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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리버풀, 라이벌 감독의 우승 전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이 시대 최고의 라이벌이 벌이는 전투’.

미국 NBC스포츠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리버풀의 우승 경쟁을 이렇게 표현했다. 2021~2022시즌 종료까지 8경기 남은 가운데 맨시티(승점 70)가 리버풀(승점 69)에 승점 1 차로 근소하게 앞선 선두다. 맨시티와 리버풀은 최근 5시즌 동안 EPL 양강 구도를 이뤘다. 맨시티가 세 차례 우승과 한 차례 준우승, 리버풀은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 한 차례씩 했다. 3위 첼시(승점 59)와 격차가 커서 올 시즌도 두 팀 중 한 팀이 우승컵에 입 맞출 전망이다. ‘시대의 라이벌’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걸린 한 판 승부를 앞둔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과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아래 사진). 둘은 경력도, 지휘 스타일도 다르지만 최고의 명장으로 꼽힌다. [AFP=연합뉴스]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걸린 한 판 승부를 앞둔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과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아래 사진). 둘은 경력도, 지휘 스타일도 다르지만 최고의 명장으로 꼽힌다. [AFP=연합뉴스]

펩 과르디올라(51·스페인) 맨시티 감독과 위르겐 클롭(55·독일) 리버풀 감독이 부임하면서 두 팀의 라이벌 구도가 만들어졌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016~2017시즌 맨시티 지휘봉을 잡고 두 시즌 만에 EPL 정상에 올랐다. 부임 후 세 번 우승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바이에른 뮌헨(독일)에서 정규리그와 컵대회를 합쳐 20여 차례 우승하며 얻은 별명 ‘우승 청부사’다웠다.

스페인 국가대표, 바르셀로나 주장 등 화려한 선수 경력을 가진 과르디올라는 카리스마를 앞세운 ‘보스 리더십’으로 스타 군단 맨시티 선수단을 장악했다.

바르셀로나 시절 두 차례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티키타카’를 맨시티에 접목했다. 짧고 빠른 패스 플레이로 볼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전술이다. 패스 능력이 탁월한 수비수 후벵 디아스와 미드필더 케빈 더 브라위너는 ‘맨시티판 티키타카’의 핵심이다. 과르디올라는 자신의 전술이 완벽히 녹아들도록 훈련 시 패스 루트와 동선까지 세세하게 지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맨시티는 2008년 아랍에미리트(UAE) 왕족이자 석유 재벌인 만수르가 인수했다. 과르디올라가 팀을 맡은 뒤 ‘부자 구단’에서 ‘명문 구단’으로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걸린 한 판 승부를 앞둔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위 사진)과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둘은 경력도, 지휘 스타일도 다르지만 최고의 명장으로 꼽힌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걸린 한 판 승부를 앞둔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위 사진)과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둘은 경력도, 지휘 스타일도 다르지만 최고의 명장으로 꼽힌다. [로이터=연합뉴스]

클롭 감독은 과르디올라 감독에 한 시즌 앞선 2015~16시즌 리버풀 지휘봉을 잡았다. ‘몰락한 명가’를 두 시즌 만에 재건했다. 리버풀을 2018~19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려놓았고, 다음 시즌엔 EPL 우승 이력을 추가했다. 리버풀은 잉글랜드 톱리그에서 18차례 정상에 올랐지만, 마지막 우승 이력은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하기 전인 199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에 전매특허인 ‘게겐프레싱(gegenpressing)’을 입혔다. 최전방부터 전방위 압박해 볼을 가로챈 뒤 공격하는 전술이다. 클롭은 게겐프레싱을 앞세워 중위권 팀이던 도르트문트를 2011·12년 분데스리가 우승으로 이끈 이력이 있다. 리버풀에선 스피드와 득점력을 겸비한 공격 듀오 모하메드 살라와 사디오 마네가 전술의 구심점 역할을 맡았다.

클롭은 현역 시절 무명이었다. 2부리그 클럽을 전전했고, 독일 대표팀 근처도 못 갔다. 평범한 이력은 부진한 선수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재능을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됐다. 클롭은 팀이 이기면 ‘선수들 덕분’이라며 치켜세우고, 지면 ‘내 탓’이라며 감싸는 ‘형님 리더십’으로 라커룸 분위기를 장악했다.

최근 5시즌 맨시티-리버풀 순위

최근 5시즌 맨시티-리버풀 순위

골이 들어가면 벤치를 박차고 나와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며 ‘어퍼컷 세리머니’로 선수들의 기를 살렸다. 그 모습이 마치 춤추는 것 같아 ‘터치라인의 댄서’라는 별명이 붙었다. 칭찬에 인색한 과르디올라 감독조차 “리버풀은 이기는 방법을 안다”며 클롭의 지도력을 인정한다.

두 감독은 운명을 건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맨시티와 리버풀이 11일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EPL 31라운드에서 만난다. NBC스포츠는 홈팀 맨시티가 간발의 차(5.5-4.5)로 앞서는 박빙 경기를 예상했다. 과르디올라는 “까다롭고 강한 상대에 걸맞은 전투를 준비 중이다. 이 승부를 포함해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길 것”이라며 우승을 자신했다. 클롭은 “선수들에게 ‘잘 싸워줘 고맙다’고 칭찬했다. 뒤쫓는 상황인 만큼 물러설 데가 없다. 맨시티에 1인치의 여유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역전 우승을 다짐했다.

펩 과르디올라

출생 1971년 1월18일(스페인)
소속팀 맨체스터 시티(현 EPL 1위)
현역 주요 경력 바르셀로나, 스페인 국가대표
감독 경력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맨시티
감독 주요 수상 2008~09시즌(바르셀로나) 트레블(리그 챔피언스리그 컵 모두 우승)
2017~19시즌, 2020~21시즌(이상 맨시티) EPL 우승
별명 우승 청부사

위르겐 클롭

출생 1967년 6월16일(독일)
소속팀 리버풀(현 EPL 2위)
현역 주요 이력 마인츠
감독 경력 마인츠, 도르트문트, 리버풀
감독 주요 수상 2019~20시즌(리버풀) EPL 우승
2011~12시즌(도르트문트) 분데스리가 2연패
별명 터치라인의 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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