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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영업시간 제한 폐지해야"…당국, 1만명 항체양성률 조사 실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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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방역 당국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추가 완화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본격적으로 개입하는 모양새다. 당국은 앞서 사적모임 기준을 현행 8명에서 10명으로 늘리고, 영업시간 제한을 밤 11시에서 자정까지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으나, 인수위 요구에 따라 영업시간 제한을 없앨 가능성이 커졌다. 당국은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제안했던 코로나19 항체양성률 조사를 조만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30일 오전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실에서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브리핑을 갖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30일 오전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실에서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브리핑을 갖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인수위는 30일 거리두기 주요 조치 가운데 '영업시간 제한'을 폐지해달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감소세로 들어섰다고 판단되면 사회적 거리두기는 완화하는 것이 맞다"면서 "크게 효과가 없다고 인정되는 영업시간 제한에 대해서는 폐지까지도 들어갈 수 있지 않은가 (방역 당국에) 주문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안철수 위원장은 이날 오전 "오미크론 유행이 지나가고는 있지만 아직은 조금 불안한 상황"이라면서도 "3월 중 감소세 전환이 예상된다는 것은 많은 전문가가 공통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정부가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데 대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확진자 감소세가 확실하게 확인됐을 때 단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라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요청하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대본은 "인수위 협의 내용 등을 포함해 종합적인 의견수렴과 논의를 거치는 중"이라며 다음 달 1일 중대본 회의에서 거리두기 조정방안을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코로나19 특위에서 분석하기로는 (예측기관)11개 중 9개 기관에서 감소세에 들어갔다고 판단한다. 더 좋은 데이터는 중대본에서 갖고 있다"면서 "방역 당국이 정점을 지났다고 확인하는 즉시 영업 (시간)제한은 철폐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1만 명 규모 항체 조사 진행…소아·청소년도 포함

30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SCL(재단법인 서울의과학연구소) 검체보관실에서 관계자가 검사가 끝난 검체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SCL(재단법인 서울의과학연구소) 검체보관실에서 관계자가 검사가 끝난 검체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정부는 인수위 요청에 따라 1만 명 규모의 대국민 항체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고재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위기소통팀장은 30일 백브리핑에서 "코로나19 항체 양성률 조사를 확대하기로 인수위와 협의하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준비하는 상황"이라면서 "현재 수도권에서만 시행되던 조사를 전국 17개 시·도 대상으로, 규모는 1만 명 정도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아·청소년 등 기존 검사에서 빠진 대상도 포함될 전망이다. 안 위원장은 "오미크론 시대는 예전보다 더 (항체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면서 "질병 관리, 방역 관리에 있어서 굉장히 도움 되는 과학적 데이터이기에 필요하다고 우리(인수위)가 주장했고, 정부도 이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체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물질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낫거나, 백신 접종으로 생성된다. 특정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여부를 확인하면, 지역별·연령별·성별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면역력을 갖추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기존에 항체 조사가 없었던건 아니다. 질병청은 2020년 7월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국민건강영양조사(국건영)에 코로나19 항체 검사를 포함해 조사했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또 헌혈자, 육군 입영 장정 대상으로 비정기적인 조사가 실시됐다. 하지만 국건영 조사는 조사대상 규모가 작고, 비정기적인 조사는 특정 지역이나 연령에 국한된다는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이를 보완해 표본을 확대해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방역 관리 차원에서 항체 조사는 의미가 있지만, 조사 진행 시기나 활용도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사의 목적과 결과 활용에 대한 사전 준비가 충분히 되어야만 효용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 항체는 일반적으로 코로나 감염 혹은 백신 접종 후 2~3주 뒤에 생기는 만큼, 시기상 유행 정점 구간이 지난 후 진행해야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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