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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없앤다면서 "여가부 장관도 발표"한다는 안철수…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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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7일 “조각(組閣)은 현행 정부 조직 체계에 기반해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안보의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서 민생안정과 외교·안보 등 당면한 국정 현안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인수위 측은 “정부조직 개편이란 논의는 더이상 인수위에서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 것”(추경호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이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조직 개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정부조직개편 문제는 인수위 기간 중 조급하게 결정해 추진하지 않을 것이어서 조각도 현행 정부조직체계에 기반해 추진한다"며 "여가부 장관도 이번 조각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1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조직 개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정부조직개편 문제는 인수위 기간 중 조급하게 결정해 추진하지 않을 것이어서 조각도 현행 정부조직체계에 기반해 추진한다"며 "여가부 장관도 이번 조각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1

조각 작업도 당연히 현재의 정부 조직에 맞춰 이뤄질 수 밖에 없다. 이와관련해 안 위원장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도 이번 조각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폐지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으로 가장 큰 논란을 불렀던 이슈다. 대선이 끝난 뒤에도 윤 당선인과 인수위는 “당선인의 주요한 공약”이라며 여가부 폐지 의지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폐지될 여가부를 이끌게될 장관은 수 개월짜리 ‘단기 장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장관을 임명하는 이유와 장관의 역할에 대해 안 위원장은 “(여가부) 조직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더 나은 개편 방안이 있는지에 대해 계획을 수립할 임무”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실을 방문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실을 방문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각 정부 인수위의 주요 역할 중 하나는 새 정부에 맞게 정부 조직을 바꾸는 것이다. 그런데도 개편 작업을 미룬 데 대해 인수위 관계자는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 172석을 점하고 있어 정부조직법 개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여가부 폐지에 대해선 민주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에 매달리다가 국회 통과가 지지부진할 경우 새 정부 국정 운영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인수위는 고려했다고 한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조직법 (통과는) 국회의 몫이다. 저희가 그것이 확정되기를 기다렸다가 인선을 하면 국정에 굉장한 공백이 생긴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현 조직법 체계 내에서 인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오전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여가부 장관도 이번 조각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여성가족부 모습. 뉴스1

7일 오전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여가부 장관도 이번 조각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여성가족부 모습. 뉴스1

인수위가 여가부 폐지를 밀어붙이지 않는 것과 관련해선 6·1 지방선거를 고려한 판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대선 때 청년 표심을 얻기 위해 여가부 폐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대선이 끝난 뒤 “여가부 폐지 공약으로 얻은 표보다 잃은 표가 더 많았다”는 분석이 당내에서 나왔다. 지상파 3사 출구 조사 결과를 보면, 윤 당선인은 여성 표에 관해선 60대 이상을 제외하고 모든 연령층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졌다.

인수위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끝난 뒤 정부 조직 개편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새 정부는 시급한 민생현안을 최우선으로 챙기면서 공청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야당의 의견도 충분히 경청하겠다”며 “그것을 바탕으로 차분하고 심도 있게, 지금 시대 흐름에 맞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만들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여가부가 실제로 폐지될지, 양성평등미래부나 미래가족부 등 이름을 바꿔 개편될지는현재로선 미정이다. 추경호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는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원점으로 돌린 것이냐’는 질문에 “공약은 현재 유효하다”면서도 “하지만 공약을 어떤 식으로 정부조직 개편에 담아야 할 것인지 여러 견해가 있어서 이걸 그대로 밀어붙일 사안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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