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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의장 25년 만에 대만行…“방일 펠로시 의장, 한국 일정 취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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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 [중앙포토]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 [중앙포토]

낸시 펠로시(82) 미 하원의장이 오는 10일 대만을 방문할 전망이라고 대만 관영 중앙사가 7일 일본 후지TV를 인용해 보도했다.
후지TV는 소식통을 인용해 펠로시 하원의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출발해 일본을 방문해 10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갖고 대만을 방문하는 쪽으로 일정을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중국 역시 대만 해협을 놓고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우려가 나오자, 미 정부의 지지를 밝히기 위해 마련된 긴급 결정이라고 풀이했다. 펠로시 의장은 당초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대만으로 방향을 틀면서 취소됐다고 후지TV는 덧붙였다.

리덩후이(왼쪽) 대만 총통이 지난 1997년 대만을 방문한 뉴트 깅그리치 미 하원의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만 중앙사]

리덩후이(왼쪽) 대만 총통이 지난 1997년 대만을 방문한 뉴트 깅그리치 미 하원의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만 중앙사]

미국의 현직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것은 지난 1997년 뉴트 깅그리치 의장이 방문해 리덩후이(李登輝) 당시 대만 총통을 만난 이후 25년만에 처음이다. 미국 하원의장은 대통령 계승 순위 2위의 핵심 요인이다.

대만관계법 입법 43주년 기념일 맞춰 #우크라 침공에 대만 지지 위해 급방문 #中 패트리어트 판매에 “불장난 말라”

특히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할 예정인 10일은 미국이 대만에 ‘방어용 무기 제공’과 ‘제반 위협의 대처능력 유지’ 필요성을 명시한 ‘대만 관계법’을 입법한 지 43주년 되는 날이다. 미국은 1979년 1월 1일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며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끊고 중국과 수교를 맺었지만 동시에 ‘대만 관계법’을 입법해 대만과 관계를 유지했다. 이번 미국 하원 의원단의 대만 방문은 미국과 대만 관계, ‘대만 관계법’을 중시한다는 의지 표명이라고 대만 연합보가 7일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아시아 방문 의원단에는 지난해 대만 방문 의사를 밝혔던 그레고리 믹스(민주·뉴욕) 하원 외교위원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믹스 의원은 지난해 말 인터뷰에서 올해 1월 민주·공화 의원단을 인솔해 대만을 포함한 아시아 방문 의사를 밝혔지만 코로나19 확산 등의 이유로 지금까지 성사되지 못했다.

미국의 대만 관계법 입법일 활동 역시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폴 라이언 전 하원의장 역시 의원단을 이끌고 대만 관계법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지난해 4월에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크리스 도드 전 상원의원이 대만을 방문해 대만 관계법 기념 활동에 참석한 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쑤전창(蘇貞昌) 행정원장 등과 회견했다.

이번 펠로시 의장 방문에 중국은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이 대만에 패트리어트 요격 미사일 등 9500만 달러(1158억원)어치를 군사 기술과 장비를 판매한다고 발표하자 중국은 ‘불장난’ 운운하며 반발했다. 마샤오광(馬曉光) 국무원대만판공실 대변인은 6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즉시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잘못된 행위를 즉각 멈추고 대만 문제를 가지고 불장난하지 말라”며 “민진당 당국이 ‘무력으로 통일을 거부하고’, 대만 동포의 피땀 같은 돈으로 무기 사들여 정치적 사리를 도모하는 것은 대만 동포를한 발 한 발 불구덩이로 밀어 넣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도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단호하고 힘 있는조처를 해 자신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단호하게 수호할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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