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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킹 한선수·황택의, 세터킹은 누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프로배구 최고 팀을 가리는 챔피언 결정전이 5일 시작된다. 코로나19로 올 시즌엔 3전2승제로 챔피언을 가린다. 1차전은 대한항공 홈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다. 역대 16차례 챔피언 결정전에선 1차전 승리 팀이 11번 우승했다.

챔피언 결정전은 최고 세터를 가리는 무대이기도 하다. 대한항공의 베테랑 세터 한선수(37)와 KB손해보험의 황택의(26)가 정면 대결한다.

한선수 VS 황택의

한선수 VS 황택의

정규시즌 2위 KB손보는 3일 열린 플레이오프(PO)에서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1로 물리치고 챔프전에 진출했다. 2005년 프로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맞서는 정규 시즌 1위 대한항공은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2년 연속 정상에 도전한다.

대한항공은 정지석, 곽승석, 임동혁, 링컨 윌리엄스 등 뛰어난 공격수가 많다. 이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세터 한선수가 맡는다. 리시브된 공을 빠르게, 선수가 원하는 위치로 쏘아 올려 공격으로 연결한다. 토스된 공의 공격 성공률은 54.2%. 리그에서 두 번째로 높다.

한선수의 강점은 두둑한 배짱과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이다. 상대 허를 찌르는 속공 토스가 일품이다. 공격수 컨디션이 좋을 땐 연달아 몰아줘 상대방의 기를 꺾는다. 나이가 많아 체력 안배는 필요하다. 핀란드 출신의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정규시즌에선 동갑내기 세터 유광우를 자주 기용했다. 하지만 챔프전에선 한선수가 경기를 끌고 갈 가능성이 크다. 정규시즌 1위가 걸린 지난달 24일 KB손보전에서도 한선수가 끝까지 경기를 책임져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에 맞서는 KB손보는 황택의가 이끈다. 2016~2017시즌 드래프트에서 세터 최초로 전체 1순위에 지명된 황택의는 데뷔하자마자 신인왕을 차지했다. “뛰는 게 싫어서 세터를 선택했다”는 엉뚱함도 있지만, 공격수를 리드하는 카리스마를 무시할 수 없다.

세터치고는 큰 키(1m90㎝)도 황택의의 강점이다. 속공 토스는 물론 라이트 공격수에게 넘겨주는 백토스도 일품이다. 올 시즌 세트 성공횟수(1490개)와 공격성공률(55.7%) 모두 1위다. 2년 연속 득점왕에 오른 KB손보의 외국인 선수 노우모리 케이타(말리)는 “황택의는 내가 만난 최고의 세터다. 평소 대화를 자주 나누면서 호흡을 맞춘다”고 했다.

황택의는 다른 무기도 많다. 날개 공격수들 못잖게 강력한 서브를 구사한다. 올 시즌 세트당 0.216개의 서브 득점을 올려 15위에 올랐다. 부상 때문에 종종 약하게 서브를 넣지만, 시즌 막바지부턴 스파이크 서브를 때리고 있다. 팔이 길어 블로킹도 잘한다. 한국전력과 플레이오프에서도 블로킹 1개, 서브득점 2개를 기록하며 4득점 했다. 수비 능력도 일품이다.

한선수와 황택의의 맞대결은 최고 연봉 선수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기도 하다. 황택의는 2020~2021시즌 뒤 7억3000만원(옵션 포함)에 FA 계약을 했다. 한선수를 제치고 연봉 1위에 올랐다. 한선수가 도맡았던 국가대표 주전 세터 자리도 황택의가 물려받았다.

지난해 한선수의 연봉이 1억원 오르면서 한선수(7억5000만원)가 연봉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연봉 킹’의 자리를 주고받은 셈이다.

한선수는 ‘봄 배구 전문가’다. 2007년 데뷔 이래 포스트시즌에만 45경기를 치렀다. 챔프전에도 일곱 번 나가 두 차례 정상에 올랐다.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덕에 휴식을 취하면서 여유 있게 준비를 마쳤다. 황택의는 포스트시즌이 처음이다. 지난 시즌엔 부상 때문에 준PO에 나가지 못했다. 황택의는 “지난해엔 코트 밖에서 선수들이 뛰는 걸 보고 부러웠다. 이번엔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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