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尹 당선인 친서 바이든에게 전달…"전략자산 배치 협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파견한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 단장인 국민의힘 박진 의원(오른쪽)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보좌관에게 윤 당선인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를 전달했다. [사진 한미정책협의대표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파견한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당선인 친서를 전달했다. 대표단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40여분 간 면담하고 한미동맹과 북핵 대응, 경제 안보 협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대표단 단장인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설리번 보좌관과 면담을 마친 뒤 특파원들과 만나 "한미동맹 발전에 대한 윤 당선인의 굳은 의지와 비전을 반영한 친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윤 당선인의 뜻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겠다 화답했다고 한다.

친서에는 한·미가 북핵 문제와 경제 안보 등 새로운 도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서 포괄적 전략동맹을 한 차원 더 높여 대처해 나가자는 내용이 담겼다고 박 단장은 설명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안보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인 만큼 한·미 간 대북 공조가 이날 면담의 핵심 주제였으며, 한·미·일 및 한·일 간 협력도 미국 측이 중요하게 언급했다고 한다.

박 단장은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이 한반도는 물론 역내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면서 "한·미 연합 방위 태세 및 확장 억제력 강화에 대해서도 협의했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설리번 보좌관이 한국 문제에 대해 깊은 지식과 명료한 견해를 갖고 있었다"면서 "확장 억제 강화와 한미 연합 방위력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박진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 단장(왼쪽에서 둘째)이 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에서 셋째)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

미국의 전략자산 배치에 관한 언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박 단장은 "그 이야기도 했다. 협의했다"고 답했다. 한·미 중 어느 쪽이 먼저 이야기를 꺼냈는지 묻는 말에는 "협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했다.

박 단장은 "전략자산 전개는 확장 억제 강화에 중요한 요소"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오늘 한·미 간 협의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사안에 대해 설리번 보좌관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박 단장과 설리번 보좌관은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양국 정상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한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한·미 정상회담을 조기에 개최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박 단장은 "한·미 정상회담이 이루어지면 형식적인 것이 아닌 실질적이고, 한미 동맹 강화에 아주 중요한 내용을 알차게 담아서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 단장인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면담 후 특파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미국은 한·미·일 협력이 매우 중요하고, 한·일 관계 개선 역시 중요하다고 대표단에 강조했다.

박 단장은 "한국과 일본이 서로 공통의 이익이 되는 부분이 많은데 지금 이런 상황에서는 그런 이익을 실현할 수가 없기 때문에 양국 관계 개선을 통해서 동북아시아 지역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크다는 내용의 대화가 있었다"고 전했다.

대표단은 이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도 만났다. 박 단장은 오스틴 장관과 면담 때 한미 연합훈련 재개를 포함해 주한미군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연합 방위력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언급했다고 대표단은 전했다.

대표단은 아미 베라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 상원 코리아코커스 및 코리아스터디그룹 소속 의원들과도 각각 만나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의견을 나눴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