀 아닙니다.
- 청와대 방역기획관이라는 기모란씨 어디에 숨어서 무엇을 하는 지 매우 궁금합니다. (1737***)
- 그러게요. 저도 궁금해 죽겠습니다. 이거 방이라도 붙이고 현상금이라도 걸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기모란 교수님, 나와주세요!
-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어(됐는데) 확진자 늘어도 치명률 낮고 중증 병상 가동 정상(하고 있음.) (kinc***)
- ‘치명률이 낮다’는 건 잘못된 이야기입니다. 치명률은 한 국가 또는 지역의 의료 수준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방역하고는 상관이 없는 거죠. 영혼과 육신을 갈아 넣어서 지금까지 버텨오고 있는 의료진 때문에 낮은 치명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지, K 방역이 잘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 K 방역은 실패했지만, 국민 죽이는 Kill-방역은 대성공. (mylo***)
- 그러게요. K 방역이 또 Kill 방역인데, Knock-Down(녹다운)도 K로 시작하네요.
- 그럼 어떻게 해야 했고 어떻게 해야 함? K 방역에 문제가 있다면 중국처럼? 미국처럼? 영국처럼? 실력도 없이 약은 못 만들면서 약 없다고 투정하는 것 아님? (cnd8***)
- 어떤 나라를 특별히 따라 한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방역이라는 건 각 국가의 독특한 문화와 사회 제도, 정책 특성에 맞춰 체제를 갖추는 것이거든요. 약도 못 만들면서 (라는 말은) 아마 제가 임상약리 전문가라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은데, 죄송합니다. 그런데 약 만들 실력이 안 되면 남이 만들어온 약이라도 빨리 많이 효율적으로 가져다 국민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그것도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근데 왜 사망률은 코로나 19 발생 후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최저 수준임? 이것도 방역 실패 때문이고 정부가 나 몰라라 해서 그런 것임? (gild***)
- 사망률엔 여러 가지 요소가 관여합니다. 코로나 초기에 우리가 잘 못한다고 비판했던 영국이나 미국 이런 곳에 비해 한국은 처음부터 사망률이 낮았어요. 학자들이 여러 이론을 제기하는데 무엇이 사실인지는 아직 잘 몰라요. 나중에 밝혀지겠죠. 처음부터 낮은 걸 낮게 유지하는 건 별 의미가 없습니다. 높았는데 이걸 떨어뜨려야 방역을 잘하는 겁니다.
- 서울대 교수님, 학자라면 데이터와 증거를 갖고 근거 있는 얘기를 해야지. 당신보다 더 전문가들이 주축이 돼 방역 활동 계획을 짰는데 전문가들이 없다니? 작년 가을에 미국에서 하루 3000명 이상씩 죽어 나가는 사실 알고 있음? (taeh***)
- 데이터로 보더라도 최근 (방역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사망률이) 매우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고요. 인구 대비 확진자 숫자는 전 세계에서 지금 최고 수위입니다. 사망률도 이에 따라 2~3주 간격으로 계속 올라가고 있고요.
사망자 수와 함께 더 문제가 되는 것이 사망률이 증가하는 속도입니다. 위중증 환자가 늘면서 지금 그 기울기가 매우 가파르기 때문에 더 큰 문제입니다. 의료 시스템에도 과부하가 걸리니까 그것 때문에 다른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장례를 치러야 하는데 시신을 보관하는 냉동고도 없는 그런 상황이 생겼죠. 지금까지 이 분 주장처럼 잘해왔다고 하더라도 마지막에 그냥 내버려 두었기 때문에 지금 온갖 사람들이 혼란에 빠지고 피해받는 사람들이 생기는 겁니다.
이형기의 원픽(Pick)
일종의 K-밈(Meme)인 이 밈이 활용이 되려면 우리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같이 인정해 주어야 되는 겁니다. 그런데 어디 가서 K-방역 얘기해 보세요. 아무도 못 알아들어요. K-quarantin 이걸로 구글링해보세요. 다 한국에서 만든 문서만 나옵니다.
한국이 지난 2년 동안 해왔던 것들은 매우 강력한 수준의 통제입니다. 그 정도 통제해서 이 정도도 못하면 식음을 전폐해야죠. (우리보다) 훨씬 더 개인의 자유를 숭상하고 존중하는 영국이나 미국 같은 이런 사회에 그대로 (K-방역을) 적용할 수 있나요? 안됩니다. K-방역을 홍보하려는 사람들은 매우 국지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촌스러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