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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해제 2주 지나도 아프다"…롱코비드 유독 심한 연령대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3일 서울 중구 서울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이 PCR 검사 키트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서울 중구 서울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이 PCR 검사 키트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인 전모(39ㆍ서울 송파구)씨는 지난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감염 당시 증상은 그리 심하지 않았다. 인후통과 기침, 근육통 등 감기에 걸렸을 때와 비슷했다. 해열제와 기침약 등을 먹으며 나아지는 듯했다. 그런데 7일간의 격리가 풀린 뒤에도 몸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다. 잔기침이 계속됐고, 몸살 기운과 피로감이 계속됐다. 전씨는 “격리 해제된 지 2주가 넘었는데 아직도 증상이 계속 남아있다”라며 “이유 없이 피곤하고 무기력해져 일에 집중이 잘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증상이 앞으로 얼마나 갈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전씨처럼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격리 해제된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기침, 호흡곤란, 통증, 피로감 등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국민 3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황이라 이런 후유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급증할 전망이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날까지 1400만1406명으로, 전 국민 28%가량이 확진됐다. 전문가들은 숨은 감염자를 고려하면 인구 40% 이상이 감염됐을 거라 추정한다. 특히 오미크론 유행으로 최근 한 달간 감염된 확진자가 1000만명을 넘어선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등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증상이 가벼운 편이지만, 후유증은 절대 가볍지 않다고 말한다.

서울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코로나회복클리닉은 지난달 289명의 코로나19 후유증 의심 환자를 진료했다. 이 가운데 40대가 74명, 30대가 65명, 50대가 48명으로 중장년층이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60대와 20대가 각각 42명, 27명으로 뒤를 이었다. 병원 측은 “코로나19 후유증은 연령대와 무관하게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전했다.

병원 측이 환자 가운데 62명을 표본 조사한 결과 기침, 가래 증상이 계속되는 환자가 전체의 84%인 52명으로 나타났다. 두통, 인후통, 흉통, 근육통, 복통 등 각종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고 호흡곤란, 피로감과 후각, 미각 장애 등을 호소하는 환자도 상당했다. 수면장애와 어지럼증, 피로감,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도 나타났다. 62명 가운데 41명은 기침, 가래 이외에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다른 증세를 보였다.

병원 측은 코로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환자에 대해 흉부 X선 검사, 심전도검사, 흉부CT 촬영, 폐기능검사, 혈액검사, 면역검사 등 정밀검사를 했다. 흉부 CT 촬영을 받은 환자는 50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20%에 달하는 10명에게서 폐렴이 발견됐다.

이상덕 병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점을 지나면서 코로나 후유증 환자가 급증했고, 이른바 ‘롱코비드(Long Covidㆍ코로나19 후유증)’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에 걸린 뒤 일주일 이상 지나도 기침이 계속되거나 열, 통증 등 증세가 느껴지면 종합적인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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