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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토 쏠리는 항암치료, 이 스쿼트가 딱…노란불 운동 8동작 [나영무 박사의 '말기 암 극복기']

중앙일보

입력

나영무 박사의 '말기 암 극복기'(17)
이번 칼럼은 신호등 운동법 2단계인 옐로우 상황에서 했던 운동들이 주인공이다.

항암치료 5~9일째는 피로와 구토, 어지럼증이 있지만 1단계에 비해 몸을 움직일 만한 수준이다.
정상 컨디션의 30~60% 정도로 근력 운동을 가볍게 시작하는데 무리가 없다.

2단계의 운동 목표는 유산소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항암제의 강한 독성으로 무너졌던 몸의 신경기능을 회복하는데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숨이 가쁜 증상이 다소 호전되고, 균형감각과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지구력이 좋아졌다.

첫째, 하루 30분 걷기다.
날씨를 고려해 실내와 실외를 선택하는데 가급적 바깥에서 하는 것이 좋다. 걷기는 관절과 근육을 사용해 몸을 균형있게 해주는 유산소 운동으로 신경 기능 회복의 출발점이다.
걸을 때에는 자세를 반듯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몸에 맞게 보폭과 발 간격을 조율하면서 가볍게 팔을 흔들어준다.
또한 발뒤꿈치→발 바닥→엄지발가락 순으로 땅에 닿을 수 있도록 무게중심을 이동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걷는 속도는 기본이 시속 2~3km에서 4~5km로 점차 증가시킨다. 참고로 우리 보통걸음은 시속 4km 정도이다.

둘째, 1단계 드로우인 운동에다 플랭크 운동을 추가하는 코어 운동이다. 플랭크는 엎드린 상태에서 팔로 체중을 지탱하는 자세로 복부와 허리, 엉덩이 근육 등을 강화해 안정적인 중심축을 만들어준다.
고개를 숙이지 말고 머리부터 등, 발꿈치까지 일직선을 유지하면서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 힘이 들면 바닥에 엎드리는 것보다 의자에 기대고 하는 것도 좋다.

셋째, 여덟방향으로 다리들기다.
엉덩이 및 허벅지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이다. 엉덩이 근육은 서서 걷는데 가장 중요한 근육이고, 다음이 허벅지 근육이다.
한쪽 다리는 지지대 역할을 하고, 다른 쪽 다리를 들어 동․서․남․북, 북동․북서․남동․남서 등 여덟 방향으로 올렸다가 내려준다.
몸통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하며 반대쪽 다리도 같은 방법으로 한다. 다리를 올리는 각도는 50~60도가 적당하며, 각 방향당 운동 횟수는 20~30회가 좋다. 근력이 좋아지려면 약간 뻐근할 정도로 한다.
무엇보다 지탱하는 다리는 근육신경 기능 회복이 되기에 내가 틈날 때마다 가장 많이 했던 운동이고, 가장 많은 효과를 얻었다.

넷째, 미니스쿼트 운동이다.
무릎 연골과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고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데 안성맞춤이다. 무릎 각도는 30~45도가 적당하다.
무릎을 구부릴 때 무릎이 발끝 앞으로 나오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허리를 곧게 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몸통돌리기 운동이다.
의자에 앉아서 하거나, 서서 할 수 있다.
골반이 돌아가지 않도록 중심축으로 삼아 상체만 가볍게 좌우로 돌려준다. 목의 움직임과 어깨 주변 근육, 요추, 흉추 관절의 유연성을 기르는데 효과적인 동작이다.
척추 주변의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고 허리를 부드럽게 움직이는데 도움이 된다.

여섯째, 벽에 대고 팔굽혀펴기다.
일명 ‘월 푸쉬업’으로 견갑골(날개뼈) 주변 근육, 팔 근육을 강화시킨다. 여기에 푸쉬업 플러스 동작은 회전근을 강화시켜 어깨뼈와 힘줄염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다.
벽에 손을 대고 체중은 상체에 실리게 한 뒤 팔이 옆구리를 스친다는 느낌으로 내려갔다가 시작 위치로 돌아온다. 플러스 동작은 좀 더 팔을 뻗어 등을 더 올리는 동작이다.
팔을 펼 때 손바닥 전체로 벽을 밀어주는 것이 좋다.

항암 5~9일. 일러스트 = 김지윤 기자 kim.jeeyoon@joongang.co.kr

항암 5~9일. 일러스트 = 김지윤 기자 kim.jeeyoon@joongang.co.kr

일곱째, 런지 동작이다.
런지는 한 다리를 앞에 두고, 다른 다리는 뒤에 뻗은 채로 굽혀 앉는 동작이다.
근육의 순발력은 물론 몸의 밸런스와 균형 감각을 높여준다. 또한 하체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허벅지 근력도 강화시켜 준다.
런지 동작을 취할 때 앞에 있는 무릎은 90도 구부리고, 뒤에 있는 무릎은 바닥에 닿을 만큼 내리는데 실제로는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여덟째, 한발들고 서있기 운동이다.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하는 고유수용성 감각신경 기능을 회복하고, 균형감각을 끌어 올려주는 동작이다. 말초신경 이상이 있을 때 효과적인 운동이다.
먼저 한쪽 다리를 들어올린 뒤 한발로 서서 10초 이상 균형을 유지하는데 머리가 기울어지거나 골반이 흔들리지 않도록 바른 자세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홉째, 앉아서 다리 한쪽 들고있기 동작이다.
복근과 허벅지 근육을 강화시키며 특히 무릎 관절을 보호한다.
의자에 앉아 허리를 반듯하게 한 뒤 오른쪽 다리를 들어올린다.
이때 무릎은 쭉 펴고 힘을 주면서 발끝은 최대한 몸쪽으로 당겨 스트레칭이 되도록 한다.
10초 동안 자세를 유지한 뒤 다리를 천천히 내리는데 같은 방법으로 왼쪽 다리도 한다. 이 동작을 5~10분간 반복한다.

열째, 자전거 타기다.
암환자라면 실외보다는 비교적 안전하면서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 실내에서 타는게 좋다.
자전거는 하체근력에 최적화된 운동으로 에너지 저장고인 허벅지 근육을 키우는데 탁월하다. 또한 뼈와 관절을 튼튼히 해주고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심폐지구력도 강화시켜 준다.
자전거를 탈 때도 자세가 중요하다.
자신의 몸에 맞게 안장 높이를 조절하고, 페달을 밟을 때는 다리가 11자가 되는 것이 좋다. 또한 무릎이 자전거의 안쪽으로 기울거나 바깥쪽으로 벌어지면 발목과 무릎, 허리 등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기에 유의해야 한다.

항암 5~9일. 일러스트 = 김지윤 기자 kim.jeeyoon@joongang.co.kr

항암 5~9일. 일러스트 = 김지윤 기자 kim.jeeyoon@joongang.co.kr

-18편에 계속-

나영무 박사는…

나영무 박사는 솔병원 원장으로 재활의학 ‘명의’다.
1996년부터 2018년까지 축구국가대표팀 주치의를 비롯해 김연아와 박세리 등 수많은 태극전사들의 부상 복귀를 도우며 스포츠재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2018년 직장암 4기 판정을 받았던 나 박사는 투병의 지혜와 경험을 나누며 암 환자들에게 작은 희망을 드리고자 이번에는 ‘암 재활’에 발벗고 나섰다.

솔병원 원장 나영무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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