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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적거리니 날 잘랐다" 前성남도공 사장, 이재명 작심공격[法ON]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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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하다 싶었던 대장동 재판에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낸 겁니다.

지난 2012년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대장동 개발 계획을 발표하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사진 성남시

지난 2012년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대장동 개발 계획을 발표하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사진 성남시

“‘대장동팀’ 최선의 선택”?…황무성 “아무나 와도 한다”  

황 전 사장은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황 전 사장은 대기업 건설사 부사장, 대한토목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한 뒤 성남도공 초대 사장으로 일했던 인물입니다.

황 전 사장은 ‘대장동 팀’의 논리를 적극적으로 공박했습니다. ‘대장동 팀’은 부동산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 몰랐던 만큼, 성남도공의 이익을 딱 고정해놓은 건 자신들의 ‘투자’ 전략이었고, 성남도공 입장에서도 위험을 최소화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죠. 당시로서는 이렇게 부동산 시장이 호황일줄 몰랐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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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검찰이 “(대장동 팀이) 당시 상황에서 최선의 상황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하자 “말도 안된다”고 맞받았습니다. “보수적으로 하는 용역 결과에도 분양률이 97%였다”며 “아무나 와서 할 수 있는 사업이었다”고 까지 평가했습니다. 특히 대형 건설사가 들어왔다면 “(수익률 배분을) 30대 70으로 하자고 해도 한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공사가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었고 이익이 많이 남을 것이라는 것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죠.

변호인들이 “이 사업은 토목공사만 대상인데 건설사가 해야하는 이유가 있나”고 묻자 “지금까지 대형 건설사 끼고 하는 경우가 많지, 이렇게 개인이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허가권은 시장이 하는 것이고 “업자 입장에서 보면 성남시장이 하는 거니까 리스크는 하나도 없다”고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전 후보를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황무성 “사직 종용, 성남시장 지시라 들었다”

그러면서 황 전 사장은 사장직을 내려놓게 된 이유에 대해 자신이 성남시의 ‘걸림돌’이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임명권자인 성남시장이 이런 대형건설사를 배제하고 성남도공의 확정이익을 확보한다는 입장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을 추진했다면 증인은 당연히 거기 따라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묻자 “제가 (따르지) 못했죠. 그러니까 저를 자른 거 아닙니까”라고 한 거죠. “제가 걸리적거리지 않나”라고 추측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사직서를 작성하게 된 경위에서도 ‘이재명 시장’이 등장합니다. 고(故) 유한기 전 성남도공 개발사업본부장이 인쇄한 사직서를 가져왔고 거기에 황 전 사장이 서명을 했는데 유 전 본부장이 시장님 지시로 유동규 본부장이랑 다 이야기가 됐으니까 사표를 내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황 전 사장이 사직서에 서명하고 일주일 뒤인 2015년 2월 13일 공고된 공모지침서에는 공사의 이익이 사업 수익의 50%를 받는다는 조항이 삭제되고 1822억 원의 고정수익을 받는 것으로 변경됐습니다.

이후 유한기 전 본부장이 이재명 전 후보의 지시로 사표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일었고 검찰 수사도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수사 도중 유한기 전 본부장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이 전 후보와 정진상 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실장(전 성남시 정책실장)은 황 전 사장의 사퇴를 종용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죠.

그는 이와 관련 “(불기소 처분 이유를 들은 적이) 없다. 녹취록이 있는데 왜 증거가 없다 그러냐”면서 “그게 증거가 아니면 뭐가 증거냐”고 발끈하기도 했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중앙포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중앙포토]

성남도공 사장은 ‘바지’, 실세는 ‘유동규’?

황 전 사장은 스스로 ‘바지사장’ 이라고 일컬었습니다. ‘실세’로는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을 지목했습니다. 자신이 사장임에도 도공에서 인사 문제나 주요 의사결정을 유 전 본부장이 주도했다는 것이죠. 그는 “나는 바지사장이었기에 (인사 문제에 목소리를 낼) 그럴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또 “(조치를) 취할 수가 없었다”며 “그런 전횡이 유동규 지시만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재명) 성남시장이나 (정진상) 정책실장 등 지휘부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권한을 줬다고 생각했다”고 추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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