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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김정주 없는 넥슨의 미래, '던파 모바일'에 쏠리는 눈

중앙일보

입력

넥슨은 지난 24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했다. [사진 넥슨]

넥슨은 지난 24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했다. [사진 넥슨]

‘다작왕’ 넥슨은 부활할 수 있을까. 핵심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신작 던전앤파이터(던파) 모바일이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

무슨 일이야  

30일 넥슨에 따르면 지난 24일 출시한 던파 모바일은 출시 5일 만인 29일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부동의 1위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W 바로 다음이다. 스테디셀러인 리니지M을 제쳤다. 출시 첫날 이용자는 100만명 이상. 넥슨 관계자는 “넥슨의 기존 모바일 게임 출시 첫날 기록을 모두 뛰어넘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며 “이용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던파모바일은 출시 5일만인 29일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2위에 올랐다. [사진 구글플레이 캡처]

던파모바일은 출시 5일만인 29일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2위에 올랐다. [사진 구글플레이 캡처]

이게 왜 중요해

● 국내 매출 1위 게임사 넥슨은 지난해 다소 부진했다. 게임사 실적을 좌우하는 신작이 크게 줄었기 때문.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한해 평균 10개 안팎의 신작을 선보여 다작왕으로까지 불렸지만, 지난해에는 2개(코노스바 모바일, 블루 아카이브) 출시에 그쳤다. 지난해 매출은 2조 8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줄었다. 던파 모바일은 넥슨의 부진했던 실적을 반등시킬 올해 최대 기대작이다.
● 국내 중견 게임사 한 관계자는 “던파 모바일의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게임업계 판도가 바뀔 수 있다”며 “엔씨소프트에 리니지가 있다면 넥슨엔 던파가 있다고 할 정도로 중요한 IP”라고 말했다.

네오플이 2005년 출시한 PC용 던전앤파이터 이미지. 당시 유행하던 3D 그래픽 온라인 RPG와 달리 2D 도트 그래픽과 횡스크롤 진행 방식을 전면에 내세웠다. [자료 넥슨]

네오플이 2005년 출시한 PC용 던전앤파이터 이미지. 당시 유행하던 3D 그래픽 온라인 RPG와 달리 2D 도트 그래픽과 횡스크롤 진행 방식을 전면에 내세웠다. [자료 넥슨]

9전 10기 통할까

● 던파는 오늘의 넥슨을 만든 캐시카우 게임. 2005년 네오플이 만들어 국내 출시했고, 넥슨이 2008년 3852억원에 네오플을 인수하면서 넥슨의 IP가 됐다.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던파를 해본 뒤 지인들에게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거 같은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당시 넥슨은 대출 500억원을 받으면서까지 네오플 인수에 적극적이었다.
● 인기의 원동력은 과거 오락실에서 즐기던 2D(차원) 횡스크롤(화면 좌우로 이동) 게임 조작 방식을 온라인에서 구현한 것. 던파는 2008년 중국에 진출했고 중국 국민게임에 올랐다. 누적 이용자 수 8억 5000만 명, 누적 매출 180억 달러(21조 원)를 기록.
● 하지만 던파 후속작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2010년 3월 출시한 ‘던파 귀검사’부터 2017년 ‘던파: 혼’까지 총 9개의 후속작 모두 흥행엔 실패했다. 이번 던파 모바일의 초기 흥행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던전앤파이터 광고모델로 활동했던 가수 아이유가 지난 2014년 던파 업데이트 내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던전앤파이터 광고모델로 활동했던 가수 아이유가 지난 2014년 던파 업데이트 내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던파 모바일이 결정할 넥슨의 미래

넥슨의 미래 전략에도 던파 모바일은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김정주 창업자가 지난 2월 말 세상을 떠난 뒤 넥슨 지배구조에 일부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던파 모바일 흥행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① IP비즈니스→가상세계 : 넥슨은 수년 전부터 IP 비즈니스를 통한 거대한 가상세계 구축을 핵심 경영전략으로 내세워 왔다. 게임을 개발해 양질의 IP를 만들고 이를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트로 확장하고 프랜차이즈화해 향후 3차원 가상세계, 메타버스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올해 1월에는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 있는 AGBO 스튜디오에 4억 달러(4794억원)를 전략적 투자하기도 했다. 던파 모바일이 성공한다면 넥슨의 IP비즈니스 확장 전략도 수월해질 수 있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 법인 대표는 지난 24일 공개한 주주 서한에서 “가상세계는 빠르게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중심이 되고 있다”며 “던파 모바일 등의 프로젝트는 거대 가상세계 개발이라는 넥슨의 근본적 목표에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② 기회의 땅 중국은 언제쯤? : 넥슨은 당초 던파 모바일을 2020년 8월 중국 시장에 출시하려 했다. 사전 등록자만 6000만명이 넘을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출시 하루 전 “게임 내 ‘과몰입 방지 시스템’에 대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연기됐다. 1년 8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출시일은 미정. 국내 출시된 던파 모바일이 초기 흥행세를 계속 이어간다면 중국 시장 출시 일정도 앞당겨질 수 있다.

넥슨은 최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출시했다. [사진 넥슨]

넥슨은 최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출시했다. [사진 넥슨]

③ 지배구조도 영향 : 던파의 흥행 성적은 넥슨 지배구조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정주 창업자가 보유했던 모회사 NXC 지분 상속 과정에서 넥슨의 기업가치가 변수가 되기 때문. 김정주 창업자와 가족은 넥슨 모회사 NXC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NXC는 '넥슨 재팬'으로도 불리는 넥슨㈜의 지분 47.4%를 보유했고, 그 산하에 넥슨코리아가 있는 구조다. 업계 안팎에선 상속세 규모를 6조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넥슨 기업가치가 오른다면 상속세 규모도 더 늘어날 수 있다. 29일 기준 넥슨의 시가총액은 26조 505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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