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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손정의의 ARM 사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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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박정호

박정호

SK하이닉스가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인 ARM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설계 분야로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정호(사진) SK하이닉스 부회장은 30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ARM 인수합병(M&A)을 위해 다른 기업들과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RM은 한 회사가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전략적 투자자들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 부회장은 이틀 전인 28일 SK스퀘어 정기주총에서도 ARM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회사의 투자 방향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박 부회장은 “ARM도 사고 싶다”고 언급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유럽 등이 ‘반도체 패권 전쟁’에 나선 가운데 SK가 대형 M&A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특히 박 부회장은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와 ADT캡스,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키옥시아) 등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M&A 승부사’로 불린다.

ARM은 영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설계 기업(팹리스)이다. 삼성전자나 애플 등이 개발·판매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반도체 핵심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이 90%, 태블릿 설계 분야에서도 85%에 이른다. 대주주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다.

앞서 미국 엔비디아가 2020년 9월부터 400억 달러(약 48조원)를 들여 ARM 인수를 추진했지만, 미국·유럽의 경쟁 당국에 의해 제동이 걸리면서 지난달 거래가 최종 무산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RM 공동 인수를) 다른 반도체 회사와 함께하게 될지, 투자전문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될지 등 구체적인 사안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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