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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1 훈련기 2대 공중 충돌…석달만에 또 사고, 4명 모두 순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공군 조종사를 양성하기 위해 훈련 중이던 공군기가 1일 공중에서 충돌해 조종사 4명이 모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군 관계자는 "경남 사천기지에서 1일 오후 1시 32분부터 잇따라 이륙한 KT-1 기본훈련기 2대가 5분여 뒤 공중에서 충돌했다"며 "사고기들에 탑승했던 학생 조종사 2명(중위)과 비행교수(군무원) 2명이 모두 순직했다"고 말했다. 군과 소방 당국은 현재 기체 잔해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1일 오후 1시 37분쯤 경남 사천시 정동면 고읍리 한 야산에 공군 KT-1 기본훈련기 2대가 추락한 가운데 사고 현장 인근에 파손된 기체 파편이 떨어져 있다. 뉴스1

1일 오후 1시 37분쯤 경남 사천시 정동면 고읍리 한 야산에 공군 KT-1 기본훈련기 2대가 추락한 가운데 사고 현장 인근에 파손된 기체 파편이 떨어져 있다. 뉴스1

이날 사고를 목격한 인근 주민들은 ‘쾅’ 하는 큰 소리와 함께 전투기 1대가 날개 없이 수직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충돌로 발생한 비행기 파편이 비 오듯 떨어졌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또 낙하산 3개가 발견됐는데, 그중 1개는 낙하산이 제대로 펴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현장에 출동한 소방 당국 관계자들은 이들 3명이 모두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당초 실종됐던 조종사 1명도 수색 과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사고기들은 사천기지에서 남쪽으로 약 6㎞ 정도 떨어진 사천시 정동면 사천읍교회 인근 야산에 추락했다. 일부 잔해가 교회 옥상과 차량 등에 떨어지기도 했다. 사고 현장 주변에 민가가 있었지만,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1일 오후 1시 37분께 경남 사천시 정동면 고읍리 한 들판 인근에 공군 KT-1 기본훈련기 2대가 공중 충돌해 추락했다. 사진은 전투기 충돌 직후 낙하산으로 탈출하는 조종사들의 모습. 연합뉴스

1일 오후 1시 37분께 경남 사천시 정동면 고읍리 한 들판 인근에 공군 KT-1 기본훈련기 2대가 공중 충돌해 추락했다. 사진은 전투기 충돌 직후 낙하산으로 탈출하는 조종사들의 모습. 연합뉴스

앞서 지난 1월 11일 수원기지에서 이륙한 F-5E 전투기 1대가 기체 이상으로 경기도 화성시의 한 야산에 추락해 조종사 심정민 소령이 순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석 달여 만에 또다시 추락사고로 여러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공군에는 비상이 걸렸다.

사천서 공군 훈련기 2대 비행훈련 중 추락.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사천서 공군 훈련기 2대 비행훈련 중 추락.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공군 관계자는 “공군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행사고 대책본부를 꾸려 정확한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사고 원인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체 앞부분에 단발 프로펠러를 장착한 KT-1 훈련기는 초급 훈련용으로 사용하며 통상 교관 1명과 학생 조종사 등 2명이 한 조를 이뤄 비행한다. 이번 사고에서도 2대의 항공기에 4명이 탑승한 것으로 미뤄 각 훈련기에 교관과 학생 조종사가 함께 탔던 것으로 보인다.

1일 오후 공군 사천기지에서 훈련 중이던 KT-1 기본훈련기 2대가 공중에서 충돌해 추락했다. 사진은 경남 사천시 정동면 사천읍교회 옥상에 떨어져 불탄 KT-1 훈련기 날개 잔해. 뉴시스

1일 오후 공군 사천기지에서 훈련 중이던 KT-1 기본훈련기 2대가 공중에서 충돌해 추락했다. 사진은 경남 사천시 정동면 사천읍교회 옥상에 떨어져 불탄 KT-1 훈련기 날개 잔해. 뉴시스

지난 2003년 11월엔 KT-1 1대가 추락해 학생 조종사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엔 기체 결함 의혹도 제기됐다. 또 지난 2016년 3월엔 비행 훈련 중 엔진이 꺼졌으나 학생 조종사가 침착하게 활공 비행으로 무사히 착륙해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개발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한 국산 훈련기인 KT-1은 지난 2000년부터 본격 도입했다. 현재 공군은 80여대의 KT-1을 운용 중이다.

대당 가격이 동종 경쟁 기종에 비해 저렴하고 기체 안정성이 입증돼 터키(40대), 인도네시아(17대), 페루(20대) 등 여러 나라에 수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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