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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과학자 “북, 우라늄 적게 쓰는 수소폭탄 실험 나설 듯”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북한이 적은 우라늄으로 파괴력을 높이는 수소폭탄 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 지도했다며 조선중앙통신이 2017년 9월 3일 공개한 사진. 장구 형태의 핵폭발장치로 보이는 물체가 있다. 왼쪽 위엔 '화성-14형 핵탄두(수소탄)'라고 쓰인 도면이 보인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 지도했다며 조선중앙통신이 2017년 9월 3일 공개한 사진. 장구 형태의 핵폭발장치로 보이는 물체가 있다. 왼쪽 위엔 '화성-14형 핵탄두(수소탄)'라고 쓰인 도면이 보인다. 연합뉴스

미국의 핵과학자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5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할지 아직은 불확실성이 크다”면서도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수소폭탄과 관련한 핵실험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기 단계인 1단계 수소폭탄은 상당히 크고, 하나당 50~100kg의 무기급 우라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매우 비효율적”이라면서 “북한은 더 적은 우라늄(15~30㎏)을 쓰는 소형화된 2단계 수소폭탄으로 발전하길 원한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4차 핵실험(2016년 1월 6일) 당시 첫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6차 핵실험(2017년 9월 3일) 때도 “열핵무기(수소폭탄) 실험”이라고 밝혔다.

반면 당시 군 당국은 북한의 핵실험이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의 중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과 관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증폭핵분열탄은 원자폭탄 내에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넣어 폭발력을 높인 핵무기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올브라이트 소장이 '1단계 수소폭탄'으로 지목한 것도 증폭핵분열탄으로 해석된다. 즉 '2단계 수소폭탄'이 엄밀한 의미의 수소폭탄이란 뜻이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20~60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해왔다”며 “핵무기에 무기급 우라늄이 얼마나 사용되는지에 따라 이 추정치는 달라진다”고 말했다. 북한이 2단계 수소폭탄 양산에 돌입할 경우 같은 양의 우라늄으로 더 많은 핵무기를 갖게 된다는 의미다.

그는 현재 북한이 보유한 핵분열 무기(원자폭탄 등)의 위력을 30~50kt(1kt은 TNT 1000t의 파괴력에 해당)으로 추산했다. 태평양전쟁 말기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했던 원자폭탄의 위력은 15kt 정도였다.

2017년 9월 3일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6차 핵실험을 했다. 당시 북한 조선중앙TV는 이 실험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수 있는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2017년 9월 3일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6차 핵실험을 했다. 당시 북한 조선중앙TV는 이 실험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수 있는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50kt의 핵무기가 서울 용산 상공 500m에서 폭발할 경우 피해 반경이 히로시마 원폭의 3배가 넘을 것으로 본다. 이는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건물이 파괴되고 200만명 이상의 인명 피해가 예상되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최근 미사일 시험 발사로 국제사회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지만, 핵실험까지 한다면 국제사회는 더 긴장할 것이고, 이것이 또 수소폭탄이라면 충격은 더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북한은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영변 (핵시설)보다 3배나 더 많은 핵물질을 만들고 있다”며 “그만큼 북핵 프로그램이 얼마나 큰지 알아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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