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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사망자 2900명 ‘사상 최저’…‘생활권 안심도로’로 더 줄인다

중앙일보

입력

2022 안전이 생명이다①

지난해 한국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2000명대에 진입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이에 정부와 교통안전공단은 보행안전 최우선 교통환경을 구축하는 등 ‘2022년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대책’을 수립ㆍ추진한다.

29일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전년보다 5.9% 줄어든 290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5년 전(4292명)과 비교하면 32.4%나 감소했다. 특히 음주운전(65.3%), 보행자(41.1%) 관련 사망자가 크게 줄었다.

연도별 교통사고 사망자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연도별 교통사고 사망자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이동량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여기에 범정부적으로 추진한 보행자ㆍ화물차ㆍ어린이 등 분야별 교통사고 예방대책과 이른바 윤창호법ㆍ민식이법 시행, 안전속도 5030(일반도로에서 시속 50㎞, 보호구역과 주택가 이면도로는 시속 30㎞ 미만으로 최고속도를 제한) 등이 성과를 냈다는 게 교통안전공단의 분석이다.

그러나 아직 교통안전 선진국이라고 부르기에는 갈 길이 멀다.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사망자는 5.6명으로 OECD 평균 5.2명(2019년)을 웃돈다. 특히 보행자ㆍ고령자ㆍ이륜차 사망자 수가 최상위권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에 정부가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과제는 ‘보행자 우선도로’의 확대다. 보행자와 차량이 모두 이용하는 폭 10m 미만의 도로로, 차량보다 보행자의 안전ㆍ편의가 우선시된다. 차량에는 서행 및 일시정지 등의 주의 의무와 함께 시속 20㎞의 속도제한 의무가 부여되기 때문에 보행자는 차량을 피하지 않고 도로를 보행할 수 있다. 정부는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주택가ㆍ상가 등 생활밀착형 도로를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할 예정이다.

2019년 ‘보행자 우선도로’시범사업 대상지인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4길의 사업 전후 모습. 복잡하던 거리(왼쪽)가 보행자위주 도로로 포장된 뒤 질서정연해졌다. 자료: 교통안전공단ㆍ행정안전부

2019년 ‘보행자 우선도로’시범사업 대상지인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4길의 사업 전후 모습. 복잡하던 거리(왼쪽)가 보행자위주 도로로 포장된 뒤 질서정연해졌다. 자료: 교통안전공단ㆍ행정안전부

노인보호구역 지정범위는 기존 양로ㆍ요양시설 등에서 전통시장, 역ㆍ터미널까지 확대된다. 보행속도에 따라 보행신호 연장이 가능한 스마트 횡단보도와, 길을 건너다 멈추고 대기할 수 있는 중앙보행섬도 확충한다. 이륜차 안전관리도 강화돼 번호판을 부착하지 않거나 불법튜닝을 한 이륜차에 대해 상시 단속체계를 구축하고, 교통법규 위반 시 후면번호판을 감지해 단속할 수 있는 첨단무인카메라를 도입한다.

음주운전 적발시 면허 재취득 제한 기간이 현재의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나고, 속도위반 등 상습 고위험 운전자에게는 과태료 누진제를 적용하는 등 불법 운전자에 대한 제재도 강화한다.

연도별 보행자 교통사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연도별 보행자 교통사고.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와 함께 교통안전공단은 제한속도 준수율이 낮은 도로를 대상으로 ‘생활권 안심도로’를 조성한다. 이른바 ‘포스트 5030’ 정책으로 ▶이동수단(보행자ㆍ자동차ㆍ이륜차 등) 간 안전성ㆍ공존성 확보를 위한 속도운영 전략 마련 ▶사고예방 위한 도로시설 개선 ▶보행자를 우선보호하는 교통문화 조성 등을 추진한다.

지난해 4월 안전속도 5030 정책을 시행한 이후 평균 통행속도는 시속 1㎞ 정도 떨어지는 데 그쳤다. 교통 지체를 유발할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 달리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했다는 게 공단의 설명이다. 다만 제한속도 준수율은 78.5%(지난해 말 기준)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시속 50㎞ 제한 도로에서는 82.3%로 준수율이 높았지만, 시속 30㎞ 제한 도로에서는 64.8%에 불과했다.

이에 보행자 통행이 잦은 생활권 도로(시속 30㎞)를 중심으로 집중 관리에 나서겠다는 게 공단의 계획이다. 실제 보행 사망자의 54%는 주택가 및 학원가 주변의 폭 9m 미만 도로에서 발생했다.

제한속도 준수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제한속도 준수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교통안전공단 최새로나 박사는 “준수율 저조 구간을 집중관리 구간으로 지정해 원인분석과 개선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올해 제한속도 준수율은 지난해보다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중앙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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