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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해도 괜찮아" 암벽등반서 배운 인생교훈 [액션트래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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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트래블

코로나 시대 아웃도어 여행이 떠올랐습니다. 등산·골프뿐 아니라 서핑·캠핑 등 다양한 야외 레저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중앙일보 레저팀 기자가 체험한 레저 활동을 액션캠(Action cam)의 역동적인 영상으로 소개합니다.

실내 클라이밍조차 한 번도 못 해본 기자가 북한산 백운대에서 암벽 등반 체험을 했다. 전문 등산 강사의 도움으로 무사히 120m 암벽을 올랐고 하강까지 마쳤다. 유격 훈련을 받은 것처럼 녹초가 됐다.

실내 클라이밍조차 한 번도 못 해본 기자가 북한산 백운대에서 암벽 등반 체험을 했다. 전문 등산 강사의 도움으로 무사히 120m 암벽을 올랐고 하강까지 마쳤다. 유격 훈련을 받은 것처럼 녹초가 됐다.

난생처음이다. 등산은 익숙해도 등반은 낯설다. 자연암벽은커녕 실내 클라이밍도 안 해봤다. 그런데 초보도 기초만 잘 배우고 전문 강사의 도움을 받으면 북한산 암벽을 오를 수 있단다. 그래서 도전했다. 눈이 채 녹지 않은 3월 25일 북한산을 찾았다.

백운대 탐방지원센터 쪽으로 등산을 시작했다. 금세 땀으로 온몸이 젖었다. 1시간여를 걸어 백운대 슬랩에 도착했다. 슬랩은 경사 60도 이하의 너른 바위를 뜻한다. 코오롱등산학교 양유석 교무, 문성욱 강사에게 장비 착용, 매듭법, 등반·하강 기술 등을 배웠다. 등산학교 정규반에서는 6회에 해당하는 과정인데 체험을 위해 간소화한 거다. 양 교무는 "암벽등반은 파트너와 줄로 연결된 스포츠여서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전에는 20m 높이의 암벽을 오르내리는 연습했다. 문성욱 강사가 먼저 암벽 볼트에 확보물을 설치했다. 전족처럼 꽉 끼는 암벽화를 신고 바위를 올랐다. 발끝에 신경을 집중하고 계단 걷듯이 오르면 된다고 했지만 자꾸 상체에 힘이 들어갔다. 반복 연습을 하니 조금씩 익숙해졌다. 역시 모든 스포츠는 '힘 빼기의 기술'이 관건이다. 하강할 때 뒤를 돌아보니 산 아래로 강북구 쪽이 훤히 보였다. 간담이 서늘했다.

오후에는 멀티 피치에 도전했했다. 120m를 네 번에 걸쳐 등반한 뒤 하강하는 거다. 오전에 연습했던 첫 번째 피치는 괜찮았다. 두 번째, 세 번째 피치는 만만치 않았다. 경사가 심했고 발 디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여러 번 미끄러졌다. 그때마다 "추락해도 괜찮아요"라는 강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파트너와 연결돼 있고 확보물에 로프가 안전하게 걸려 있으니 겁먹을 필요가 없었다. '추락해도 괜찮다'는 말이 인생에 대한 은유 같아서 바위에 매달려 감동을 느꼈다. 기어코 네 번째 피치를 다 올랐고 무사히 하강까지 마쳤다.

안 쓰던 잔 근육을 쓰니 군대에서 유격훈련을 받은 것처럼 삭신이 쑤셨다. 그래도 뿌듯했다. 양유석 교무가 "이제 정규교육 과정에서 제대로 배워 봐야죠?"라고 물었다. 대답하지 못했다. 암벽등반을 다시 도전하는 게 겁나서인지, 온몸에 힘이 빠져서 입이 안 열린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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