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대선 전날 대우조선 사장 선임…산업은행이 일정 당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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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이사를 둘러싼 '알박기 인사' 의혹이 일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대우조선해양을 찾았을 때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당시 상무(맨 왼 쪽)의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이사를 둘러싼 '알박기 인사' 의혹이 일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대우조선해양을 찾았을 때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당시 상무(맨 왼 쪽)의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박두선 대우조선해양의 신임 대표이사를 둘러싼 ‘알박기 인사’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박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동생과 대학 동창이다. 정치권에선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지분 55.7% 보유)인 산업은행이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관여했는지를 두고 논쟁이 불붙었다. 여기에 산은이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이사회 일정을 앞당길 것을 요구했던 점도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5일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은행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번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선임 절차는 2월 24일 경영정상화 관리위원회(이하 경관위)가 숏리스트(최종 후보자 명단) 중 박두선 부사장(현 대표이사) 선출 ▶3월 8일 대우조선해양 이사회가 박 내정자 선임안 의결 및 28일 주주총회 소집 공시 ▶3월 28일 정기 주주총회에 선임안 가결된 절차를 거쳤다.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경관위는 2017년 5월 출범한 대우조선해양 관리ㆍ감독기구다. 당시 선임된 8명 중 6명이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이 과정에서 산은의 요구로 이사회 일정이 지난달 14일에서 대통령 선거 하루 전날(8일)로 앞당겨졌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통상 대표이사 선임건 의결과 주주총회 안건이 결정되는 이사회는 주총 2주 전까지 열려야 한다. 지난달 28일 주총이 예정된 대우조선해양은 이사회를 2주 전인 지난달 14일까지 열면 됐다.

특히 논란이 된 것은 산은이 대우조선해양에 이사회 일정을 당겨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산은 관계자는 "경관위에서 대표이사(후보자)를 내정한 2월 24일 이전인 2월 17일에 이사회를 앞당기도록 제안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대금결제 등 사업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이사회 일정을 앞당겨) 대·내외적으로 경영 공백이 없다는 시그널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사회 일정을 3월 14일로 잡았다가 변경한 게 아니라, 이사회 일정을 당겨달라고 했을 뿐 날짜를 제시한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이는 것은 최종 후보자(숏리스트) 선정 뿐이 아니다. 예비 후보 명단(롱리스트)을 추리는 과정에도 산은이 개입했는지를 두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롱리스트는 경관위 요청으로 헤드헌팅 업체가 참여했다. 이주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경관위는 지난 1월 13일 관리위원회 지원단에 대표이사 후보자군 추천에 외부 전문기관을 활용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같은 달 26일 경관위는 경영컨설팅 업체인 브리스캔영어쏘시에이츠를 선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곳은 해운업체 HMM, 한화L&C, 쌍용C&B 등 국내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추천하는 업무를 해왔다.

대표이사 후보 물색(롱리스트)은 브리스캔영어쏘시에이츠가 맡고, 경관위가 롱리스트 중 박두선 대표이사를 포함한 3명의 최종 후보군을 뽑는 절차를 거친 것이다. 헤드헌팅 업체가 작성한 롱리스트 평가서를 경관위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산은이 관여했을 거라는 의혹도 있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헤드헌팅 업체가 후보자들의 경력이나, 역량, 외부평가 등을 확인한 자료를 지원단이 경영정상화 관리위원장에게 전달했다”며 “헤드헌팅 업체의 평가서를 가공하거나 평가하는 등의 개입은 없었다”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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