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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2000만회 AZ백신 샀던 日, 0.1%만 쓰고 폐기처분 될판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정부가 도입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중 99.9% 이상이 일본 내에서 쓰이지 못하고 대부분 폐기될 신세가 됐다.
아사히신문은 8일 "일 정부는 2020년 12월 영국 AZ사와 2021년 초부터 1억2000만 회분의 백신을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며 "그러나 혈전이 생기는 등의 부작용이 해외에서 발견돼 실제 일본 내에서 1, 2차 접종분으로 쓰인 건 약 11만회 분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결국 일본인에게 AZ가 실제 쓰인 건 0.1% 미만(0.092%)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신문은 "빈도는 높지않지만, 부작용이 보고됨에 등에 따라 일본 내에선 40세 이상으로 접종 대상이 제한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 정부는 구매한 총 1억2000만회 분 중 절반인 6000만회 뿐까지 해외에 무료로 넘길 수 있도록 결정했다. 이 중 실제 동아시아 국가 등에 건네 진 건 4300만회 분이다. 국내에 남은 6000만회 분은 "사용할 길이 없어 공중에 붕 떠 있는 상황"(후생노동성 예방접종실 담당자)이라고 한다.
신문은 "1억2000만회 분 중 대다수는 이미 2021년에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재고분은 속속 유효기한(6개월)을 넘기고 있다"며 "(아직 유효기간이 남은 것들도) 앞으로 대량 폐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또 후생노동성 간부를 인용, "혈세로 사들인 것이긴 하나 기한이 넘어가면 버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 후생노동성과 AZ사는 계약상 비밀유지 조항이 있어 얼마나 많은 백신을 폐기처분 하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후생노동성 당국자는 "수입이 막히는 등 예측하지 못한 사태가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 복수의 백신 제조사와 계약을 맺고 인구수보다 많은 백신을 사 올 필요가 있었다'며 "낭비를 막았어야 한다고 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아사히에 주장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사 코로나 백신이 남아돌자 일본 정부는 지난해 수송기를 통해 백신을 베트남, 필리핀,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 무료로 공여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사 코로나 백신이 남아돌자 일본 정부는 지난해 수송기를 통해 백신을 베트남, 필리핀,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 무료로 공여했다.

일 정부가 AZ사와 맺은 계약에서 지불한 금액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일 정부는 계약금액과는 별도로 162억3000만엔(약 1600억원)을 들여 AZ 백신의 일본 내 원약 제조 등의 체제 정비를 지원해왔다.
아사히는 "일본은 그동안 총 2조3356억엔(약 23조원)을 들여 약 8억8200만회 분의 코로나 백신(화이자·모더나·AZ 등)을 샀다"며 "과연 비용에 걸맞은 효과를 얻고 있는 것인지 묻고 넘어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 정부가 산 코로나 백신을 제조사별로 보면 ^화이자 3억9900만회 분 ^모더나 2억1300만회 분 ^AZ 1억2000만회 분 ^노바백스 1억5000만회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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