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18만 넘은 '재명이네'…대선 패배에도 '개딸' 급증, 왜

중앙일보

입력 2022.04.04 22:07

업데이트 2022.04.04 22:26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월 3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터에서 열린 ‘우리 모두를 위해, 성평등 사회로’ 유세에서 여성 유권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월 3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터에서 열린 ‘우리 모두를 위해, 성평등 사회로’ 유세에서 여성 유권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팬카페 회원 수가 4일 기준 18만 명을 돌파했다. 대선 패배에도 오히려 ‘이재명 팬덤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양상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이 상임고문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은 이날 오후 9시 기준 18만 8042명의 회원 수를 기록했다. 카페 개설 한 달도 채 안 돼서다. 이 카페는 대선 직후인 지난 3월 10일 개설됐다.

팬카페에서 지지자들은 이 상임고문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거나, 이 상임고문,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야당 인사들이나 언론의 보도를 반박하는 자료를 게시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재명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캡처]

[이재명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캡처]

그뿐만 아니라 아이돌 팬덤에서 주로 만들어졌던 팬아트나 굿즈 제작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팬카페에는 하루 평균 20개 안팎의 팬아트가 올라온다. 이 상임고문의 팬아트는 물론, 이 상임고문과 배우자인 김혜경씨를 함께 그린 ‘부부 팬아트’도 적지 않게 올라온다. 팬카페에서 김혜경씨는 ‘혜경 엄마’로 통한다.

특히 지난달 31일은 이 상임고문 부부의 결혼기념일이었는데, 이날 특히 부부 팬아트가 많이 게시됐다. 한 지지자는 “재명 아빠, 혜경 엄마, 결혼기념일 축하드려요”라는 멘트와 함께 이 상임고문과 김혜경씨의 다정한 모습이 담긴 그림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재명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캡처]

[이재명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캡처]

이 상임고문의 애칭인 ‘잼칠라(재명+친칠라)’를 그린 팬아트도 있다. 친칠라는 포유강 설치목의 동물인데, 지지자들이 이 상임고문과 친칠라가 닮았다며 ‘잼칠라’라는 애칭을 붙였다.

일부 지지자들은 집회 현장에서 배지, 열쇠고리 등 굿즈도 판매하고 있다. 다만 팬카페는 “굿즈는 팬카페 이름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2030 ‘개딸’, 이재명 팬덤 현상 주도…‘냥아들’ ‘개삼촌’ ‘개이모’도 등장

이 상임고문 팬덤 현상을 이끄는 주축은 ‘개딸’들이다. 개딸은 강아지처럼 천방지축인 딸을 일컫는 말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유래했다. 이 상임고문의 2030 여성 지지자들이 자신을 지칭할 때 개딸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대선 직후, 2030 여성 지지자들의 민주당 입당 신청이 급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민주당 서울시당에 따르면, 3월 10일과 11일 이틀간 온라인 입당자만 1만 1000여 명이며 이 가운데 여성이 80%, 2030 여성이 절반 이상이었다. 당시 여성 이용자가 주를 이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민주당 입당 인증샷이 잇따라 게시됐다.

최근에는 일부 2030 남성 지지자들(일명 ‘냥아들’로 지칭)이나, 이 상임고문보다 연령대가 높은 지지자들(‘개삼촌’ ‘개이모’ ‘개언니’ ‘개형’)도 온라인 커뮤니티나 이 상임고문 팬카페 등을 통해 스스로 존재감을 표시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민주당 “활발한 소통 덕분, 대선 이후 절망을 승화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이에 대해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대선 (패배) 이후 정치인으로서는 정말 거의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 상임고문의 활발한 소통 덕분”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재명개딸 현상’에 대해 “활발하게 소통하는 이재명 후보에 반응한 정치적 현상”이라며 “이 상임고문은 수요일에 개표하고, 목요일 날(대선 패배 확정 당일)부터 트위터, 텔레그램, 문자로 활발하게 소통하셨다. 그래서 저희가 ‘이재명도 답변하는데 왜 너는 답변 안 하냐’ 이런 문자도 받았다. 그 부지런함에서 개딸 현상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 이 상임고문은 대선 패배 확정 직후부터 직접 트위터에서 지지자들의 다이렉트 메시지(DM)에 손수 답장했다. 이에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 상임고문으로부터 답장을 받았다는 인증샷이 이어졌던 바 있다.

지난 2일엔 직접 팬카페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재명이네 마을’ 팬카페의 대표 격인 이장직을 수락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개딸, 냥아, 개삼촌, 개이모, 개언니, 개형 그리고 개혁 동지와 당원동지 시민 여러분 모두 모두 깊이 사랑합니다”라며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팬카페 회원들은 최근 투표를 통해 이 상임고문이 이장직을 맡아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이 상임고문은 글에 ‘~잔아’라는 말투를 사용하며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잔아’라는 문구는 맞춤법에는 맞지 않지만, 팬카페 내에서 친근함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이다.

이러한 ‘이재명 팬덤 현상’에 대해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030 여성들이 분열과 갈등에 맞서 포용과 통합의 정치를 대한민국에 심는 주역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국회 ‘제20대 대통령 선거 이후 2030 여성들의 민주당 입당 의미와 과제’ 토론회에서 “2030 여성들이 소위 ‘개딸’, ‘잼칠라’로 지칭하며 온라인상에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이에 대한 논란과 우려, 비판하시는 부분들도 있는 것 같다”면서도 “대선 이후에 낙담하고 절망한 20대 여성들이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놀이, 재미있게 승화하는 방식으로 이해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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