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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 바티칸 공의회 버금가게…원불교, 3년간 대대적 개혁할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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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나상호 신임 교정원장

나상호 신임 교정원장

원불교가 열린 날이자 최대 경절인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 4월 28일)을 앞두고 7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소태산기념관에서 나상호(61·사진) 신임 교정원장(임기 3년)의 첫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원불교는 지난해 경전인 교전을 새로 편찬하는 과정에서 큰 홍역을 치렀다. 오·탈자가 발생했고 수습 과정에서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교무와 교도들의 실망감이 컸다. 결국 원불교 최고 의결기구인 수위단원이 6년 임기를 못 채우고 3년 만에 사퇴하며 새로 선출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나 교정원장은 “교정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에 원불교는 수위단 산하에 교단혁신특위를 설치해 교단 전반의 개혁 작업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나 교정원장은 “가톨릭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버금가는 개혁을 이룬다는 각오로 올해부터 3년간 대대적인 교단 개혁 작업을 해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교단 혁신은 어떤 분야에서 이뤄지나.
“우리가 알게 모르게 원불교 안에 누적돼 있는 문화가 창교자인 소태산(少太山) 대종사의 가르침에 맞는 제도인가. 우선 이걸 따져보려 한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털고 가야 한다. 그런데 상당한 세월 동안 익숙해진 부분이어서 진통이 따를 수밖에 없으리라 본다.”
수위단 구성에 대한 혁신도 포함되나.
“교리 자체는 재가자와 출가자 간 차등이 없다. 그런데 지난해 ‘전서 파동’ 과정에서 출가자 의견만 듣고 재가자 의견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수위단 구성에서 출가·재가 차등에 대한 논의도 있으리라 본다.”
지난해 미주 원불교에 최고 지도자를 따로 두는 미주 종법사를 추대했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
“미국 서부는 교포 비중이 높다. 반면 동부는 교도의 80%가 미국인이다. 한국 문화가 서부에서는 수용되는데, 동부에서는 수용을 못 한다. 현지에 맞는 교화가 필요하다. 미주 종법사가 나오면서 발 빠른 대응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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