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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맛이 무섭다"…'韓 엠마스톤' 등극한 김세정의 첫 로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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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SBS 드라마 '사내맞선'에서 신하리 역을 연기한 배우 김세정이 7일 종영 인터뷰를 했다. [사진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제공]

SBS 드라마 '사내맞선'에서 신하리 역을 연기한 배우 김세정이 7일 종영 인터뷰를 했다. [사진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제공]

“대본을 읽는데 ‘어 뭐야뭐야’ 설레서 손뼉 치게 만드는 장면들이 넘쳐나더라. 그 단순한 재미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힐링이 아니었을까.”

코믹하면서도 사랑스럽고, 능청스러우면서도 때론 진지한 연기로 SBS 드라마 ‘사내맞선’의 흥행을 견인한 배우 김세정이 7일 종영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사내맞선’은 친구를 대신해 맞선자리에 나간 평범한 직장인 신하리(김세정)가 자신이 다니는 회사 사장 강태무(안효섭)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재벌 남주와의 계약 연애 등 닳고 닳은 로코물의 뻔한 설정 탓에 방영 초반만 해도 큰 기대작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내 시청자들은 ‘아는 맛이 무섭다’를 외치며 빠져들었고 ‘사내맞선’은 결국 지난 5일 최종화에서 11.4%라는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언뜻 보고 지나칠 수도 있었던 ‘클리셰 범벅’의 로코물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김세정은 “사실 바로 그 부분에서 굉장히 끌렸다”며 “코로나19로 심적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단순한 재미를 준다는 점이 기분 좋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SBS 드라마 '사내맞선'에서 친구를 대신해 맞선에 나갔다가 재벌가 사장과 엮이는 신하리 역을 연기한 배우 김세정은 특유의 코믹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SBS 캡처]

SBS 드라마 '사내맞선'에서 친구를 대신해 맞선에 나갔다가 재벌가 사장과 엮이는 신하리 역을 연기한 배우 김세정은 특유의 코믹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SBS 캡처]

그는 ‘사내맞선’이 높은 시청률을 얻은 이유에 대해 “모든 가족을 TV 앞에 앉게 할 수 있는 작품이어서가 아닐까 싶다. 저희 엄마도 거짓말을 못 하셔서 별로면 별로라고 지적하는 편인데, 이번엔 ‘배꼽 잡고 웃으며 봤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 말했다. 또 “노력한다고 늘 보답 받는 것만은 아닌데, 이번에는 너무나 행복하게도 인정받을 수 있어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사내맞선’은 넷플릭스가 매주 발표하는 글로벌 TOP10 순위의 비영어권 TV쇼 부문에서 최근 3주 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전 세계 시청자도 사로잡은 작품이다. 이에 대해 김세정은 “K-로코의 가장 큰 강점은 엄청난 사건이 아니라, 사소한 일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이라 생각한다”며 “‘사내맞선’도 우리가 사는 사소한 삶에 특별한 일이 일어나면 어떨까 하는 식으로 다가갔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사랑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능청 연기’ 비결…“웃기기만 해선 안 된단 마음에 노력”

드라마 출연 경험이 많지 않은 김세정에게 ‘사내맞선’은 첫 번째 로코 도전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특유의 능글맞으면서도 사랑스러운 연기로 화제를 모으며 ‘한국의 엠마 스톤’ 같은 수식어를 얻었다. 김세정은 “어떻게 하면 덜 과해질 수 있을까, 그냥 웃기기만 해서는 안 되는데, 하는 부담이 컸다”며 “처음에는 대본을 혼자 열심히 읽다가 나중엔 다른 신인 배우들과 함께 하는 연기 스터디에서 어떻게 하면 자연스러울지 많이 연습하며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로코물에 대해 “그냥 웃기기만 해서도, 그냥 로맨스만 해서도 안 돼서 생각보다 어려웠다”며 “하지만 그 아슬아슬한 선을 잘 연구할수록 더 재밌어지고 또렷해진다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이다. 로코를 또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아이돌 출신인 김세정은 연기와 노래 어떤 것이든 놓지 않고 싶다고 했다. [사진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돌 출신인 김세정은 연기와 노래 어떤 것이든 놓지 않고 싶다고 했다. [사진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는 특히 로맨스 연기 상대였던 배우 안효섭에 대해 “상대 배우의 동작은 물론 심리적 흐름까지도 잘 읽어주시는 분”이라며 “촬영 현장에 정말 애드리브가 난무했는데, 제가 주는 만큼 받아주시는 등 호흡해주는 상대였기 때문에 부담 없이, 믿음 하에 로맨스를 맘껏 즐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11화에 등장해 화제가 됐던 베드신에 대해서도 “원래 대본상 그 정도 수위가 아니었다. 그런데 바로 이전 장면에서 하리와 태무가 위기를 극복하고 서로를 마주쳤을 때, 생각보다 감정이 많이 치솟더라”며 “그 감정선을 이어가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을 저도, 효섭 선배도, 연출님도 똑같이 해서 결국 수위를 높이게 됐다”고 전했다.

김세정은 또 하리와의 ‘워맨스’가 빛났던 진영서 역의 배우 설인아와의 호흡에 대해 “너무너무 잘 맞았다”며 “극 중 하리가 어떤 걱정 없이 마음을 터놓을 수 있었던 것도 영서였고, 실제로도 인아 배우와 어렵거나 걱정되는 씬에 대해 따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소통했다. 극 중 영서와 배우 인아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가수 활동, 절대 놓고 싶지 않아…음악 영화도 꼭 한번”

2016년 방영된 엠넷 ‘프로듀스101’을 통해 아이돌로 연예계에 데뷔한 김세정은 앞으로 가수나 배우 어떤 영역도 소홀히 하지 않으며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그는 가수로서의 활동에 대해 “절대 놓고 싶지 않다. 저는 노래를 워낙 사랑하기도 하고, 연기에 노래를 접목시킬 수 있는 부분도 많다”며 “언젠가 음악 드라마나 영화에 꼭 한번 이름을 걸어보고 싶다”는 목표도 털어놨다.

각각 신인·선배 배우들과 두 개의 연기 스터디를 꾸준히 하고 있다는 그는 배우로서 보다 진지한 목표에 대해 “앞으로 얼마나 더 솔직해질 것인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대개 연기할 때 나와 배역 사이의 비슷한 점부터 찾아가곤 했는데, 언젠가 악역이나 보다 심오한 배역을 맡게 된다면 숨겨왔던 나의 또 다른 면을 꺼내야 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순간이 왔을 때 나는 과연 얼마나 솔직해질 수 있을까,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정은 올해 하반기 방영되는 SBS 드라마 ‘오늘의 웹툰’에서 웹툰 회사 편집부에 취직한 주인공 온마음 역으로의 출연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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