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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총 탑재" 尹경호차 셀카에 잘렸다? 인수위 조상규 뭔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과학기술분과 실무위원인 조상규 변호사를 28일 해촉하자 당사자가 반발해 잡음이 일고 있다. 해촉사유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으나 인수위 주변에선 “보안서약 위반 등의 사유로 추정된다”는 말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감원 연수원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간사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감원 연수원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간사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조 변호사는 인수위 활동 중 SNS에 보안사항이 포함된 게시물을 여러 건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25일에는 당선인 집무실 등이 마련된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의 인수위 현판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 해당 사진에는 조 변호사의 모습 뒤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경호차량과 번호판이 드러났다. 조 변호사는 해당 게시물에 “(내 차량과)같은 차종”이라며 “방탄 여부와 기관총 탑재만 다르다”고 썼다. 윤 당선인은 현재 대통령경호처로부터 대통령에 준하는 경호를 받고 있어 차량ㆍ이동 경로 등이 보안 사항이다.

조 변호사는 또 26일 열린 인수위 워크숍에 참석한 뒤엔 윤 당선인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 해당 사진에는 워크숍 발표내용을 담은 프레젠테이션도 그대로 찍혔다. 인수위 관계자는 “윤 당선인의 동선이나 인수위의 업무는 기본적으로 보안사항인데 이런 사진을 실무위원이 올린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22일 첫 간사단 회의에서 “구성원 가운데 인수위에 들어왔다고 외부에 자랑하고 어떤 일을 하고 있다면서 국민들께 혼란을 주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 경력은 바로 지금 여기서 끝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조 변호사는 29일 금융감독원 연수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조 변호사는 “제 사진이 보안사항 위반이라는데, 인수위에서 사진을 내리라는 통보가 없었다”며 “인수위가 말하는 보안이 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해촉과 관련해 “지금까지도 저는 인수위로부터 해촉사유가 뭔지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원일희 수석부대변인은 “과거 인수위 때도 해촉 사유를 밝힌 적은 없었다”라며 “인수위는 전문성 있는 분들이 와서 봉사하는 곳이기 때문에, 본인이 자진사퇴를 하겠다고 의사표시를 하신 마당에 별도 해촉사유를 공개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가 해촉 과정에 대해 문제제기한 데 대해선 “자진사퇴한 분의 말씀 하나하나에 대해 대응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9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원회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2차 간사단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강정현 기자/20220329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9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원회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2차 간사단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강정현 기자/20220329

조 변호사 해촉은 지난 18일 인수위가 출범한 후 약 열흘 만의 첫 해촉 사례다. 인수위가 200여명의 대규모 인원으로 구성된 만큼 향후 추가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조 변호사와 같은 분과에 소속된 전문위원인 박모 교수에 대해서도 2007년 국책연구원 재직 시절 연구비 횡령 논란으로 면직 처리된 적이 있다는 투서가 최근 인수위에 접수된 상태다. 이날 원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며 본인 소명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인수위에서도 각종 논란으로 인수위원이나 전문ㆍ실무위원이 해촉되거나 자진사퇴한 사례가 적지 않다. 박근혜 인수위 당시엔 외교국방통일분과 인수위원이었던 최대석 당시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가 ‘일신상의 이유’로 인수위 출범 일주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당시 인수위는 최 교수의 사퇴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명박 인수위 시절에도 기후변화ㆍ에너지변화 TF팀장이었던 허증수 위원(경북대 교수)이 지방의 한 식당에서 지방자치단체장으로부터 장어를 대접받은 사실이 드러나 인수위원직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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