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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디올·비이커가 찍었다, 평당 2억대 뚫은 '강북의 청담동'

중앙일보

입력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패션 편집숍 비이커가 세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대표 매장)를 오는 11월 서울 성수동에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 청담동·한남동에 이어 세 번째 단독 매장이다.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디올은 이달 성수동에 단독 공간을 내기 위한 막바지 공사에 한창이다.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어 두 번째 단독 공간으로, 명품 브랜드로서는 최초로 성수동에 터를 잡는 브랜드가 된다.

패션 편집숍 비이커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 [사진 삼성물산]

패션 편집숍 비이커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 [사진 삼성물산]

디올, 내달 1일 성수동 매장 연다

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비이커가 성수동 매장 오픈을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11월로 예정된 성수동 단독 매장 오픈을 위해 업계 전문가들에게 컨설팅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정확한 위치나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지만 젊은 층 유입이 많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성수동에 세 번째 단독 매장을 준비 중인 것은 맞다”며 “기존 매장이 있던 청담동이나 한남동처럼 문화를 선도해나가는 지역에서 브랜드를 알리려는 차원”이라고 했다.

4일 디올이 성수동에 새로운 공간을 선보이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유지연 기자

4일 디올이 성수동에 새로운 공간을 선보이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유지연 기자

프랑스 디올도 성수동 공사에 한창이다. 오는 5월 1일 문을 여는 공간으로, 완공되면 청담동에 이어 두 번째 단독 스토어가 된다. 기존에 샤넬이 성수동에서 팩토리 팝업 스토어를, 루이비통이 맨즈 팝업 스토어를 짧은 기간 운영한 적은 있지만, 일반 매장으로 명품 브랜드가 성수동에 터를 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올이 선보이는 새로운 공간의 위치는 성동구 연무장5길 7번지로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 4번 출구 인근 골목이다. 본래 주차장 자리였던 넓은 터로 토지만 3년간 임대해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겨울부터 공사에 들어갔으며, 건축주는 디올의 한국법인인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다. 임대 기간이 비교적 짧아 알려진 대로 플래그십 스토어가 아니라 장기 팝업(임시) 공간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디올 측은 “내달 1일 오픈은 맞지만 구체적 공간 형태와 목적에 대해서는 아직 전달할 단계가 아니”라며 “곧 공식 입장을 준비해 알리겠다”고 했다.

맛집 거리에서 패션 거리로

지난해 5월 구찌가 서울 이태원에 플래그십 스토어 ‘구찌가옥’의 문을 열면서 명품 브랜드 최초로 강북 시대를 연 바 있다. 이번에 디올이 성수동에 매장을 열면 이른바 명품 브랜드의 ‘탈강남’ 추세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젊은 유동 인구가 많은 성수동은 청담에 이어 제2의 명품 거리로 변모할 가능성도 충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서울 이태원에 문을 연 구찌 가옥. 명품 플래그십 스토어의 최초 강북 진출 사례로 꼽힌다. [사진 구찌]

지난해 5월 서울 이태원에 문을 연 구찌 가옥. 명품 플래그십 스토어의 최초 강북 진출 사례로 꼽힌다. [사진 구찌]

성수동은 이름난 맛집과 카페가 많아 주말이면 젊은 세대들이 몰려오는 ‘인증샷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데다, 각종 브랜드의 팝업 행사와 전시 행사 등이 많이 열려 문화 발신지 역할도 톡톡히 한다. 최근 패션 업계에서는 이런 성수동의 가능성을 보고 앞다퉈 팝업 스토어(임시 매장)를 열고 있다. 현재도 디올 뷰티의 팝업 스토어 행사가 16일 간 열리고 있다.

한동안 팝업의 성지처럼 여겨졌던 성수동에 최근엔 패션 브랜드의 상설 매장도 하나 둘씩 들어서고 있다. 젊은 세대들 사이 인지도가 높은 패션 브랜드 ‘아더에러’부터 코오롱 FNC 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커스텀멜로우’도 자리를 잡았다. 캉골·헬렌카민스키 등의 브랜드를 전개하는 에스제이 그룹은 지난해 성수동에 복합문화공간 LCDC를 열고 신규 패션 브랜드 ‘르콩트 드콩트’의 매장을 선보였다. 무신사·젠틀몬스터 등 패션 업체의 사옥도 들어서고 있다.

아더에러의 성수동 매장, '아더 스페이스 2.0 성수' [사진 아더에러 홈페이지]

아더에러의 성수동 매장, '아더 스페이스 2.0 성수' [사진 아더에러 홈페이지]

제2의 청담동? “형태 다를 것”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성수동의 땅값은 평당 2억원대 초반이다. 지가가 높은 지역은 2억2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성수동이 강북의 청담동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렇다 할 대형 매장도 들어서지 않은 가운데, 오피스 수요만으로 땅값이 높아진 상태로 명품·패션 거리가 조성되면 지가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성수동 주요 패션 업체 위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성수동 주요 패션 업체 위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패션 업계가 성수동을 제2의 패션 거리로 낙점한 데는 성수동 특유의 트렌디한 이미지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수동에서 일찍부터 복합문화공간 ‘자그마치’‘오르에르’ 등을 기획·운영했던 김재원 아틀리에 에크리튜 대표는 “청담동이 고급스러운 명품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해 입성하는 지역이었다면, 성수동은 젊고 힙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는 이점에서 접근하는 것”이라며 “(이들 브랜드가) 단순히 옷만 파는 게 아니라 카페 공간이나 전시 공간 등을 겸해 경험적 측면에서의 매장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젊은 지역으로서의 성수동의 가능성은 최근 확 젊어진 명품 소비층의 연령대와도 맞아 떨어진다. 성수동에서 팝업 플랫폼 ‘프로젝트 렌트’를 운영하는 최원석 필라멘트앤코 대표는 “기존 성수동의 단점으로 꼽혔던 정주 인구의 소비력도 인근 지역 재개발 이후 초고층 주상복합이 들어서면서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며 “젊고 트렌디한 데다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이 많은 지역을 찾는 명품·패션 브랜드에게 현재 성수동만한 지역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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