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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이길 한국인 DNA? 42년새 키 5cm 컸지만 머리도 같이 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인의 평균 키는 얼마일까. 이에 대한 국가기관의 공식 통계가 나왔다. 지난해 한국 남성의 평균 키는 170㎝가 넘었지만, 여성은 160㎝에 미치지 못 했다. 42년 전과 비교하면 남성은 6.4㎝, 여성은 5.3㎝ 커졌다. 그러나 머리가 신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나 두상 구조는 그대로였다. 평균 키 증가 속도도 둔화하고 있다.

평균 키, 男172.5㎝·女159.6㎝

한국인 평균키 변화.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한국인 평균키 변화.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30일 국가기술표준원은 ‘사이즈코리아 성과발표회’를 열고 인체치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 남성의 평균 키는 172.5㎝, 여성은 159.6㎝로 조사됐다. 1979년 첫 조사에서 드러난 남성(166.1㎝), 여성(154.3㎝)의 키와 비교하면 평균신장은 확실히 커졌다. 남성 평균 키는 2010년 처음으로 170㎝를 처음 넘은 이후 꾸준히 크고 있다. 여성 평균 키도 계속 커지는 추세라 다음 조사 때 16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평균 키의 성장 속도는 2000년대 이후 느려지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40대가 50대가 되고, 50대가 60대로 올라가는 등 연령 대체 효과로 평균 키는 커진다. 이를 제외하기 위해 성장기가 막 지난 20대 키로만 비교하면 둔화세가 나타난다. 지난해 20대 평균 키는 남성 174.4㎝, 여성 161.3㎝로, 각각 2004년보다 1.2·1.3㎝ 커지는 데 그쳤다.

“고유 DNA는 못 이겨”…성장세 둔화

증가세 둔화한 20대 평균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증가세 둔화한 20대 평균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최정식 국가기술표준원 바이오화학서비스표준과장은 “키가 급속도로 커지는 시기가 지나고 최근엔 확실히 성장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라며 “점차 서구형에 가까워진다고는 하지만, 한국인 고유의 DNA 자체가 변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DNA의 특성은 머리 크기나 두상에서도 나타난다. 평균 키는 커졌지만, 머리가 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그대로인 것으로 조사됐다. 키에서 머리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두신지수는 1990년대 이후 7.2~7.3을 유지하고 있다. 이른바 7등신 초반이라는 의미다. 머리너비는 동양인 특유의 단두형(가로가 짧은 형태)에서 바뀌지 않았다.

남성 47% 비만, 여성은 22.6%

한편 남성의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197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는 24.9에 달했다. 22.9까지를 표준으로 본다. 남성 47%는 BMI가 25를 넘는 비만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은 같은 기간 평균 BMI가 표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여성 비만 비율은 22.6%다.

30대 후반 남녀의 비만도에 따른 외형.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30대 후반 남녀의 비만도에 따른 외형.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복부비만 지표인 허리둘레의 경우 같은 기간 20~40대 남성은 7.3~12.9㎝ 증가했다. 여성은 3.6~5.6㎝ 늘었다. 직전 조사가 있었던 2015년과 비교하면 남성은 전 연령에서 허리둘레가 증가했고, 여성은 20대에서만 소폭 증가하고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모두 허리둘레가 줄었다. 남성보다 여성이 체중 관리를 잘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이 같은 인체치수조사는 기업의 제품·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뤄지고 있다. 한국인 체형을 상세하게 공개해 제품 개발을 돕기 위해서다. 예컨대 435㎜ 크기였던 지하철 좌석을 2017년 480㎜ 크기로 바꾼 것도 조사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이뤄진 이번 조사는 20~69세 한국인 6839명을 대상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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