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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택시 말고도 하는 거 많다" 글로벌 가겠다는 카카오모빌리티

중앙일보

입력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8월 카카오 본사로부터 매출 3000억원 돌파 기념 황금라이언을 받았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 전시된 황금라이언. 박민제 기자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8월 카카오 본사로부터 매출 3000억원 돌파 기념 황금라이언을 받았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 전시된 황금라이언. 박민제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상생 방안과 글로벌 진출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요금을 인상한다는 비판을 받은 데 대한 후속 대책이다.

무슨 일이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갖고 “파괴적 혁신이 아닌 상생적 혁신을 해 나가겠다”며 “5년간 500억원의 상생기금을 공급자·업계·이용자 모두가 ‘윈윈’하는 방안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 대표는 이어 “2022년을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겠다”며 “향후 글로벌 대표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2015년 3월 카카오택시 출시 후 7년간 카카오모빌리티는 ‘확장’에 집중했다. 택시 호출 90% 이상을 담당하는 독점적 지위에 올랐고 대리기사 중개, 직영·가맹택시, 전기자전거, 자율주행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하지만 지난해 택시 스마트호출료 인상 사태를 계기로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거센 요구에 부딪혔다. 이후 국정감사 등을 거치며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는 류긍선 대표가 직접 나서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새로운 사업방향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2019년 6월 공동 대표로 취임한 류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가진 건 2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7일 온라인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7일 온라인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파괴적 혁신 아닌, 상생적 혁신”

류긍선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그간 상생적 혁신을 지향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괴적 혁신을 추구해 온 글로벌 플랫폼 기업은 많은 사회적 갈등을 야기했다”며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와 상반되게 택시 등 기존 공급자와 협력을 통한 상생적 혁신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갈등 상황에 대해선 “택시산업이 가진 사회적 이슈가 근본적 원인”이라며 “다만 문제 해결 과정에서 콜 몰아주기나 골목상권 침해와 같은 부정적 이슈가 있었고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류 대표는 향후 5년간 500억 원의 상생기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370억 원은 택시·대리운전 종사자의 수익 개선, 80억 원은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 투자한다. 중소사업자들과 상생을 위해서도 50억 원을 투입한다. 이와 별개로 카카오 본사, 카카오임팩트 재단 등과 협의를 거쳐 추가 기금을 마련, 이동약자 이동권 개선 등에 쓰기로 했다.

서울 시내 도로를 주행 중인 카카오T블루 택시. 박민제 기자

서울 시내 도로를 주행 중인 카카오T블루 택시. 박민제 기자

비욘드코리아, 글로벌 진출 원년

류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내수를 넘어 글로벌 서비스로 발전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우선 카카오T 앱으로 전세계 120개국 이상 국가에서 현지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든다. 스마트폰을 해외로밍해 쓰듯, 카카오T앱으로 모빌리티 서비스를 로밍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다. 또 해외 이용자도 한국 방문 시 카카오T앱으로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외 업체와 협력도 추진한다. 해외 시장 직접 진출을 위해 현지 기업에 대한 투자도 추진한다. 류 대표는 “3분기 안에 글로벌 진출에 대한 구체적 모습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논란의 AI배차·콜 몰아주기는?

카카오T 택시 호출하면 어떻게 배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 택시 호출하면 어떻게 배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4일 ‘카카오T 택시 배차 시스템’을 공개했다. 택시기사들의 과거 호출 수락률 데이터를 활용해 AI가 수락할 가능성이 더 높은 기사에게 우선 콜을 먼저 보내는 방식이다. 그간 택시업계가 제기해온 직영·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에 해명하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택시 업계에선 자동배차 방식인 직영·가맹 택시 기사의 콜 수락률이 높을 수밖에 없으므로, AI배차는 여전히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류 대표는 ”대부분의 플랫폼이 경쟁 광고형 모델을 지향하는데 이는 값 비싸고 소모적”이라고 말했다. 즉 배달앱처럼 광고를 많이 하는 공급자(음식점·기사)가 플랫폼에 더 많이 노출되는 방식은 공급자들이 경쟁적으로 돈을 쓸 수 밖에 없는 구조라서다. 반면 AI배차 시스템은 플랫폼에 같은 비용을 내는 대신 콜을 더 많이 수락하는 공급자에게 사용자(승객)을 더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기사들이 서로 콜을 받으려다 보면 사용자 만족도가 커지고, 다시 플랫폼을 찾는 사용자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는 취지. 그는 “이런 플랫폼 철학을 배차 시스템에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택시에 너무 집중, 안타깝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차가 지난해 12월 28일 경기도 판교테크노밸리에서 호출 승객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박민제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차가 지난해 12월 28일 경기도 판교테크노밸리에서 호출 승객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박민제 기자

류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다양한 사업을 하는데 여전히 ‘카카오 택시’로만 인식되는데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그는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택시로만 모든 이슈가 집중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아직 우릴 카카오택시라 부르지만, 우린 기술적으로 봤을 때 세계 유수의 플랫폼 회사 대비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택시업계와 상생하는 우리 모델을 최근 우버가 따라오고 있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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