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코시국 軍 술파티" 폭로 육대전…명예훼손 고소전 결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지난해 8월 논란이 된 글. 사진 육대전 페이스북 캡처

지난해 8월 논란이 된 글. 사진 육대전 페이스북 캡처

“정보사, 코로나19 시국에 국정원 신임요원들과 부대서 술파티?” 

지난해 8월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이하 육대전)’에 올라온 글이다. 육대전은 군 장병 등에게 제보받은 군 부조리 관련 내용을 전하면서 유명해진 페이스북 계정이다. 지난해 육대전을 통해 군 부실 급식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직접 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현직 대령, 육대전 고소…수사 결과는 

서울 강동경찰서. 뉴스1

서울 강동경찰서. 뉴스1

육대전 측은 당시 ‘음주 회식’ 제보를 올리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때 ‘국군정보사령부 예하 부대에서 신임 국정원 요원 등 200여명이 모여 회식을 했다’는 내용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던 때여서 육대전의 폭로는 파급력이 상당했다. 육대전은 ‘신임 국정원 요원 중 정보사 예하 부대장의 자녀가 있었기에 회식이 진행됐다’는 의혹도 함께 전했다. 다만 육대전은 제보에 “출장뷔페를 불러 음식을 준비했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해당 음식점과 통화한 결과 “(음식은) 배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육대전의 폭로 이후 관련 부대의 상급자로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대령 A씨가 지목됐다. 그는 육대전 운영자 김모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부대의 부대장으로 알려진 A씨는 육대전 측이 악의적인 게시물로 자신의 명예를 실추했다고 경찰에 주장했다고 한다.

고소가 이뤄진 지 두 달 만인 지난해 10월 김씨는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는 경찰에서 “누군가를 비방할 목적이 아니라 군 내 부조리를 없애고 병영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에서 작성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고소장이 접수된 지 약 7개월만인 지난 29일 해당 사건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수사 상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정의의 폭로, 어디까지 괜찮을까

육대전 운영자 김모씨가 지난해 10월 경찰 조사를 받은 후 올린 글. 사진 육대전 페이스북 캡처

육대전 운영자 김모씨가 지난해 10월 경찰 조사를 받은 후 올린 글. 사진 육대전 페이스북 캡처

육대전에 대한 경찰 처분을 계기로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폭로는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는지 법조계에 물었다. 법조계에서는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①공공연하게 드러낸 사실이 거짓이거나 ②그 사실이 거짓임을 인식 또는 ③비방할 목적이 인정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김종준 변호사(법률사무소 더 동행)는 “법리를 따져봤을 때 군 부조리를 없애겠다는 육대전 측 주장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임을 부정할 수 없어 보인다”며 “게시 전 확인 절차를 거치며 왜곡 가능성을 없애려고 하는 등 거짓에 대한 게시 및 이에 대한 인식, 비방의 목적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런 판단에 따라 경찰이 육대전 측의 해당 게시글이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공익제보자를 법률 대리한 경험이 있는 양태정 변호사(법무법인 광야)는 “명예훼손은 내용이 사실인지와 목적이 공공의 이익에 있는지 등 크게 두 가지를 중요하게 따진다”며 “최소 중요한 내용이 사실이고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하면 공공성을 인정해준다”고 말했다. “주요 내용이 사실이고, 공공성을 가지고 있다면 명예훼손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당시 육대전의 폭로에 대해 정보사는 “행사 당시 해당 지역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적용돼 행사·집회가 인원 제한 없이 허용되는 상황이었다”며 “방역지침을 준수해 회식을 진행했고, 부대장의 자녀가 있어 회식을 진행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