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련 "중소→중견기업 되면 온갖 규제" 인수위에 정책 제언

중앙일보

입력 2022.04.05 15:53

업데이트 2022.04.05 16:01

윤석열 당선인이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경제 6단체장들과 오찬 회동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구자열 무협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윤 당선인, 손경식 경총회장, 최진식 중견련 회장.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당선인이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경제 6단체장들과 오찬 회동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구자열 무협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윤 당선인, 손경식 경총회장, 최진식 중견련 회장. [국회사진기자단]

도로 포장용 혼합물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은 10년 전 회사 규모가 커지자 중견기업 진입을 포기하고 사업부를 분할해 또 다른 중소기업을 만들었다. 주력 생산품인 아스콘이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돼 공공조달시장 참여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박미진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 정책팀장은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이 되면 그동안 제공 받던 세제·금융혜택, 공공조달시장 참여 기회를 잃게 된다”며 “연구·개발(R&D), 투자 등에 대한 적극적인 세제 지원이 없다면 기업이 성장을 포기하는 ‘피터팬 증후군’이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견련, 경제정책 제언…9개 분야 66개 과제 담아

중견련은 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경제재도약을 위한 새 정부 경제정책 제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145쪽 분량으로 9개 분야 66개 과제로 구성됐다. 중견기업은 보통 중소기업보다 규모가 크면서 대기업이 아닌 기업으로 불린다. 중소기업법상 3년 평균 매출액이 400억~1500억원 이상이면서 자산규모가 5000억원 이상 10조원 미만인 기업은 중소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으로 분류된다.

최진식 중견련 회장은 제언집에서 “중견기업의 수는 5526개로 전체 기업의 1.4%에 불과하지만 매출의 16.1%, 수출의 18.2%, 고용의 13.8%를 담당하는 대한민국 경제의 핵심 기업군”이라며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진입하자마자 온갖 규제를 떠안기는 고질적인 불합리를 해소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견기업 정책 지원 대상 확대 

우선 중견련은 중견기업 육성정책 지원 대상을 전체 중견기업으로 확대하거나 매출액 1조원 미만 기업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견기업 세제지원 제도의 경우 대부분 3년 평균 매출액 3000억원 미만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성장 유인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중견기업의 법인세 실효율은 18.5%로 중소기업(13.1%)보다 5.4%포인트 높다. 중견련은 중견기업이 투자와 고용창출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지원 범위를 넓히고 2024년 일몰 예정인 중견기업 특별법을 일반법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했다.

중견련, 새정부 경제 정책 제언.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중견련, 새정부 경제 정책 제언.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세제·규제 수준, OECD 주요국 평균 수준으로 완화 요청

기업 제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상속세·법인세 등의 세제를 비롯해 모든 규제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10개국 평균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요구했다. 과도한 상속세 부담으로 기업을 승계하기보다 매각하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상속세 최고세율을 인하하거나 기업승계 시 최대주주 보유 주식을 할증평가하는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법인세율을 낮추고 중견·대기업의 R&D 세액공제를 최저한세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행적으로 반복되는 노조 파업으로 기업의 경쟁력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사관계 법제를 개선하고 직무별·업종별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근로시간제를 손보는 방안도 제안했다.

최 회장은 “중견기업은 기업 생태계의 ‘허리’로서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반기업 정서에 근거에 기업을 옥죄는 불필요한 규제가 생겨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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