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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채 끌고가 성폭행" 그뒤…우크라 여성들 '눈물의 숏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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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ITV 캡처]

[영국 ITV 캡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을 집단 학살하고 성폭행 등을 저질렀다는 증거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러시아군의 표적을 피하기 위해 머리를 자르기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5일 영국 ITV방송 보도에 따르면, 수도 키이우 북쪽 이반키우의 마리나 베샤스트나 부사장이 러시아가 점령했던 35일간의 충격적 사건을 공개했다.

ITV에 따르면 베샤스트나 부사장은 “한 마을에서 15세, 16세 자매가 러시아군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러시아군이 여성들의 머리채를 잡고 지하실로 끌고 갔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이 발생한 뒤 이 지역에 사는 여성들은 러시아군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머리를 모두 짧게 잘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 이후로는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개전 초부터 러시아군에 점령됐던 이반키우는 지난 2일 우크라이나군에 탈환에 성공했다.

러시아군이 철수하자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언론과 인권 단체에 이들의 만행을 폭로하기 시작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우크라이나의 레시아 바실렌코 하원의원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여성의 몸에 나치 문양 화상을 입혔다”고 보도했던 바 있다.

그가 공개한 여성 시신 사진에는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아돌프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 독일군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모양이 몸에 새겨져 있다. 또 몸에는 멍 흔적도 있어 폭행을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시신 발견 당시 몹시 마른 상태였다고 바실렌코 의원은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나치 문양을 한 쇳덩이를 달궈 우크라이나 여성의 몸에 지졌다”며 “이들은 점령지에서 강간과 약탈, 살인을 일삼았다”고 비난했다.

데일리메일은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남편이 우크라이나 군인이라는 이유로 러시아 군인들에게 12시간 이상 성폭행당했다는 네 아이의 엄마 엘레나(가명)의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청은 지난달 말부터 러시아군에 의한 성폭행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2008년부터 강간죄는 전쟁범죄로 인정됐다”며 “국제형사재판소를 통해 정의를 바로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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