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0일 명동성당 내 무료 급식소 ‘명동밥집’에서 배식 봉사활동을 했다. 앞서 남대문 시장(14일), 경북 울진(15일) 방문에 이어 당선 전 ‘찾아오겠다’고 한 약속을 세 번째로 지켰다.
봉사하기 전, 명동성당에서 윤 당선인을 맞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는 “선거 마치고 한 번 봉사를 오신다고 했는데, 그 바쁜 시간에 이렇게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지금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넘어서 통합의 정치를 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보였던 지난달 9일 정 대주교와 했던 명동밥집 봉사 약속을 지키기 위해 취임 후 첫 종교 행보로 명동성당을 택했다는 게 윤 당선인 측 설명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취임하고 (명동밥집에) 오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했더니, (주변에서) 약속한 것이니까 빨리 가라고 했다”며“제가 취임하고 또 여러 일정을 보고 (다시) 한번 오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도, “어려운 일이 생기면 어려운 분들이 제일 피해를 많이 본다. 공직에 있을 때 자주는 못 갔지만, 주로 요양 보호사로 일 년에 한 번 정도 (봉사했다)”라며 “제가 해보면 두시간 일해도 쉽지 않더라”고 말했다. 식사하는 노숙인 등을 배려해달라는 서울대교구 측 요청에 따라 이날 배식은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됐다.
윤 당선인은 봉사 후 “명동밥집에 다녀왔다. ‘매일 같이 기적이 일어나는 곳’이라는 대주교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닿는다”며 “기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곳에 손길이 닿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렵고 힘든 분들께 먼저 손 내밀고, 힘이 되겠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윤 당선인은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 ‘암브로시오’ 세례명으로 천주교 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코로나로 많은 무료 급식소가 문을 닫아야 했으나 (명동 밥집은) 코로나 기간에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며 “윤 당선인이 생각하는 국가 역할은 사회적 약자, 소외된 분들은 국가의 품 안에서 보살펴야 한다는 데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25분간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 통화했다. 당선 이후 9번째 주요국 정상 통화다. 윤 당선인은 루터 총리의 축하에 감사를 표하고, “한국과 네덜란드가 ‘미래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산업에서 양국 간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루터 총리는 양국 협력의 시너지가 매우 클 것이라는 데 공감하며, 윤 당선인이 취임 후 이른 시일 내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과 루터 총리는 최근 북한의 ICBM(대륙 간 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발사 관련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면서“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안정을 위해 양국 간 연대를 계속 강화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