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사건(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처분 결정을 두고 6일 부장검사 회의를 열었다. 여권이 한 부원장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자 이 지검장이 이를 의식하고 시간 끌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회의 참석자 대다수는 한 검사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조만간 한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부장회의 참석자 대다수, "무혐의 처분" 의견
이날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정수 지검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중앙지검의 1·2·4차장검사와 각 차장 산하 선임 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부장검사 회의를 개최하고 한 검사장에 대한 처분 결정에 대해 논의했다.
채널A 사건에 대해 2020년 4월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동재 등 채널A의 전·현직 기자는 지난해 7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또 수사팀은 이달 4일까지 총 12차례에 걸쳐 공범 혐의를 받던 한 검사장에 대해 무혐의 의견을 올렸다.
이날 참석자 대부분은 “한 검사장 무혐의 처분이 맞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이에 이 지검장은 수사팀에 “무혐의 처분을 해야 하는 근거를 일부 보완하라”라는 지시를 했다고 전해졌다. 수사팀은 대검찰청 포렌식센터에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 포렌식이 불가능하다”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고도 한다.
검찰이 여권의 생각과 다른 결론을 낼 때마다 부장검사 회의를 개최한 건 이번만이 아니다. 박은정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연루된 ‘성남FC 후원금’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이 지난 1월 불거지자 신성식 지검장의 수원지검이 지난 2월 부장검사 회의를 연 뒤 성남지청에 “보완수사를 진행하라”라고 지시해 경찰의 재수사로 이어진 적 있다. 이에 일각에선 “한동훈 검사장 무혐의 처분에 따른 여권의 반발을 이정수 지검장이 부하 검사들에게 나누려는 게 아니냐”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간 끌고 싶어도 무혐의 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날 부장회의에서도 한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의견이 많았던 만큼 조만간 결론이 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이정수 지검장이 아무리 시간을 끌고 싶어도 도저히 무혐의 처분 결재를 안 내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르면 오늘(6일) 중으로 최종 처분이 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앞서 2020년 3월 채널A 기자 2명은 한동훈 부원장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로 하여금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의 연루 의혹을 제보하도록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같은 해 4월 수사에 착수했다.
한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처분 움직임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을 비판하고 나섰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법과 원칙을 저버린 대단히 불공정한 수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