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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만원 '의자계 샤넬' 뭐길래…600억 들여 싹 바꾼 SK하이닉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허먼밀러 의자. [홈페이지 캡처]

허먼밀러 의자. [홈페이지 캡처]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SK하이닉스의 ‘통 큰’ 직원복지가 화제가 된 가운데, IT 업계의 ‘의자 복지’ 열풍이 눈에 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31일 회사 출범 10주년을 기념해 기본급 200% 수준의 특별축하금을 지급하고 직원들을 위한 특별 복지 혜택을 공지했다.

소속 직원 A씨는 이번 복지 혜택에 칠순공조금 신설, 외조부모 조사 공조금 신설, 난임 휴가 확대 및 난임시술 무제한 지원, 출산축하금 확대 등 내용이 담겼다고 블라인드에 글을 올렸다.

강화된 이번 복지 혜택 가운데 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받은 것은 다름아닌 ‘전사 허먼밀러 의자 교체’다. 글을 올린 A씨는 의자 교체에 별(☆)표 특수문자를 다섯 개 달아 반가움을 표했다.

허먼밀러 의자는 의자계의 ‘에르메스’ 또는 ‘샤넬’로 불리는 초고가 사무용 의자다. 미국 브랜드인 허먼밀러는 저가 모델도 100만원이 넘는다. 가장 유명한 에어론 일부 모델 가격은 260만원대 수준이고, 머리를 기대는 헤드레스트 가격만해도 20만원이다.

[블라인드 캡처]

[블라인드 캡처]

SK하이닉스는 그동안 경기 분당 사옥에서만 허먼밀러를 사용해 왔다. 이번 결정으로 임직원 3만명의 의자를 전부 허먼밀러 제품으로 교체하면 약 6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단순 추정된다.

허먼밀러 제품은 사람이 의자에 앉을 때 생기는 불편함을 최소화한 인체공학적 설계를 기반으로 특수개발한 탄성섬유를 이용해 의자를 제작, 오래 앉아 있어도 편안하고 쾌적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장시간 한 자리에서 개발에 몰두하는 IT 업계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개발자 의자’로도 유명해졌다. 구글과 애플 등 빅테크 기업을 비롯해 IT 스타트업이 모여있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허먼밀러 의자를 도입한 회사는 네이버다. 이에 국내에선 한 때 ‘네이버 의자’로 불렸다.

카카오도 지난 2018년 사무실 의자를 허먼밀러 제품으로 교체했으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의 용산 신사옥에도 이 의자를 사용 중이라고 한다.

지난해에는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 허먼밀러 의자가 대량으로 쏟아져 나와 관심을 받기도 했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재택 근무 중인 임직원들에게 허먼밀러 의자와 전동 책상, 초고해상도 모니터 중 하나를 선택 지급했는데, 이 의자를 택한 직원 일부가 현금화에 나섰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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