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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김기현 "김오수 임기보장? 자격도 없는 사람이 뻔뻔"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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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의 피해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사건에 대해 “청와대가 사령탑이 돼 지시·감독하고 결과 보고까지 받은 최악의 선거 범죄”라며 “진실은 반드시 밝혀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5일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진행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진실이 밝혀진 뒤 처벌에 대해선 “책임은 정치적으로 지고, 법적 책임은 국민 여론에 따라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정숙 여사 옷값 논란에 대해선 “역대 대통령 부인 중 이렇게 사치스러운 부인이 몇 명이나 있었나 싶다”고 말했다. 다만 “수사는 원하지 않는다. 국격에 맞지 않다”며 청와대가 깔끔하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업무의 연속성 측면에서 원내대표를 조기에 새로 뽑고 여야가 협상 진행을 하는 게 효율적”이라며 임기를 한 달 여 남기고 조기 사퇴를 선언했다. 오는 8일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가 선출된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년여를 회고하며 “5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기적의 현장에 함께 주역으로 있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곧 원내대표에서 물러난다. 코로나19 손실보상 논의는 진전이 있나.
기획재정부 장관을 불러서도 얘기했고, 예산실장과 담당 국·과장에게도 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그래도 부정적 반응이다. 더 이상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현실적으로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다시 추진할 수밖에 없다.
주택임대차 3법도 고쳐야 한다고 밝혔는데.
악법 중에 악법인데, 문제는 (법 개정한지) 2년 쯤 돼서 법을 바로 없애면 또 다른 충격이 온다. 결국은 소프트랜딩(연착륙)할 수밖에 없다. 한꺼번에 폐지하는 방식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방식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주택임대차 3법만의 문제가 아니라 임대차 제도 전체를 단계적으로 손봐야 한다.
김오수 검찰총장과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게 물러나라고 했는데, 아직은 움직임이 없다.
아직도 뻔뻔하게 남아있는데 도대체 양심이 있는 사람들인가. 대장동 사건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수사한 것 보라. 그런 사람이 검찰총장에 앉아있다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노 위원장은) 부하 판사를 탄핵이라는 제물로 갖다 바치면서 자기 출세에 급급했던 사람인데, 무슨 판사인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물러나라고 할 땐 임기 보장을 주장했는데.
제대로 검찰총장 직책을 수행했냐의 문제인데, (김 총장은) 권력형 비리는 덮어버리고 야당의 비리는 악착같이 수사했다. 그런 짓을 한 사람, 자격이 없는 사람의 임기가 보장되는 게 의미가 있나.
원내대표 시절 가장 자랑스러운 점은.
5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뤘다. 그것도 100석 남짓한 소수 야당으로서 열세인 상황에서 5년 터울만에 이렇게 바꿀 수 있었던 것은 기적이다. 그 기적의 현장에 제가 주역으로 함께 있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아쉬웠던 점은.
주택 문제는 정말 뼈아픈 일이다. 제가 원내대표를 맡기 전에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 (여당이) 주택정책을 엉망으로 해서 청년이 절망의 늪에 빠져 있다. 김태년 민주당 전 원내대표 때 군사작전처럼 법을 처리한 거다. 그래도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는 데엔 충분히 역할을 했다.
8일 새 원내대표를 뽑는다. 일각에선 추대론 이야기도 나온다.
원내대표 선거는 그야말로 자유민주주의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어서 제가 이의제기, 개입을 할 필요는 전혀 없다. 자연발생적으로 후보 간 교감이나 조율을 통해 단독 후보를 추대할 수는 있는데, 후보들끼리의 문제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19년 12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당시 6.13 지방선거 전 송철호 울산시장 측이 청와대와 공약을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19년 12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당시 6.13 지방선거 전 송철호 울산시장 측이 청와대와 공약을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뉴스1

앞으로 문재인 정부의 각종 의혹 사건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문재인 대통령이 해놨던 일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진실은 밝혀야 한다. 특히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은 청와대가 직접 사령탑이 돼 지시·감독하고 결과 보고까지 받았던 최악의 선거 범죄사건이기 때문에 그 진실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 다만 진실을 밝힌 다음에 마무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국민의 선택에 따라야 한다.

(※김 원내대표는 2018년 지방선거 때 울산시장으로 출마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친구 송철호 시장에 져 낙선했다. 그는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 수사로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등이 기소됐지만, 그는 “‘몸통’에 대한 수사가 멈춰 있다”고 했다.)

“국민의 선택에 따라야 한다”는 무슨 의미인가.
사실을 밝힌다면 그 다음은 열린 문제로 봐야 한다. 대통령의 흑역사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지켜야 된다. 역사 앞에 책임은 정치적으로 지고, 다만 법적 책임은 국민 여론을 따라서 해야 한다고 본다.
김정숙 여사의 옷값도 논란이다.
사비라고 하는데 왜 700만원을 현금으로 냈나. 명인에 대한 예우라고 현금을 준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봤다. 그리고 사치스러운 옷은 왜 그렇게 많은가. 역대 대통령 부인 중에 이렇게 사치스러운 부인이 몇 명이나 있었나 싶다. 다만 수사 대상이 돼서 밝혀지는 방식은 원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국격에 맞지 않다. (청와대가) 사정을 설명하고 “국민 여러분 양해해달라”고 말하면 야단을 치겠나. 그렇게 깔끔하게 정리고 가는 게 맞다.
대선 때와 달리 대장동 사건은 조용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동안 해왔던 각종 부정, 불법과는 성격이 다르다. 부정부패 사건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부동산 개발 비리 의혹 사건을 덮어두고 간다? 말이 안 된다. 특검이든, 경찰이든, 검찰이든 어떤 형태로든지 철저하게 밝혀서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한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운데)와 이준석 대표(왼쪽), 김기현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한 식당에서 ″김종인, 지금 막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을 발표한 뒤 어깨동무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운데)와 이준석 대표(왼쪽), 김기현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한 식당에서 ″김종인, 지금 막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을 발표한 뒤 어깨동무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이 차가 큰 이준석 대표와 같이 일을 했는데 어땠나.
매우 다이나믹하게 일했다. 롤러코스터를 탔다. 조화롭지 않은 것 같아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하모니를 만들어서 대선 승리라는 작품도 만들었다. 젊은 층에 대한 소구력, 반짝반짝 참신하게 빛난 아이디어 등 많은 장점이 있는 사람이다. 우리 당과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을 높이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는데, 플러스 마이너스 대차대조표로 보면 플러스라고 본다.
차기 당 대표 경선의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데, 어떤 당을 만들고 싶나.
합리적 리더, 합리적 정책, 합리적 법안들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그런 당 시스템이 됐으면 좋겠다. 충분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의견을 수렴하고 합리적 대안을 찾아내서 국민적 공감을 형성하는 식으로 우리 당도 굴러갔으면 좋겠다.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가는 신뢰 있는 정당을 만들고 싶다.
총리 후보로도 거론됐는데, 입각 가능성은.
당권 도전 계획이 있어서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대통령에게 인사 재량권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선에서 공을 세웠으니 자리를 달라 하는 모습은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래서 백의종군했고, 원내대표 마치고 평의원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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