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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못잡는 정권은 버림받는다" 초선에 털어놓은 尹의 고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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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3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청년무역 국가대표와의 만남'에서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에게 정책제언집을 전달받고 있다. 윤 당선인이 당선 후 개별 경제단체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3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청년무역 국가대표와의 만남'에서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에게 정책제언집을 전달받고 있다. 윤 당선인이 당선 후 개별 경제단체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물가를 못 잡는 정권은 버림받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1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 7명과 점심을 하면서 한 말이라고 한다. 한 참석자는 “윤 당선인이 물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물가가 올라서 걱정인데, 공약을 지키려면 재정을 풀어야 하니 걱정이다. 그렇다고 금리를 올리면 가계 부채 문제가 터질까 걱정이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5공화국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과 김재익 경제수석이 나눈 대화를 하나의 사례로 들었다고 한다. 다음은 참석자가 전한 해당 사례다.

▶김재익=“물가를 잡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옵니다.”

▶전두환=“인플레이션이 뭐요.”

▶김=“빚을 많이 진 기업이 덕 보는 겁니다.”

▶전=“그러면 안 되지.”

이 참석자는 “윤 당선인이 ‘물가가 오르면 은행 빚을 많이 지고 있는 보통 서민의 삶이 힘들어진다’는 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경제 안정이 목표인 윤 당선인의 현재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혼밥하지 않는다" 尹의 식사 정치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이 취소된 날 윤석열 당선인이 안철수 인수위 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 등과 김치찌개로 식사를 하고있다. 사진=윤석열 당선인 측 제공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이 취소된 날 윤석열 당선인이 안철수 인수위 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 등과 김치찌개로 식사를 하고있다. 사진=윤석열 당선인 측 제공

이날 식사 자리는 “혼밥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윤 당선인 식사 정치의 일환이라고 한다. 윤 당선인은 최근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과도 연달아 식사를 하고 있다. 이날 오찬은 서울 삼청동의 한 고깃집에서 진행됐다. 평소 검사 시절 이 고깃집을 자주 찾았다는 윤 당선인은 “여기 항정살 없어요? 이 집 항정살 맛있는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점심 메뉴는 소고기였다.

윤 당선인은 식사 자리에서 29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일부 소개했다고 한다. 또 다른 참석자는 “윤 당선인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투물자 지원 요청에 난색을 보인 뒤 지원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당선인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한 이후 인수위 관계자에게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직접적인 전투물자를 지원하지 못한다. 우리 ODA(공적개발원조)가 너무 낮은데 상향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논의를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 측이 우크라이나에 전투물자 대신 ODA 형식을 통한 지원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윤 당선인과 통화 뒤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 국민의 우크라이나 지지에 대한 감사를 표한다”며 “윤 당선인에게 앞으로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생산적인 협력을 해나갈 것이라는 확신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오찬 참석자들에겐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당부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윤 당선인이 여소야대 정국을 언급하며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앞으로 2년 2개월 동안 상대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의원 각자의 역할을 잘해달라며 격려 및 당부의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대통령 취임 20여일 뒤 치러지는 지방선거와 관련해선 “잘 마무리돼야 한다. 열심히 해 달라는 취지로 윤 당선인이 독려했다”고 또 다른 참석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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