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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악연' 강용석 입당 불발…내부선 "가세연 부담스러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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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최고위가 강용석 변호사의 입당승인안을 7일 부결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회의 뒤 취재진과 만나 "토론을 진행하지 않았고, 최고위원들이 각자 생각대로 투표했다"고 설명했다. 뉴스1

국민의힘 최고위가 강용석 변호사의 입당승인안을 7일 부결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회의 뒤 취재진과 만나 "토론을 진행하지 않았고, 최고위원들이 각자 생각대로 투표했다"고 설명했다. 뉴스1

국민의힘이 강용석 변호사의 복당 신청을 거절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최고위원의 의사를 묻기 위해 입당 승인안을 투표에 부쳤고 부결됐다”며 “실무자들이 다수 결정 사항만 보고하기 때문에 (찬성과 반대 비율은) 보고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복당 부결의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안에 대해서는 최고위원들이 이미 각자의 입장을 갖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해서 토론을 진행하지 않았다”며 “최고위원들이 각자 생각대로 투표했다”고 설명했다.

강 변호사의 복당 여부가 주목을 받은 것은 그가 최근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만약 복당이 승인되면 강 변호사는 당내 경선에 참여할 수 있었다. 또 강 변호사가 출연하는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이 대표를 향해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펴던 상황이라 정치권의 관심이 쏠렸는데 결국 복당이 무산됐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가로세로연구소 사무실 외경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가로세로연구소 사무실 외경 모습. 연합뉴스

강 변호사는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소속으로 서울 마포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하지만 여성 아나운서들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2010년 9월 당에서 제명됐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제명 처분을 받은 사람은 5년 이내에 재입당할 수 없고, 이후에 입당하더라도 최고위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강 변호사는 지난 4일 복당을 신청했고 하루만인 5일 서울시당 당원자격 심사위원회가 입당을 승인했는데, 마지막 문턱인 최고위에서 막힌 것이다.

강 변호사는 최근 정치인보다는 방송인으로 활동했다. 2012년 총선에서 마포을에 무소속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이후 JTBC ‘썰전’ 등 TV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2018년부터 가세연에서 활동했다. 유튜브 구독자가 90만명(7일 기준)에 달하는 등 규모가 커지면서 보수 진영의 유력 인사들이 가세연에 출연하기도 했다. 지난해 서울·부산 보궐시장 선거를 앞두고 나경원 전 의원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대선 국면에서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가세연에 출연했다.

가세연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조동연 전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의 혼외자 의혹 등을 제기하는 등 ‘저격 방송’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강성 성향이 부담스럽다”(국민의힘 초선 의원)라거나 “지나치게 말초적인 방향으로 흐른다”(야권 관계자)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하태경 의원은 7일 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볼 때는 (가세연 방송이) 좀 비열하다”며 “그래도 조회수가 잘 나오는데 그러면 방송만 해야지 (강 변호사가)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강용석 변호사. 뉴스1

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강용석 변호사. 뉴스1

특히 가세연은 이 대표와 질긴 악연을 이어갔다. 가세연이 2020년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앞장서서 제기하자 이를 일축한 이 대표와 충돌했고, 이 대표 취임 뒤에는 국민의힘 당원들을 상대로 대표 탄핵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 대표를 겨냥해 ‘성 상납 의혹’까지 제기하며 양측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은 상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고위가 강 변호사의 복당을 불허한 배경에는 최근 가세연의 강성 보수 성향이 당 이미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복당 허용 시 당의 명운이 걸린 지방선거에서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판단도 작용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김학용, 김은혜 선대위원장 맡기로

한편 이날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은 중앙당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직을 사퇴하고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은혜 의원의 선대위원장을 맡겠다고 선언했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원의 지지를 온전히 모으고 중도층까지 지지를 넓힐 후보를 내세워야 하는데 그 적임자가 김은혜 의원”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당선인 핵심 관계자)과 가까운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김 의원이 김은혜 의원을 공개 지지한 것을 두고 당 일각에선 “윤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김 의원은 통화에서 “오늘 경기 현역 의원들이 모였고, 상당수가 김 의원을 지지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과 김은혜 의원, 심재철·함진규 전 의원이 경기지사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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