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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카카오 3인방 N·H·K “상생에 3000억 쓰고, 해외서 8000억 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6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6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무슨 일이야

리더십을 쇄신한 카카오가 ‘골목 상생’과 ‘글로벌 성장’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안을 내놨다. 지난달 29일 공식 선임된 남궁훈 신임 대표와 김성수(이사회 의장·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홍은택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공동센터장은 6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카카오의 지속 가능 성장 방안을 밝혔다.

앞서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하는 내수용 기업’이란 비판과 ‘경영진 주식 먹튀’, ‘자회사 쪼개기 상장’ 등 잇단 논란으로 주요 경영진을 교체했다.

골목 상생, 어떻게 한대?

홍은택 카카오 공동 CAC 센터장이 6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카카오의 상생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홍은택 카카오 공동 CAC 센터장이 6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카카오의 상생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홍은택 센터장은 “상생은 카카오가 해야 하는 숙제가 아닌 위대한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본질”이라며 “5년간 3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카카오가 잘 도울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5년간 3000억원: 카카오·카카오페이 등 주요 9개사는 향후 5년간 ▶소상공인 ▶콘텐트 창작자 ▶공연예술 창작자 ▶모빌리티 종사자 ▶스타트업 ▶지역사회 및 이동·디지털 약자 등 6개 분야에 3000억원을 지원한다. 홍 센터장은 “분야별 실행안이 마련되는 대로 집행하고, 이사회 ESG위원회에 보고해 진행사항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뜯어보니: 소상공인의 카카오톡 기반 모바일 마케팅을 지원하는 ‘소신상인’ 프로젝트, 농산물 판로 확대를 돕는 ‘제가버치’ 프로젝트 등이 언급됐다. 웹툰·웹소설 작가에게 수익 정산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스템도 상반기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서울 도봉구 창동에는 2만8000명 수용 규모의 K팝 공연장 ‘서울 카카오 아레나’를 세운다. 고척돔(2만5000명)보다 크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택시기사 수익 증대, 택시 전기차 전환 등에 기금을 투입한다.

계열사 100개로 정리: 134개 계열사도 연말까지 100여개로 정리한다. 김성수 의장은 “134곳 중 80개사가 웹툰·웹소설·게임 등 K콘텐트 창작 파트너”라면서도 “계열사 간 통폐합, 골목상권 관련 계열사 정리 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공동체 상생안.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카카오 공동체 상생안.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글로벌 진출, 어떻게 한대?

김성수 의장은 “올해 카카오 해외 매출을 전년(6324억원) 대비 40% 이상 끌어올리고, 3년 안에 해외 매출을 전체의 10%에서 3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해외 매출을 8854억원 이상으로 만들겠다는 뜻. 그 맨 앞에 CAC 산하 ‘글로벌 시너지 TF’가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픽코마·게임즈·크러스트·브레인·스타일 등 해외 성장 가능성이 큰 계열사들이 모여 해외 진출 전략을 공유하는 TF다. 김범수 창업자가 센터장을 맡은 미래이니셔티브센터가 TF를 통해 협업을 이끈다.

 스타트는 웹툰·웹소설: 월 거래액 1200억원대인 픽코마와 카카오엔터(스토리 부문)가 선봉에 나선다. 2020년부터 일본 비게임 앱 1위를 고수하며 최근 프랑스에 진출한 픽코마가 일본·유럽을, 타파스(웹툰)·래디쉬(웹소설)·우시아월드(웹소설)가 북미를, 태국·대만 1위 카카오웹툰이 아시아 시장을 맡는다. 김 의장은 “이 삼각편대로 2024년까지 글로벌 거래액을 지금(1조1595억원)보다 3배 성장시키겠다”며 “특히 북미 거래액을 5000억원 이상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통은 게임·메타버스: 카카오게임즈도 주요 전력. 국내 출시 180일만에 누적 매출 5000억원을 번 히트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최근 대만·홍콩·마카오에서도 1위 앱에 등극하며 해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게임·메타버스·NFT 등 신사업은 일본에서 본격 드라이브를 건다. 픽코마는 지난 4일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 사쿠라 익스체인지(SEBC홀딩스) 지분을 인수하며 경영권을 획득했다. 콘텐트에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적용해 ‘웹 3.0 시대’를 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 블록체인 이어 커머스도 해외로: 싱가포르에 세운 블록체인 자회사 크러스트유니버스는 일본 및 글로벌 블록체인 서비스에 투자한다. 카카오가 지난해 인수한 지그재그(여성 패션)와 그립(라이브 커머스)도 글로벌 진출을 검토 중. 카카오는 남궁훈 대표가 위원장인 ‘커머스위원회’도 최근 출범시켰다.

김성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겸 공동 CAC 센터장이 6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카카오의 글로벌 사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김성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겸 공동 CAC 센터장이 6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카카오의 글로벌 사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주주 가치, 어떻게 한대?

취임과 동시에 “주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을 받겠다”고 선언했던 남궁훈 대표에게도 이목이 쏠렸다.

● 남궁 대표는 ‘15만원을 주가 적정선으로 보는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내부에서 보는 적정 주가는 말하기 민감하고 어렵다”면서도 “15만원은 제 의지치”라고 말했다. 본인이 보유한 카카오게임즈 지분 3%에 대해선 “현재 매각 계획은 없다”며 “카카오게임즈 주주와 카카오 주주 간 이해상충이 있다는 걸 알고 있고, (매각은) 사외이사와 내부 직원들 의견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 김성수 의장은 “자사주 소각 등 주주 친화 정책을 강화하고, 계열사 상장도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관점에서 살필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올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카카오가 6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향후 10년을 건 과제 '비욘드 모바일, 비욘드 코리아(Beyond Mobile, Beyond Korea)'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카카오가 6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향후 10년을 건 과제 '비욘드 모바일, 비욘드 코리아(Beyond Mobile, Beyond Korea)'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 카카오

카카오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상생 진심 통할까: ‘얼마를 투자해 무엇을 하겠다’까진 나왔지만, 소상공인·창작자·대리기사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진심이 통할지는 미지수. 지난해 9월 카카오모빌리티는 스마트호출 폐지, 프로멤버십 요금 인하안을 발표하고도 기사단체들로부터 ‘면피용 꼼수’라는 비판을 받았다.

끝나지 않은 지주사 할인: ‘쪼개기 상장’에 대한 불안도 여전하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자회사가 연내 상장을 앞두고 있기 때문. 이날 김성수 의장은 “카카오는 매출 기여도가 높은 사업을 나중에 분사한 게 아니라서, 쪼개기 상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물적분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범수 배수진 쳤지만: 글로벌 진출은 김범수 창업자가 직접 총대를 멤으로써 ‘성공 기회’이자 ‘실패 시 타격도 큰 위기’가 됐다. 김성수 의장은 “김 전 의장은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서 카카오 전체에 대한 비전 제시를 계속하고 글로벌 사업에 있어서도 큰 도움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