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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이양기, 격랑의 한반도 정세]윤 당선인과 친분 MB 때 인사, 김성한·김태효·이종섭 중책 가능성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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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2호 10면

SPECIAL REPORT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중용하는 외교안보 분야 인사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이른바 ‘이명박(MB) 라인’과 윤 당선인과의 개인적 인연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김성한

김성한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외교안보분과 간사를 맡은 김성한 고려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그는 윤 당선인의 대광초등학교 동창이자 50년 지기로 MB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2차관을 지냈다. 윤 당선인이 정계에 입문하기 전부터 외교안보 분야의 ‘과외 교사’를 맡아 한·미동맹과 북한 관련 공약을 마련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윤 당선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전화 통화를 할 때 김 전 차관의 휴대전화를 사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윤 당선인의 신임이 두텁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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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

김태효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의 재발탁도 주목할 만하다. MB가 서울시장이던 시절 첫 인연을 맺은 그는 청와대에 입성한 뒤 ‘소년 책사’로 불리며 MB 정부의 대북 정책과 외교안보 전략을 사실상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미·일 협력을 중시하는 그는 2012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밀실 처리’ 논란으로 물러날 때까지 4년 넘게 청와대에서 MB 곁을 지켰다. 2011년에는 남북 비밀 접촉의 핵심 인사로 지목되기도 했다. 김 전 차관과는 2000년대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로 함께 재직할 때부터 호흡을 맞춰 왔다.

이종섭

이종섭

세 명의 인수위원 중 국방 분야를 맡은 이종섭 전 합참 차장도 MB 정부 때 청와대 안보정책담당관으로 근무했다. 미 테네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국방부 정책기획차장 때도 한·미안보협의회(SCM) 등 한·미동맹 현안을 주로 다뤄 군 출신 중 특히 대미 관계 경험이 풍부한 인사로 분류돼 왔다. 인수위 주변에선 이들 인수위원 세 명이 윤석열 정부의 청와대·외교부·국방부에서도 중책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 당선인의 충암고 1년 선배인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도 핵심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 대선 때도 국민의힘 선대본부 국방정책위원장을 맡아 유사시 대북 선제타격론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추가 배치 등 군사 안보 분야의 주요 공약을 기획하는 데 힘을 보탰다. 윤 당선인과의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유력한 경호처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윤 당선인의 외교안보 정책 자문단에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2020년 말까지 북핵 실무협상을 맡았던 이도훈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 때 육군과 공군을 진두지휘했던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과 이왕근 전 공군참모총장도 윤 당선인 대선 캠프에서 미래국방혁신특위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학계에선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윤덕민 한국외국어대 석좌교수와 ‘일본통’인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이 윤 후보의 책사 역할을 맡고 있다. 윤 교수는 윤 당선인 캠프에서 외교안보 정책자문단 좌장으로 활동했고 박 교수도 윤 당선인의 대일 관계 공약 마련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에선 박진 의원과 조태용 의원이 윤 당선인의 주요 참모로 꼽힌다. 이들은 조만간 미국을 방문할 정책 협의 대표단의 단장과 부단장도 맡았다.

외교가에서는 인수위원 등 핵심 참모들의 면면이 그 자체로 북한에 대한 압박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이 MB 정부 때 북한이 강하게 반발했던 ‘비핵·개방 3000’ 구상을 입안하는 데 핵심 역할을 맡았다는 점에서 새 정부 출범 후 북한과의 갈등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일각에선 새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이 실용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강경책 일변도로 흐르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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