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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오른팔 국방장관과 멀어졌다" 러시아 내부 분열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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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월 2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 발레리 게라시모프 국방부 차관(왼쪽에서 첫 번째)와 회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월 2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 발레리 게라시모프 국방부 차관(왼쪽에서 첫 번째)와 회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6주째에 접어들면서, 러시아 정부에 심상치 않은 내부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국방부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최근 “푸틴 대통령이 고립된 상태고, 특히 대통령과 러시아 국방부 사이에 긴장이 고조된 것으로 보인다”고 미 관리들에게 보고했다.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와의 5차 평화협상에서 러시아가 ‘군사작전 축소’ 메시지를 내놓고 곧바로 폭격을 강화한 것에 대해,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 지배구조 안에 균열과 긴장이 형성된 증거”라고 분석했다.

NYT는 미 정보당국이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나타난 ‘상반된 메시지’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내부 갈등’ 징후를 포착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5차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북부 체르니히우 주위에서의 군사작전을 중단하겠다”면서“상호 신뢰를 증진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하지만 이같은 구체적인 평화 메시지가 나온지 하루만에, 러시아군은 이 지역에서 공격을 강화했다. 우크라이나의 키이우 지역군부는 30일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키이우 인근 주택과 사회 기반 시설을 향해 30건 이상 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비아체슬라우 차우스 체르니히우 주지사도 러시아군의 공격이 밤새도록 계속됐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의 평화 신호가 기만 전술이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미 정보 당국은 러시아 내부 갈등의 결과로 보고 있다. NYT는 러시아의 공격 강화가 푸틴 대통령이 부하들에게 잘못된 조언을 받아 전쟁을 오판했다는 내용의 미국 정보 당국 기밀문서가 공개된 시점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유럽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오른팔’로 알려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과도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보고 있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유럽 관리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과 쇼이구 장관의 관계가 시리아 내전 때처럼 가깝지 않다”면서 “현재 푸틴 대통령이 가장 의존하는 그룹은 러시아 정보당국 관리들”이라고 전했다. 이 유럽 관리는 또 “러시아는 돈바스에서 몰도바까지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을 원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5차 평화협상 이후에도 러시아군의 대규모 철수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역시 “러시아 부대는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재배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푸틴의 궁극적인 목표는 여전히 모호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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