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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86그룹…송영길은 출마 강행, 최재성은 정계은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행보를 둘러싼 당내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6일 친문재인 그룹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이사장 도종환) 이사진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송 전 대표의 명분도, 가치도 없는 내로남불식 서울시장 출마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다.

송영길

송영길

성명에는 도종환 이사장을 필두로 강병원·고영인·김영배·김종민·맹성규·신동근·이광재·정태호·최인호·최종윤·한병도·홍영표 의원 등 13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송 전 대표는 대선 기간에 86세대 용퇴론을 언급하면서 차기 총선 불출마라는 정치선언을 했다”며 “선언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의 시험대가 될 이번 지방선거의 가장 핵심 지역인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는 오판은 자칫 당 전체를 오만과 내로남불의 나락으로 떨어뜨려 지방선거 참패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송 전 대표의 이번 출마 결심 뒤에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뜻이 작용했다는 시각이 강하지 않나”며 “8월 전당대회까지 이어질 ‘친명’ 대 ‘비명’ 권력 다툼이 본격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들도 이날 여의도 모처에서 모여 “송영길 출마” 문제를 두고 논의를 했다고 한다. 더좋은미래 관계자는 “서울시당이 진행 중인 여론조사 결과를 이번 주중 받아 보고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 전 대표의 출마와 대비되는 일도 있었다. 한때 경기지사 도전설이 돌던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저는 오늘부로 정치를 그만둔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했던 시련과 영광의 시간과 함께 퇴장한다”는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최재성

최재성

이와 관련, 서울권 초선 의원은 “최 전 수석의 정계 은퇴 발표는 송 전 대표의 출마 강행이 직접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최 전 수석은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에 대해  “차출 아닌 자출”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었다. 대선 패배 이후 86그룹의 정계 은퇴는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이어 최 전 수석이 두 번째다.

이미 광역단체장 선거에 나서기로 밝혔거나 준비 중인 86그룹 인사들도 송 전 대표 행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미 이용섭 광주시장과의 일전을 벼르고 있고, 이광재 의원도 강원지사 출마 등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이미 지역구 불출마, 서울시장 재도전 포기를 공개적으로 밝혔던 우상호 의원은 서울권 의원들로부터 “불출마 의사를 번복해 달라”(초선 의원)는 요청을 받고 있다.

이 같은 기류에도 송 전 대표는 정면돌파를 택한 모양새다. 지난 1일 서울 송파구로 주소지 이전을 알렸던 송 전 대표는 6일 7~8명의 서울권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날 모임에서 송 전 대표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자 했는데 오해를 받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심경을 토로했다고 한다. 송 전 대표는 7일 중앙당이 진행 중인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모에 공식 응모할 예정이다.

송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송 전 대표가 당내 반대 의원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기로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친문의 반발 등 부정적 분위기를 우회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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