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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에서 '후래자 삼배' 퍼뜨릴것" 술도녀 이선빈·정은지 포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티빙 '술꾼도시여자들'(술도녀)로 '2022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된 배우 정은지(왼쪽)와 이선빈. [사진 티빙]

티빙 '술꾼도시여자들'(술도녀)로 '2022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된 배우 정은지(왼쪽)와 이선빈. [사진 티빙]

“내가 아는 그 칸 얘기하는 거 맞나? 저는 동명의 무슨 다른 행사가 있는 줄 알았어요.”(정은지)

지난해 10월 티빙에서 공개된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술도녀)로 프랑스 칸까지 밟게 된 이선빈·정은지, 두 배우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설렘이 묻어났다. 5일(현지시간) 오후 칸 현지에 출국해있는 이들을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이들은 술도녀가 칸에 초청됐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믿어지지가 않았다”(이선빈), “계속 ‘내가 가는 게 맞나?’ 싶어서 칸에 초청받았다고 주변에 말하는 게 너무 머쓱했다”(정은지)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술도녀’는 이달 1~6일 개최된 ‘2022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칸 시리즈)에 초청됐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칸 시리즈는 전 세계 시리즈물 가운데 돋보이는 작품을 선정·상영하는 국제 행사로, ‘술도녀’는 티빙 ‘괴이’, 왓챠 ‘좋좋소’와 함께 비경쟁 부문인 ‘코리아 포커스’(Korea Focus) 섹션에 초대됐다. 한국 OTT 콘텐트가 칸 시리즈에 초청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티빙 '술꾼도시여자들'(술도녀)은 티빙 '괴이', 왓챠 '좋좋소'와 함께 '2022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국내 OTT 콘텐트로는 처음으로 초청됐다. [사진 티빙,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홈페이지]

티빙 '술꾼도시여자들'(술도녀)은 티빙 '괴이', 왓챠 '좋좋소'와 함께 '2022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국내 OTT 콘텐트로는 처음으로 초청됐다. [사진 티빙,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홈페이지]

제목 그대로, 술을 좋아하는 세 여성의 일상을 유쾌하게 그려낸 드라마 ‘술도녀’는 티빙 역대 주간 유료 가입 기여자 수 1위를 차지하는 등 지난해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지만, 해외 행사에 참석하기는 이들도 처음. 극중에서 각각 안소희·강지구 역을 맡았던 이선빈·정은지는 먼저 오랜만의 해외 스케줄에 대한 설렘부터 이야기했다.

이선빈은 “칸 시리즈에 초대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안이 벙벙해서 다른 사례가 있나 찾아보니 OTT 콘텐트가 초대되는 건 또 처음이라고 하더라”며 “코로나19 때문에 해외 일정도 오랫동안 없었는데, 칸 시리즈에 오니 마치 여행 온 것처럼 너무 설렌다”고 말했다. 정은지도 “오랜만의 출국이다 보니 수화물 검색부터 마스크 없이 다니는 풍경까지, 하나하나 다 너무 반가웠다”고 말했다.

“‘후래자 삼배’, ‘적시자’ 유행했으면”

올해 한국 OTT 작품 3편을 한꺼번에 초청하며 K-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칸 시리즈는 홈페이지를 통해 “독창성과 담대함에 초점을 맞추며, 미래의 탤런트를 소개하고 현재의 성취를 이룬 아티스트를 기념하고자 한다”고 행사 취지를 소개하고 있다.

이같은 행사에 ‘술도녀’가 초청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지 묻자, 두 사람은 역으로 “저희도 궁금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찐한 우정을 연기하다 실제로 ‘찐친’(진짜 친구)이 됐다는 이들은 이내 진지한 목소리로 각자의 답을 내놨다. 정은지는 “우선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분인 것 같다. 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블루’, ‘코로나 레드’라는 말까지 나오는 우울한 시국에서 유쾌한 장르에 좀 더 눈길이 가게 된 것이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술은 만국공통이지 않나”라는 간단명료한 답을 덧붙이며 “‘후래자 삼배’나 ‘적시자’ 같은 말이 유행했으면 좋겠다”는 농담 섞인 바람도 내놨다. ‘적시자’는 극 중 세 친구가 술잔을 부딪칠 때마다 외치는 말이고, ‘후래자 삼배’(술자리에 늦게 온 사람에게 3잔의 술을 권하는 것)는 1화에서 강지구(정은지)가 소개팅 상대에게 권유해 웃음을 자아낸 소재다.

티빙 '술꾼도시여자들'(술도녀)로 '2022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된 배우 정은지(왼쪽)와 이선빈이 5일(현지시간) 핑크카펫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 티빙]

티빙 '술꾼도시여자들'(술도녀)로 '2022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된 배우 정은지(왼쪽)와 이선빈이 5일(현지시간) 핑크카펫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 티빙]

이선빈은 ‘술도녀’가 자아내는 공감대를 매력 포인트로 꼽았다. 그는 “우리 드라마는 제목만으로 예상 가능한 작품인 듯 싶다가도, 막상 보다 보면 어떤 문화권에서든 보편적으로 거치게 되는 인생의 문제들을 깊이 있게 풀어낸 작품”이라며 “한국 특유의 문화를 그리면서도, 그런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좋게 봐주시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런 점에서 해외 관객들에게 ‘술도녀’를 소개할 때도 “일단 아무 생각 없이 보시라”고 말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이선빈은 “그렇게 봐야 어느 순간 점점 빠져들다가 ‘탁’ (감정에) 타격을 주는 게 우리 드라마”라고 했고, 정은지도 “우리 삶을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 않나. 그런 것처럼 ‘하이퍼 리얼리즘’을 추구한 ‘술도녀’는 긴 설명을 듣기보다는 사랑하는 누군가와 아무 생각 없이 보시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술도녀’가 기존 지상파나 케이블 채널이 아닌, OTT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이선빈은 “배우 입장에서 OTT 작품을 처음 할 때 조금 겁이 났던 것도 사실”이라며 “막상 해보니 표현을 좀 더 자유롭게, 사실적으로 할 수 있어 좋았고, 갈수록 OTT 시장이 커지면서 세계적으로 교류도 편해지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은지는 “‘술도녀’가 만약 지상파나 케이블에서 방영됐다면 지금 같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까 싶다”며 “OTT 작품에서 상표 표시나 말의 수위 등 여러 측면에서 표현의 자유가 훨씬 큰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술도녀’의 이번 칸 시리즈 참석으로 “한국 OTT 콘텐트와 한국 문화를 알리는 계기가 되길 비란다”(이선빈), “앞으로 더 많은 K-드라마가 칸 시리즈에 참여하는 가능성이 열렸으면 좋겠다”(정은지)는 바람을 밝혔다.

한편, 이들은 5일 ‘핑크카펫’ 행사와 6일 상영회 행사까지 마친 뒤 귀국해 각자 차기작인 영화 ‘공기살인’(이선빈)과 OCN 드라마 ‘블라인드’(정은지)로 활동을 이어간다. 티빙 관계자는 현지에서 진행된 외신 인터뷰 및 행사에 대해 “‘술도녀’를 시청한 외국인들이 한국의 술자리 문화, 안주 등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다양한 장르의 K-콘텐트와 ‘술도녀’가 그린 여성 서사에 대한 궁금증도 높았다”고 전했다. 칸 시리즈에는 스케줄상 함께하지 못한 한선화까지, 세 배우는 올해 하반기 ‘술도녀’ 시즌2 촬영으로 다시 합을 맞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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