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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가 남편 사망금 안줘요"…그알에 먼저 제보한 이은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검찰이 공개수배에 나선 '계곡 남편 살해' 30대 여성 용의자가 '남편의 사망보험금을 수령하려 했지만 보험사가 지급하지 않고 횡포를 부린다'는 취지로 언론에 먼저 제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살인·살인미수 등 혐의를 받는 이은해(31·여)씨와 공범 조현수(30)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를 하고 있다. 두 사람은 3년 전 경기 가평의 한 계곡에서 남편 A씨를 살해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3개월 전 도주한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남편 보험금 안준다며 "대형보험사 불법만행"

인천지검 형사2부(김창수 부장검사)는 살인 혐의로 이은해(왼쪽)씨와 공범 조현수(오른쪽)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이씨와 조씨는 2019년 6월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이씨의 남편인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 인천지검]

인천지검 형사2부(김창수 부장검사)는 살인 혐의로 이은해(왼쪽)씨와 공범 조현수(오른쪽)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이씨와 조씨는 2019년 6월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이씨의 남편인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 인천지검]

A씨 사망사고 미스터리는 지난 2020년 10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그알)를 통해 이미 방송된 바 있다. 당시 '그알' 제작진은 사망보험금 수령 문제로 법적분쟁을 겪는 사람들의 제보를 받는 중이었다.

그해 3월 이씨는 "대형보험사의 불법만행이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제목으로 그알 제작진에 제보를 한다. 그는 "(남편 사망원인) 조사결과가 사고사·익사로 나왔고 부검결과도 비의도적사고·익사·외인사로 나왔는데도 보험사가 사망진단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혼인 5개월 뒤 보험 4개…"남편이 들겠다 해" 

당시 인터뷰에서 이씨는 "금융감독원에 민원신청을 했는데, 보험사 측에서 '금융감독원에 답변할테니 더이상 할말없다'는 식으로 끝내더라"며 "(보험사 측은) 보험금을 노리고 어떻게 했다는 식으로…(몰아간다)"고 했다.

이씨는 남편 A씨의 보험 가입 경위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설계사가 아는 사람이었다. 제가 먼저 (저를 피보험자로 한) 6억짜리 (보험에) 들었다"며 "그 뒤 오빠가 저한테 자기도 보험 들어야겠다고 했다. '보험을 아무것도 안가진 건 (좀) 그렇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 혼인신고 뒤 5개월만에 A씨를 피보험자로 한 보험 4개가 가입됐다고 한다.

"8년 연애…주말부부식 왔다갔다했다"

두 사람은 결혼한 뒤에도 별거생활을 해왔다고 한다. A씨의 돈으로 신혼집 명목으로 인천에 집을 마련했지만, A씨는 직장이 있는 수원에 이씨는 또다른 집에서 거주했다고. "두 사람의 신혼집에는 이씨의 지인이 대신 거주해왔다" "이씨가 2015년 또다른 사람과 결혼식을 올렸다" 등의 증언도 방송됐다.

이씨는 방송에서 A씨와의 사이에 대해 "배우자랑 8년동안 연애를 했다. 주말부부식으로 왔다갔다 했다"며 "중간에 반찬 갖다 줄때(보거나), 주말에는 꼭보거나 놀러가거나 했었다"고 말했다.

숨진 이은해씨의 남편 A씨가 다이빙을 가는 당일 집 앞에서 일행을 기다리는 모습. [사진 SBS 캡처]

숨진 이은해씨의 남편 A씨가 다이빙을 가는 당일 집 앞에서 일행을 기다리는 모습. [사진 SBS 캡처]

내연남 함께 여행…지인 "사망자 남편인지 몰라"

방송에선 이씨와 남편 A씨의 관계에 대한 지인들의 증언도 나왔다. 당시 다이빙에 함께갔던 7명의 무리 중 이씨의 내연남이 함께 있었다는 것.

함께 자리를 했던 지인은 "이씨가 원래는 (남편 A씨를) 친한 오빠라고 소개했다. (이씨와 A씨가) 한마디도 안했다. 뭔가 꼽(무시하는)먹는 느낌이었다"며 "(사망 뒤) 병원에서 남편이란 것을 알게됐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이씨와 내연남) 둘이 애정행각 해서, 처음부터 이해가 안갔다"며 "남편을 앞에 두고 둘이서 불륜임에도 불구하고 같이 여행을 갔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씨도 "제가 내연남이 있었다"고 방송에 그 사실을 인정했다.

檢, 지난해 2월 전면 재수사 나서

한편 이들은 2020년 12월 살인·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불구속 송치됐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피의자들 주거지 관할인 인천지검으로 사건을 이송했고 인천지검은 지난해 2월 전면 재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9개월 동안 이씨와 조씨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현장검증을 3차례 했으며 관련자 30명가량을 조사했다. 이들은 작년 12월 13일 처음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다음 날 2차 조사를 앞두고 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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