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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위해서라면 9600㎞ 비행도 밥먹듯...수퍼스타 구단주 베컴과 레이놀즈의 통큰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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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마이애미 홈구장에서 팬에게 인사하는 구단주 베컴. [AP=연합뉴스]

마이애미 홈구장에서 팬에게 인사하는 구단주 베컴. [AP=연합뉴스]

수퍼스타 구단주는 자신의 팀을 응원하는 방식도 남다르다.

'통큰 구단 사랑'을 선보인 잉글랜드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47·영국)과 헐리우드 스타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46·캐나다)의 얘기다. 스페인 마르카는 최근 미국프로축구(MLS) 인터 마이애미 구단주 베컴이 "마이애미에서 야심찬 꿈을 꾸고 있다"고 전했다. 마르카에 따르면 베컴은 두 시즌 내로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 루이스 수아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세르히오 부스케츠, 조르디 알바(이상 바르셀로나) 등 세계적인 스타 선수 넷을 동시 영입할 계획이다.

넷은 바르셀로나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유럽 축구를 평정했던 멤버다. 2014~15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주역이다. 이들은 한두 시즌 뒤엔 새 소속팀을 구할 시점이다. 이 소식에 마이애미 홈팬은 벌써부터 부푼 꿈을 꾸고 있다. 마이애미는 미국에서도 히스페닉계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스페인·남미 출신 선수 인기가 높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명문팀에서 활약한 레전드 미드필더 베컴은 은퇴 후 2020년 마이애미를 창단했다.

베컴 영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메시와 수아레스는 유럽 축구를 평정했던 공격 듀오다. [로이터=연합뉴스]

베컴 영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메시와 수아레스는 유럽 축구를 평정했던 공격 듀오다. [로이터=연합뉴스]

베컴이 대대적인 영입 계획을 세운 것은 팀의 부진 때문이다. 마이애미(승점 1·1무 3패)는 올 시즌 MLS 서부 컨퍼런스 최하위인 14위에 머물고 있다. '북미 초일류 팀'이라는 베컴의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베컴이 목표를 달성할 경우 마이애미는 북미에서 가장 화려하고 강력한 스쿼드를 갖춘 '드림팀'으로 거듭난다. MLS는 그동안 베컴을 비롯해 카카, 티에리 앙리, 스티븐 제라드, 웨인 루니 등 유럽 빅리그 출신 수퍼스타가 여럿 활약했지만, 모두 다른 팀에 흩어져 뛰었다.

전문가는 베컴이 직접 움직인다면 'MLS 어벤져스 팀'의 탄생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베컴은 유럽과 미국을 정기적으로 오가며 영입 대상 선수들과 꾸준히 소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 출신 구단주라 가능한 일이다. 마르카는 "베컴은 자신의 유명세와 세계적인 인맥으로 선수를 (마이애미에) 영입했다"며 '마이애미판 드림팀' 탄생 가능성이 크다 전망했다.

레이놀즈는 5부 렉섬을 프리미어리그로 끌어올리는 꿈을 꾼다. [로이터=연합뉴스]

레이놀즈는 5부 렉섬을 프리미어리그로 끌어올리는 꿈을 꾼다. [로이터=연합뉴스]

마블 수퍼 히어로 영화 '데드풀'의 주인공 레이놀즈는 헐리우드의 소문난 '축구광'이다. 그는 잉글랜드 5부리그 렉섬 AFC의 공동 구단주다. 렉섬은 1864년 창단한 팀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축구팀이자, 웨일스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팀이다. 지난해 동료 배우 롭 매컬헤니(45)와 340만 달러(약 42억원)에 팀을 인수했다. 레이놀즈도 베컴 못지 않은 구단 사랑으로 화제다. 그는 정기적으로 헐리우드와 웨일스를 오가며 렉섬 경기를 '직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레이놀즈는 지난 27일에도 렉섬-도버 애슬래틱전을 보기 위해 렉섬 홈구장을 찾았다. 이날 렉섬은 2-5로 끌려가다, 6-5로 경기를 뒤집는 역전극을 펼쳤다.

경기 내내 엉덩이를 들썩이며 지켜본 레이놀즈는 소셜 미디어(SNS)에 "(경기 시간 90분 동안) 9년은 더 늙은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내가 세상을 떠나면 이곳 웨일스에 묻어달라"며 팀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구단주의 응원에 팬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팬은 "6000마일(약 9660㎞)를 오가는 구단주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레이놀즈가 온 뒤, 팀이 성장했다"고 기뻐했다. 렉섬은 올 시즌 5부리그 2위로 4부리그 승격 가능성이 크다. 레이놀즈는 미국 ESPN과 인터뷰에서 "언젠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1부) 무대를 밟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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