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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7%, 제네시스 -4%…잘나가던 중고차, 고유가에 ‘휘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0년 10월 국내 출시된 BMW 뉴 5시리즈. [사진 BMW코리아]

2020년 10월 국내 출시된 BMW 뉴 5시리즈. [사진 BMW코리아]

일부 중고차가 신차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등 최근 신차 출고 지연으로 ‘몸값’이 치솟던 중고차가 복병을 만났다. 유가가 다락같이 오르자 기름을 많이 먹는 휘발유·경유 차량의 중고차 시세가 약세로 돌아섰다.

4일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가 발표한 중고차 시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중고 경유차 시세 하락 폭이 두드러지게 커지는 추세다. 케이카 관계자는 “최근 6개월간 중고차 시세는 꾸준히 보합·상승세였는데 이번에 경유차 시세가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출시 12년 이내 740여 개 차종을 대상으로 한 집계한 결과다.

디젤·가솔린 중고차 시세 하락하는데 전기 중고차 시세는 올라.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디젤·가솔린 중고차 시세 하락하는데 전기 중고차 시세는 올라.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고유가에 중고 휘발유∙경유차 시세 하락

주요 중고차 중 하락 폭이 가장 큰 차종은 BMW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1으로 지난달보다 평균 시세가 7.6% 내렸다. 경유를 사용하는 X1은 신차를 기준으로 연비가 L당 9.8~13.3㎞다. X1 이외에도 BMW의 중형 세단 5시리즈(-5.2%), 준중형 해치백 1시리즈(-4.5%) 등 경유를 사용하는 고급 중고차의 가격 하락 폭이 컸다. 국산 경유차 중에선 대형 세단 제네시스 G80(-3.8%)과 제네시스 G70(-3.2%)의 시세가 꺾였다.

이런 분위기는 휘발유 차량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휘발유 엔진을 사용하는 BMW 5시리즈 중고차 시세는 4.6% 하락했다. 구형 제네시스BH 모델의 시세는 3.8%가 떨어져 국산차 중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제네시스 G80(-3.8%), 그랜저(-3.2%) 등 고급 세단형 차량의 중고차 시세가 상대적으로 많이 하락했다.

중고차 시세는 연초부터 가파르게 상승했으나 ‘성수기’인 4월 들어 되레 꺾인 것이다. 중고차 매매 사이트 엔카닷컴에선 지난달 현대차 투싼(가솔린 1.6터보) 중고차가 3283만원에 거래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신차(3155만원)보다 비싸게 팔린 것이다. 기아 카니발 9인승이나 쏘렌토 4세대 등도 신차 가격보다 높게 거래됐다.

기아 전기차 EV6. [사진 기아]

기아 전기차 EV6. [사진 기아]

업계에서는 유가 급상승이 중고차 시세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박상일 케이카 프라이싱매니지먼트팀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달부터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연비가 낮은 중대형 중고차 선호도가 감소했다”며 “특히 경유 가격이 휘발유에 맞먹는 수준으로 치솟자 경유 중고차 시세가 하락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전기차 시세는 오히려 0.3% 상승했다. 고유가 영향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기아 EV6와 메르세데스-벤츠 EQC, 르노코리아 조에의 중고차 시세는 각각 4.7%, 2.3%, 2% 올랐다. 상대적으로 기름을 적게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종의 중고차 시세도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 달 현대차 투싼 중고차가 신차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사진 현대차]

지난 달 현대차 투싼 중고차가 신차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사진 현대차]

온라인에선 LPG·전기 중고차 검색 늘어 

엔카닷컴에서 비슷한 추세다. 엔카닷컴이 1~3월 연료 유형별 검색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휘발유·경유차를 검색한 소비자는 감소했지만, 액화석유가스(LPG)·전기차·하이브리드카를 검색한 소비자는 증가했다.

엔카닷컴에서 지난 1월 휘발유차를 검색한 소비자는 47.9%였지만, 지난달엔 44.4%로 3.5%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유차 검색 비중도 0.26%포인트 줄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LPG차(14.5→17%)와 전기차(11.9→13%), 하이브리드차(2→2.3%) 검색량은 모두 늘었다. 박홍규 엔카닷컴 사업총괄본부장(전무)은 “유가 상승으로 유류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LPG·전기차나 유류세 환급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차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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