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남쪽 입구가 심상찮다 "핵실험장 지름길 작업 포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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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복구 작업에 속도를 내는 정황이 담긴 상업용 위성사진이 공개됐다. 북한이 빨리 갱도를 복구하기 위해 지름길을 뚫고 있다는 한ㆍ미 군 당국의 정보 판단을 뒷받침하는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후루카와 가쓰히사(古川勝久)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은 풍계리 핵실험장 동향을 분석한 모니터링 보고서를 28일 내놨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민간 연구단체 오픈뉴클리어네트워크(ONN)가 제공하는 상업용 위성사진을 이용한 평가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과거 핵실험에 사용한 적이 없는 3번 갱도로 통하는 남쪽 입구에서 활발한 핵실험 사전 준비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점차 차량 통행이 보이더니 이달 들어선 눈에 띄게 활동량이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3일 상업용 위성사진으로 포착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남쪽 입구 주변 모습. 통나무 더미와 차량 통행 흔적이 보인다. ONN 분석보고서 캡처

지난 23일 상업용 위성사진으로 포착한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남쪽 입구 주변 모습. 통나무 더미와 차량 통행 흔적이 보인다. ONN 분석보고서 캡처

또 이달 촬영된 위성사진에선 남쪽 입구 주변의 철거된 건물 부지에 쌓여 있는 통나무들과 또 다른 복수의 장소에 흙더미가 적치된 모습이 드러났다. 보고서는 “풍계리 핵실험장에선 과거 통나무를 시설물 건설뿐만 아니라 갱도 굴착에도 사용했다”며 “북한이 갱도 복원을 결정했다면 인근에 통나무 더미나 목재가 보일 것”이라고 짚었다.

반쯤 파괴된 주변 시설물의 지붕을 고친 흔적과 방수포로 덮은 새로운 건물 건설 현장 등도 포착됐다. 보고서는 또 핵실험장 남측에 자리한 지원 시설동 주변의 눈이 깨끗하게 치워져 있는 정황에 비춰 이들 시설을 계속 운영 중인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풍계리 핵실험장 남쪽 지원 시설동 건물 주변의 제설 작업이 눈에 띈다. ONN 분석보고서 캡처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풍계리 핵실험장 남쪽 지원 시설동 건물 주변의 제설 작업이 눈에 띈다. ONN 분석보고서 캡처

보고서는 “(다른 갱도들이 위치한) 북쪽과 서쪽 입구 주변에서도 차량 통행은 있었지만, 갱도 복원 활동과는 무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의 일부를 재가동했거나 재가동하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향후 핵실험에 사용할 남쪽 입구를 복원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는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로 통하는 새로운 통로를 굴착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군 당국의 판단과 궤를 같이한다. 짧은 기간 내 갱도를 복원하기 위해 새로운 진입로에서 일종의 지름길을 뚫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지난달 18일 촬영된 풍계리 핵실험장 남쪽 입구 주변 위성사진에는 도로를 따라 제설된 모습이 보인다. 차량들이 주 출입로가 아닌 또 다른 출입로 쪽으로 오간 정황이 담겼다. ONN 분석보고서 캡처

지난달 18일 촬영된 풍계리 핵실험장 남쪽 입구 주변 위성사진에는 도로를 따라 제설된 모습이 보인다. 차량들이 주 출입로가 아닌 또 다른 출입로 쪽으로 오간 정황이 담겼다. ONN 분석보고서 캡처

이 때문에 북한이 빠르면 다음 달 김일성 생일(이른바 '태양절', 4월 15일) 110주년이나 인민군 창건일(4월 25일)을 전후해 7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북한이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5월 10일)을 전후해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 부연구위원은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과 KN-23ㆍ24 등 다양한 미사일 체계에 활용할 수 있는 소형화하고 파괴력이 높은 핵탄두를 개발하기 위해 7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며 “핵실험을 빨리한다면 그만큼 북한의 상황이 다급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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