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 무원 신임 총무원장 "찾아오는 불교 아닌 찾아가는 불교 되겠다"

중앙일보

입력

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불교 천태종 신임 총무원장 무원(64) 스님의 첫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천태종 신임 총무원장 무원 스님은 "재가자와 출가자가 다함께 어울리는 불교가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포토]

천태종 신임 총무원장 무원 스님은 "재가자와 출가자가 다함께 어울리는 불교가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포토]

무원 총무원장은 1979년 출가해 인천 황룡사, 서울 명락사, 부산 삼광사, 대전 광수사 등 전국 20여 사찰의 주지를 역임했다. 아울러 천태종 총무원장 직무대행과 종단 기관지인 금강신문 대표이사도 지냈다.

총무원장 4년 임기를 시작하는 무원 스님은 “찾아오는 불교가 아니라 찾아가는 불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무원 총무원장은 특히 ‘보살 불교’를 강조했다. “이판과 사판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재가자와 출가자가 다함께 어울리는 불교가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 그것이 진정한 중도(中道) 불교가 아니겠는가.”

이를 위해 재가자가 종단의 종무행정에서 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할 방침이다. 출가자의 60%를 차지하는 비구니 스님들의 종무행정 참여도 적극 권장할 계획이다.

천태종은 조계종과 태고종에 이어 종단 규모로는 세 번째다. 대신 강력한 중앙집권제를 바탕으로 한 강한 실행력은 다른 종단의 부러움을 살 정도다.
무원 총무원장은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 종단도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종교계는 아주 보수적인 편이었다. 코로나 이후에는 적극적으로 변화를 수용한다는 차원에서 진보적으로 바꿀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본다. 새로운 차원의 포교 문화가 생겨나야 한다고 본다.”

천태종 신임 총무원장 무원 스님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는 찾아오는 불교가 아니라 찾아가는 불교가 되도록 하겠다"고 종단 운영의 큰 틀을 밝혔다. [중앙포토]

천태종 신임 총무원장 무원 스님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는 찾아오는 불교가 아니라 찾아가는 불교가 되도록 하겠다"고 종단 운영의 큰 틀을 밝혔다. [중앙포토]

무원 스님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를 잃었다. 몇 년 뒤에는 어머니도 돌아가셨다. 부모님의 죽음을 통해 삶의 무상함을 절감한 그는 천태종의 단양 구인사로 출가했다. 평소 “구인사에 산 부처가 계신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구인사에서 천태종 2대 종정인 남대충 스님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천태종의 행자 생활은 무려 3년이다. 지금도 똑같다. 군대 생활보다 몇 곱절 힘들다는 행자 생활을 통과하고 나면 출가자로서 뼈대가 잡힌다. 천태종 스님들은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하는 주경야선(晝耕夜禪)으로도 유명하다. 무원 스님도 그랬다. 출가 직후 49일간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오롯이 기도했다. 평생 수행자로 살아가는 씨앗이 그때 심어졌다고 한다.

하루는 스승에게 물었다. “도를 어떻게 닦습니까?” 은사인 남대충 스님은 이렇게 답했다. “마음 하나 잘 쓰는 게 도를 잘 닦는 것이다.” 무원 스님에게는 그 답이 지금도 여전히 살아 있는 화두다. 그래서 마음 하나 쓸 때마다 스승이 주신 화두를 되짚는다.

그런 마음으로 무원 스님은 이웃을 챙겨왔다. 부산 삼광사 주지를 맡을 때는 부산 전 지역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 밥을 해주기도 했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꾸린 어린이합창단도 지원하고, 방과 후 과외를 받을 수 있게끔 후원도 했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소외받지 않고,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일이었다.

 다문화가족과 함께하는 ‘김장나눔문화제’가 부산 부산진구 삼광사 앞마당에서 열렸다. 다문화가족과 신도 등 1천여 명이 참가해 김장김치를 담그고 있다. 이날 담근 김치 1만 포기는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에게 전달했다. [중앙포토]

다문화가족과 함께하는 ‘김장나눔문화제’가 부산 부산진구 삼광사 앞마당에서 열렸다. 다문화가족과 신도 등 1천여 명이 참가해 김장김치를 담그고 있다. 이날 담근 김치 1만 포기는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에게 전달했다. [중앙포토]

무원 스님은 “우리 사회에는 다문화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며 “한국 불교가 복지관이나 사찰을 지어서 찾아오라고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구석구석 찾아가서 보듬는 문화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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