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 더 준다는 건설업체 탈락…송도판 ‘대장동 의혹’

중앙일보

입력 2022.04.0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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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공공택지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송도국제화복합단지 2단계 조감도.

공공택지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송도국제화복합단지 2단계 조감도.

인천의 강남이라 불리는 송도 내 공공택지에 아파트 등 3500여 가구의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3조원대 대형 공모사업(송도국제화복합단지 2단계)의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발주처가 특정 업체를 노골적으로 밀어줬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내부 심사위원(발주처 직원)으로만 구성된 재무계획 부문 심사위원단이 한 업체에 높은 점수를 몰아줬고, 결국 이 업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의혹의 요지다. 특히 대장동에서 논란이 된 초과이익 부분과 관련해서는 탈락한 업체가 선정된 업체보다 1500억원가량을 발주처에 더 많이 주기로 해 배임 논란도 일 전망이다.

4일 중앙일보가 단독 입수한 ‘송도국제화복합단지 2단계 조성사업 평가표’에 따르면 재무계획 평가 분야에는 발주처인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이하 송복개발) 직원 A, B, C씨만이 평가위원으로 들어가 A~C씨 모두 GS건설 컨소시엄은 76점으로 평가했고,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69점을 매겼다.

송복개발은 인천도시공사와 인천교통공사가 지분 51%를 가진 공기업 성격의 특수목적법인(SPC)인데, 공기업이 발주하는 공모사업에서 특정 평가 분야 평가위원을 내부 직원으로만 구성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LH는 전원 외부 전문가로만 평가위원을 구성하고, 대장동에서 화천대유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한 성남도시개발공사와 같은 도시공사도 분야별 내부 평가위원 비율이 높아야 50%다. 송복개발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는 공익적인 면이 있고, 이익을 다른 사업에 재투자해야 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자금 투입 시기 등 자금 스케줄을 잘 파악할 수 있는 내부 직원으로만 재무계획을 평가하는 게 바르다고 봤다”고 말했다.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

문제는 재무계획 분야에서 큰 점수 차이로 선정된 GS건설보다 2위로 떨어진 현대건설의 신용등급이 2단계나 높고, 부채비율이나 유동비율 등 재무구조도 현대건설이 더 우량하다는 점이다. 신용등급이 높으면 사업자금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어 발주처가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인 김경률 회계사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의 주요 재무지표를 살펴본 결과 현대건설이 우위에 있다”며 “공모사업에서 재무계획을 회계사 같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 직원이 평가하는 경우도 없다”고 지적했다. 송복개발 측 평가위원 3인의 이력은 국회의원(통합민주당) 사무실 근무, 대학 행정직 근무, 시행사 근무 등이고 송복개발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전 인천시의원이다.

특히 사업에서 초과이익이 날 경우 발주처에 돌아가는 초과이익 배분도 현대건설 측은 90%를 배분하는 거로 제안했고, GS건설 측은 75%를 배분하겠다고 해 현대가 약 1275억원의 수익(최근 분양한 송도자이더스타 분양가 기준)을 발주처에 추가로 주게 돼 있다.

객관적 지표에 따라 점수가 매겨지는 제안개발 이익 평가 부분(2차 심사항목)에선 현대건설이 발주처에 249억원의 수익을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해 이 부분에서 12.65점을 더 받았다. 초과이익 배분과 합해 약 1500억원을 발주처에 더 주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발주처에 훨씬 많은 이익을 주는 업체를 이렇게 떨어뜨린 건 발주처 직원의 배임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발주처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면밀히 파악해 입찰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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