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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와 제인 캠피온, 94년 만에 오스카 최초 만든 여걸들 [배우 언니]

중앙일보

입력

영화 '코다'는 농인 가족 중 유일한 청인인 소녀 루비가 가수를 꿈꾸는 여정을 그린 가족영화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색상, 남우조연상 3관왕을 차지했다. [사진 판씨네마]

영화 '코다'는 농인 가족 중 유일한 청인인 소녀 루비가 가수를 꿈꾸는 여정을 그린 가족영화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색상, 남우조연상 3관왕을 차지했다. [사진 판씨네마]

지난 27일(미국 현지 시간)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여성 감독들의 무대였습니다. 작품상과 감독상을 각각 다른 여성 감독의 영화가 차지했습니다. 오스카(아카데미 트로피 애칭) 94년 역사상 최초입니다.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이변의 결과 #신예 헤이더 '코다' 작품상 등 3관왕 #캠피온, 감독상 후보 女최초 2번 올라 수상 #작품·감독상 각각 다른 女감독 수상도 최초

신예 션 헤이더(45) 감독은 두 번째 장편영화 ‘코다’가 작품‧각색‧남우조연상 등 이변의 3관왕에 올랐죠. 작품상 부문에선 스티븐 스필버그(‘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기예르모 델 토로(‘나이트메어 앨리’), 아담 맥케이(‘돈 룩 업’), 드니 빌뇌브(‘듄’) 등 쟁쟁한 거장을 제쳤습니다. 미국 현지선 ‘코다’가 애플TV+ 오리지널로 독점 출시돼 OTT 최초로 아카데미 장벽을 넘은 작품상 수상작이 됐습니다.

청각장애 배우들이 직접 출연한 장애 소재 영화 최초의 작품상이기도 하죠. 코다(CODA)는 농인 부모의 청인 자녀(Child of Deaf Adults)의 약자입니다. 무명 신인들이 만든 따뜻한 가족영화의 반전입니다.

28년만에 2번째 감독상 후보 오른 최초 여성  

제인 캠피온은 '파워 오브 도그'로 올해 아카데미 첫 감독상을 받았다. [EPA]

제인 캠피온은 '파워 오브 도그'로 올해 아카데미 첫 감독상을 받았다. [EPA]

감독상은 넷플릭스 영화 ‘파워 오브 도그’의 뉴질랜드 거장 제인 캠피온(68)이 받았습니다. ‘허트 로커’의 캐서린 비글로우(2020년 시상식), 지난해 ‘노매드랜드’ 클로이자오에 이어 여성 감독으론 역대 세 번째입니다.

‘허트 로커’ ‘노매드랜드’는 그해 작품상까지 휩쓸었지만, 올해 시상식에선 두 여성 감독 영화가 작품상, 각본상 트로피를 각각 받았죠. 아카데미 후보 명단에 여성 감독이 한 명 포함될까, 말까했던 과거와 달리, 평단과 대중의 지지를 얻은 여성 감독 작품이 그만큼 다채롭고 풍성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지난해 아카데미 감독상 부문에선 사상 최초로 2명의 여성 감독(클로이자오와 ‘프라미싱 영 우먼’의 에메랄드 펜넬)이 지명된 것도 같은 맥락이죠.

제인 캠피온 감독은 올해 감독상 후보에 두 번 오른 최초의 여성이란 기록도 썼습니다. 1993년 ‘피아노’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공동 수상한 최초의 여성이 됐고 이듬해 이 영화로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올랐지만 각본상만 받았죠. ‘파워 오브 도그’로 28년 만에 아카데미 감독상에 두 번째 도전해 트로피를 안았습니다. 장편 데뷔작 ‘스위티’(1989)부터 33년째, 여성 감독도 이처럼 평생에 걸쳐 왕성한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산증인이죠. ‘탑 오브 더 레이크’(2012) 이후 10년 가까운 연출 공백을 딛고 ‘파워 오브 도그’로 복귀하며 경력단절을 성공적으로 극복했습니다. 윌 스미스 폭행 사건이 가려버린 올해 아카데미에서 기억해야 할 진짜 역사들입니다.

애플보다 먼저 '코다' 찜한 '미나리' '라라랜드' 수입배급사 

2일 팟캐스트 '배우 언니'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새 역사를 쓴 션 헤이더 감독의 '코다',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캠피온 감독의 이변의 수상 결과를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와 함께 분석했다. '코다'를 애플보다 먼저 한국 수입한 '미나리' '라라랜드' 수입배급사 대표를 전화연결해 개봉 뒷이야기도 담았다. [사진 판씨네마, EPA=연합]

2일 팟캐스트 '배우 언니'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새 역사를 쓴 션 헤이더 감독의 '코다',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캠피온 감독의 이변의 수상 결과를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와 함께 분석했다. '코다'를 애플보다 먼저 한국 수입한 '미나리' '라라랜드' 수입배급사 대표를 전화연결해 개봉 뒷이야기도 담았다. [사진 판씨네마, EPA=연합]

올해 아카데미에서 여성 감독 영화가 주목받은 건 기존과 다른 시선, 주제의식도 있습니다. ‘코다’는 위로가 필요한 시대를 뭉클하게 채워주는 영화입니다. 장애를 넘은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과 화해, 가수를 꿈꾸는 딸의 노래를, 손끝에 전해오는 목의 떨림으로 듣는 농인 아버지의 뭉클한 모습으로 온기를 전합니다. 한국에도 개봉한 원작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와 닮고도 또 다른 점이 많은데요. 헝가리‧웨일즈 출신 부모를 둔 헤이더 감독이 이민자 가정에서 미국 출생 아이로 자라며 느낀 점을 극 중 농인 부모와 청인 딸 루비의 관계에 녹여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 ‘코다’는 미국 등 해외에선 애플TV+로 볼 수 있지만, 한국에선 지난해 8월 극장 개봉해, 지금은 시리즈온, 티빙, 웨이브 같은 OTT와 극장가 아카데미 특별전을 통해 상영되고 있습니다. ‘미나리’ ‘라라랜드’ 수입‧배급사 판씨네마가 애플보다 먼저 한국 배급권을 선점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선댄스영화제 4관왕에 오르기도 전, 미완성 상태의 ‘코다’를 계약했다고 하는데요. 이 영화의 어떤 점에 마음이 끌렸을까요.

2일 팟캐스트 ‘배우 언니’가 여성 감독들이 새 역사를 쓴 올해 아카데미 수상 결과 분석에 더해, 판씨네마 백명선 대표와 전화연결로 ‘코다’ 개봉 뒷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배우 언니’는 중앙일보 플랫폼 ‘J팟(’(https://www.joongang.co.kr/jpod/episode/817)을 통해서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배우 언니 모아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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