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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선 열병식 준비, 신포선 SLBM 징후…추가행동 준비하는 北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지난해 10월 신포 앞바다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해 10월 신포 앞바다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의 대규모 열병식 준비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관련 움직임이 위성사진 등을 통해 포착됐다. 대형 기념일이 집중된 4월을 앞둔 북한이 대외적으로는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내부적으로 체제 결속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막바지 준비 돌입한 열병식 

평양에서는 북한이 열병식 막바지 준비에 돌입한 정황이 나타났다. 미국의소리(VOA)는 이날 민간 위성사진 전문업체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29일 평양 김일성광장 일대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VOA는 "김일성광장 서쪽 지대의 7분의 1가량을 채운 붉은빛의 대형 점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대형 점'은 빨간색 수술과 꽃 등으로 보이며, 열병식의 붉은 군중 행렬을 연출하기 위해 주민들을 동원했을 것이라는 게 VOA의 추정이다. 김일성광장에서는 지난 21일에도 인파로 추정되는 어두운 색상의 대형 점이 발견됐다.

올해 북한 주요 기념일 및 도발 일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올해 북한 주요 기념일 및 도발 일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본격적인 예행연습 정황은 미림비행장 일대에서도 나타났다. 29일 해당 지역의 위성사진에서는 차량과 대규모 병력으로 추정되는 사각형 모양 대열 26개가 식별됐다. 북한이 앞선 열병식에서 한 대열을 약 300명으로 구성했다는 점을 바탕으로 추산하면 7800명 정도가 예행연습에 나선 셈이다.

이처럼 군 병력과 장비는 물론 평양 시민들까지 동원된 점을 고려하면 열병식 준비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열병식 디 데이(D-day)는 북한이 민족 최대의 명절로 꼽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 110주년인 4월 15일 전후가 유력하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도 "전례를 보면 김일성 주석 생일의 경우 정주년(5·10년 단위)마다 열병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신포에선 SLBM 관련 움직임

지난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이어 또다른 미사일 도발 조짐도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30일(현지시간) 북한의 신포급(2000t급) 잠수함인 '8·24 영웅함'이 정박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내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공개했다.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27일까지 조선소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8장을 분석한 결과 영웅함의 위치에 변화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가 29일(현지시간) 공개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의 모습. Beyond Parallel 캡처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가 29일(현지시간) 공개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의 모습. Beyond Parallel 캡처

CSIS는 지난 22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영웅함의 선미 부분이 소형 예인선에 이끌려 가림막 바깥으로 비스듬히 끌려 나와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이튿날 사진에선 영웅함이 다시 가림막 밑으로 들어가고, 예인선은 SLBM 시험용 바지선 옆에 정박해 있었다고 전했다.

매체는 "영웅함의 이동이 어떤 목적 때문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면서도 "영웅함의 개조나 수리, SLBM 시험발사를 위한 준비 또는 기만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영웅함은 지난해 10월 19일 북한이 신형 SLBM을 시험 발사할 때 사용했던 잠수함이다. 앞서 지난 1월 CSIS는 영웅함이 지난해 SLBM 발사 과정에서 손상을 입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주체사상 내세워 국방 강조한 北

내부적으로는 결속력을 다지는 데 여념이 없는 분위기다.

31일 북한 매체들은 지난 28일부터 사흘간 열린 제1차 선전부문일군강습회의 폐막 소식을 전하면서 사상전 집중을 통한 반사회주의 현상의 척결을 강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강습회 참가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일선 현장의 간부들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였는데, 사상 이완 현상을 막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조치로 보인다.

또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논문인 '주체사상에 대하여'의 발표 4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논설에서 "주체사상은 나라의 방위력을 억척으로 다져 우리식 사회주의를 믿음직하게 지켜나갈 수 있게 하는 전투적 기치"라며 "국가 방위력을 튼튼히 다져 사회주의 조국의 안전을 굳건히 수호하는 데 대한 문제들에 명확한 해답을 줬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2017년 4월 김일성생일 105주년을 맞아 김일성광장에서 진행한 열병식 및 군중시위의 모습.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2017년 4월 김일성생일 105주년을 맞아 김일성광장에서 진행한 열병식 및 군중시위의 모습. 노동신문, 뉴스1

이는 대북제재와 코로나19 방역 관련 봉쇄로 인해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주체사상에서 핵 개발 등 국방력 강화의 명분을 찾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방력 강화는 주체사상에 '국방에서의 자위'라는 내용으로 들어가 있다" "핵무력 완성이 김정은 정권의 유일한 업적인 만큼 앞으로도 체제와 권력 유지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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