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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피는 봄꽃, 이유 있었네…올해 3월 기온 '역대급'

중앙일보

입력

충남 서산 해미천 벚꽃. 연합뉴스

충남 서산 해미천 벚꽃. 연합뉴스

올해 3월이 1973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따뜻했던 3월로 기록됐다. 우리나라 북쪽에 위치한 차가운 고기압이 예년처럼 영향을 많이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지난 1922년부터 2022년까지 3월 평균기온이 상승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평균 기온은 7.7도로 평년 3월(6.1도)보다 1.6도 높았다. 전국 기상 관측망이 구축된 1973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특히 지난달 11~13일엔 3일 연속으로 역대 가장 높은 일평균 기온을 기록했다. 11일은 10.9도, 12일 13.4도, 13일 12.8도로 평년보다 6~8도 높은 수준이었다.

봄꽃이 피는 시기도 평년보다 빨라졌다. 서울을 기준으로 올해 매화의 공식 개화 시기는 지난달 15일로 최근 30년 평균보다 11일 빨랐다. 진달래는 평년보다 이틀, 벚나무는 나흘 빨리 피어났다. 다만 개나리는 평년보다 이틀 뒤에 개화했다. 지구 온난화로 3월 기온이 오르면서 식물의 생장도 앞당겨지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30년간 전국 3월 날씨. 자료 기상청

최근 30년간 전국 3월 날씨. 자료 기상청

이처럼 올해 3월이 평년보다 따뜻했던 이유는 차가운 대륙고기압의 세력이 평년보다 매우 약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대륙고기압이 약해진 틈을 타 남쪽에 위치한 이동성고기압과 저기압이 번갈아가며 따뜻한 남풍을 불게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3월 중반 이후 남쪽에 위치한 이동성 고기압과 저기압이 고온다습한 공기를 국내로 꾸준히 보냈다.

고온다습한 남풍 덕에 3월 강수량은 89.3mm로 평년(56.5mm)보다 많았다. 관측 이래 3월 강수량 역대 8위를 기록했지만 시기별로 강수량 편차가 컸다. 지난 3월 상순 강수량은 2.1mm로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이때만 해도 '역대급 가뭄' 우려가 컸고 실제 대형산불이 전국 곳곳에 발생했다. 하지만 같은 달 중하순 강수량이 87.2mm로 올라 마른 땅을 적셨다. 상대습도도 3월 상순엔 53%(하위 5위)에서 같은 달 중하순엔 70%로 높아졌다.

3월의 높은 기온은 최근 5년 사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전국 관측 이래 3월 전국 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던 해는 8.7도를 기록했던 지난해였다. 2위도 7.9도를 기록한 2018년이었다. 마재준 기상청 통보관은 "100년간 3월 기온이 꾸준히 올랐고 최근엔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해가 많아졌다. 다만 강수량은 매년 편차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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